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 가장 오래된 질문들에 대한 가장 최근의 대답들
니컬러스 펀 지음, 최훈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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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철학' 그 심오하고도 오묘한 학문. 가을의 정취에 흠뻑 빠져들면서 책 읽기가 수월해지니 너무 욕심을 낸 것일까?
서양 철학에 대한 배경지식도, 용어에 대한 정확한 개념도 안 잡혀 있어서 사실 읽기가 쉽지 않은 책이었다. 여기에 등장하는 용어들은 고등학교 세계사 시간에 간간히 들어본 것들인데 그걸 토대로 읽기엔 역부족이었다.
예전에 '신영복 교수님의 <강의>를 읽었는데 동양철학과 고전에 관한 방대한 지식을 나름 쉽게 풀어 주셔서 정말 재미나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이 책에 더 욕심을 냈던 것 같다.

철학의 가장 기본적인 화두가 '나는 누구인가'이다. 여기서 시작된 물음은 생각의 깊이를 더하고 거기다 과학적 근거를 들어 정신적인 학문의 세계를 구체적인 실험과 접목시켜 이론으로 구체화 시켰다.
1장 '나는 누구인가'에서는 인간의 자유의지와 결정론, 양립가능론을 들어 여러 철학자들의 의견과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결정론은 불변의 자연 법칙이 지배하지 않는 사건은 없다고 주장하는 반면, 양립가능론자는 진정한 자유를 위해서라면 우리가 다른 식으로 행동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를 구체적인 의학을 통해서 본다면, 일부분의 뇌가 살아만 있어도 '나'는 가능하다. 스티븐 호킹처럼 말하고 쓰는 행위의 대부분을 컴퓨터가 수행한다 하더라도 그 모든 것의 기초는 나가 수행하는 것이다.

제 2장, '나는 무엇을 아는가'에서는 플라톤이 가상 세계에 언급한 것을 필두로 여러 사상이 언급된다.
칸트의 선험적 관념론을 설명하면서 형식보다는 의미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한 논문을 소개하면서 '늪 인간'에 대해 언급하는데 '도널드 데이비슨'은 형식만으로 보면 아무리 의미있는 언어를 닮았더라도, 형식보다 의미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핵심적으로 이야기한다. 플라톤 이후 본유 지식을 새롭게 인식하려는 시도가 시작되는데 본유 지식이라 함은, 인간이 태어나면서 부터 가지는 관념을 뜻한다.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 데카르트 같은 위대한 철학자가 합리론(이성론)을 성립하게 된다.

제 3장,'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여기서는 도덕적 행운에 대해 이야기하고 삶이 나오면 바늘과 실이 붙어 다니듯 죽음에 관해 언급된다. 선한 의지의 행동은 언제나 외부 환경의 우연한 일에 어느정도 의존하기 때문에 성공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다. 이런 현상을 '도덕적 행운'이라 한다. 이 행운의 단점과 장점인 면을 '행위자 후회'라는 개념을 도입해 설명하고 있다.
삶과 죽음의 양면성. 죽는 걸 알면서도 오래 살기를 바라는 마음. 시대를 앞서가는 선각자들도 죽지 않고서는 죽음에 대해 이렇다 말할 수 없고 죽음을 생각지 않고서는 진실한 삶의 질을 생각할 수 없다.

짧은 시간 이런 철학책을 탐독하기란 쉬운 일은 아닌 듯 싶다. 전혀 생소한 관념이나 사조가 나오면 인터넷을 뒤져봐야 하는 수고를 했다. 그러면서 지식의 폭을 넓히는 것이라 혼자 생각해 보지만 시대를 앞서는 선각자들의 사상은 여전히 어렵고 그들에게서 삶의 답을 찾고자 했지만 오히려 더 어려운 숙제를 얻은 기분이다.
이런게 철학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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