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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회
아카가와 지로 지음, 모세종.신인영 옮김 / 어문학사 / 2011년 10월
평점 :
일본소설의 독특한 소재와 내용, 창작 기법은 어디서 오는 걸까? 일찍이 받아들인 서양 문학의 영향일까, 아님 창의적이고 독창인 것을 중요시 하는 일본 문학의 쾌거일까? 초반 도입부는 밤에 읽어서인지 내용 자체가 미스터리물이라 흥미롭고 약간 으스스하기도 했지만 갈수록 만화를 보는 듯한, 후반부는 약간 싱거운 느낌을 갖게 하는 책이었다.
수영선수로 금메달리스트인 사또꼬의 가족과 주변 인물의 한 주측과 평범한 고등학생이지만 풍족한 용돈벌이를 위해 위험한 아르바이트를 하는 키요미의 주변인물들로 다른 한 축을 이룬다.
주인공들은 전혀 다른 환경에서 사건들이 발생하지만 인물들의 얽히고 설킴으로 하나의 사건으로 집약된다.
수영이 좋아 열심히 하면서 나름 금메달을 딴 사또꼬는 그 금메달이라는 족쇄로 인해 수영과는 상관 없는 경제적 부를 이루는 자리에 자주 불려가게 되고 코치는 또 다른 선수와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그녀를 새로운 유망주로 치켜 세우며 자신의 자리를 위협한다. 거기에 회의를 느껴 잠시 탈선하는데 이때부터 기묘한 사건이 시작된다.
한편 키요미는 평범한 고등학생에 중산층의 자녀이지만 보다 넉넉한 용돈벌이를 위해 남자들을 유인하고 명함만 훔쳐내 돈을 뜯어내는 위험하고도 불건전한 아르바이트를 한다. 친구인 시노부의 죽음으로 인해 사건에 휘말리게 되고 두 사건이 베일을 벗으며 하나의 사건으로 합쳐지게 된다.
내용은 청소년들의 이야기가 주축이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일본 사회에서 볼 수 있는 사회 전반적인 문제가 다 들어가 있다. 청소년들의 암암리에 벌어지고 있는 불건전한 용돈벌이, 스포츠계에서 유명인으로써 살아 남기(이것은 비단 일본에만 국한 된 일은 아닌 듯 싶다) ,가족간의 대화 단절에서 오는 불화와 어버지의 외도. 이 모든 것이 미스테리한 사건으로 엮어 다 들어나고 있다. 특히 어린 나이에 메달이라도 받게 된다면 갑자기 쏟아지는 사회의 지나친 관심, 그것으로 인해 본업보다는 외도를 할 수 밖에 없는 현실. 현재 우리나라도 그렇지 않은가? 박태환이나 김연아, 리듬체조 선수 손연재까지. 인물까지 받쳐준다면 언론들까지 합세해 가만두지 않는다. 일본의 피겨 스케이트 선수 아사다 마오도 어쩌면 사회의 희생양일지도 모르겠다. 비판과 비교의 대상!
일탈한 가운데 문득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며 사또꼬가 읊조린다.
............모든 것은 3년 전. 그 금메달을 딴 순간부터 변해 버린 것이다. 그게 없었다면...............
수영 선수로서 여기저기 대회에 나가기는
했겠지만 분명 예전과 전혀 다르지 않은 생활을 하고 있었음에 틀림없다.
후반부에 들어 긴장감이 다소 떨어지고 심지어는 만화를 보는 듯한 장면 설정에 피식 웃음이 나긴 했지만 그 이면의 일본 사회를 본다면 그저 흥미 위주의 소설이 아님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