언제부턴가 '영어를 왜 배우는가?' 하는 식의 질문은 우매한 질문이 되어 버렸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평생 교육 과정에 포함된지 오래고 모든이가 잘하고자 하는 염원의 언어가 되었다.
그것은 '너나 할 것 없이 하니까 나도 한다' 라는 개념이 아니라 각자 개인의 필요에 의함과 동시에 생활이 질적으로 향상되면서 공부의 목적에 의해서만이 아니라 그야말로 사람과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 배우게 된 것이다. 요즘 아이들을 보면 영어 교육 조건이 우리 때와 확연히 달라진게 보인다. 의식하지 못하고 아이들을 교육하고 내 아이들이 영어를 접하는 걸 봐 왔지만 사실 80년대 영어는 기본이 alphabet 부터 시작에서 sound 나 phonics는 건너 뛰다 시피하고 단어에 바로 문장, 외우고 또 외우기, 문법. 이 전 과정을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과정까지 6년간 대학을 위한 목표의 하나로 접근했었다. 허나 시대가 바뀌면서 세계가 글로벌화 되고 영어는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노출되게 되었다. 굳이 알파벳을 가르치지 않아도 눈에 보이는 간판이나 방송에서 보여지는 수많은 영어관련 프로그램, 해외 여행 등. 재미를 가미한 영어 활동이 활성화 되면서 아이들은 더 이상 영어가 두려운 과목이 아니다.
서론이 길어지긴 했는데, 육아를 위해 일을 그만두긴 했지만 그 전에는 이런류의 책을 탐구하고 영어 서점을 들르는 게 하나의 일상이 되는 때가 있었다.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의 영어를 가르쳤기 때문에 교재의 선택이 필수였고 그러기 위해선 영어권 제도내에서 발행된 책들의 도움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이런 맥락에서 oxford 나 longman은 제 3국의 영어에 대한 지대한 관심으로 출판업의 사장길에 접어 들 수 있었으나 새 돌파구를 찾을 수 있었을 것으로 본다. oxford 사에서 나온 교재 중 가장 많이 쓰는 교재가 'let's go!'가 아니었을까 싶다.
나 또한 그 교재를 쓰기도 했고 longman의 'backpack'을 쓰기도 했다. 이 책을 받고 5살 아들 녀석이 너무 좋아했다. phonics편이라 본인에겐 어렵고 알지는 못하지만 다양한 색채감과 빈칸 채우기가 있어 나름대로 아는 알파벳을 멋대로 적느라 정신이 없었다. 아이들에겐 무엇보다 cd의 구성이 중요하다. 들으면서 chant를 통해 음가를 이해하기도 하고 단어에 대한 발음을 인지하기도 한다. story가 있어서 흥미를 유발하고 마지막으로 game을 통해 복습의 효과와 동시에 재미를 잡을 수 있을 듯 싶었다. 무엇보다 책의 캐릭터가 아이들이 요즘 잘보는 'super why!'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비슷해서 재미있어 했다. 총 unit 8으로 구성되는데 두 과가 끝날 때 마다 review가 있어 앞의 내용을 한 번 더 상기시켜 주는 역활을 한다.
한 가지 아쉽다면 애니로만 구성된 인물을 실제 외국인들의 모습과 함께 접목시켰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요즘 어린이들은 외국인들에 대한 거리감이 없는 게 사실이지만 그 나라의 특색을 나타내는 건물이나 스페셜한 날에 치뤄지는 행사들을 실사로 구성한다면 좀 더 다양한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물론 이 책은 PHONICS를 익히는 특수한 조건이 걸려서 그런 다양성을 지양하기는 힘들 듯 싶다. 아이들과 책에 실린 게임을 하면서 힘들긴 하지만 나름의 규칙도 지켜가면서 몇 개를 했다. 아들 녀석은 승부욕에 불타는 나이인지라 계속 져주면서 단어를 소리내어 읽기를 반복했다. 아직은 공부라 생각하지 않고 게임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지라 활용도를 잘 맞추면 즐거운 책놀이가 되지 싶었다.
유아 교육 쪽에선 아직도 영어 조기 교육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모국어 습득도 안된 상태에서 시키느냐 모국어가 인지된 상태에서 시키느냐. 전문가가 아니라서 정확히 말할 수 없지만 전문가라 해도 이 부분에 대해선 확답을 하지 못한다. 통계적 수치로만 얘기할 뿐. 아이들마다 받아들이는 속도와 개별성을 무시하고 외국어를 무분별하게 시키는 게 제일 최악의 선택이 아닐까 싶다. 어차피 영어도 사람과 사람이 소통하는 대화의 수단이라는 걸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잘못된 교육 방식으로 그 큰 틀을 보지 못하고 입시 위주의 교육에만 치우치는 이 나라의 교육 제도가 문제라면 문제. 좋은 교재를 통해 아이와의 교감을 처음으로 시도한 듯 해서 미안함과 동시에 아이에겐 엄마와 게임을 하는 기다려 지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