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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 마음 꽃이 되고 고운 말은 빛이 되고 - 내일을 밝히는 오늘의 고운 말 연습 ㅣ 아우름 22
이해인 지음 / 샘터사 / 2017년 7월
평점 :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라는 누구나 아는 속담이 있다. 내가 좋은 말을 해야 상대도 나에게 좋은 말을 한다는 뜻이지만 요즘은 쓴소리를 하는 것이 당연한 듯이 거침없이 단정 짓는 말과 충고와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심지어 '좋다'라는 표현을 할 때조차 '개좋아' 처럼 비속어를 섞어 쓰는 것이 보편화되어 버렸다. 무의식적으로 우리는 긍정적이기보단 부정적이게 변하고 있다. 이해인 수녀님은 이런 세태를 꼬집으며 향기로운 말을 사용할 것을 권장한다.
책은 1장부터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살리고 자라게 하는 생명의 말'로 일상 속에서 고운 말 사용을 시작하라고 말한다. 2장은 '비우고 씻기는 신앙의 말'로 수도자로서 고운 말과 행동을 하는 것의 중요성을 말한다. 3장은 수녀님이 쓰신 일기로 시인이자 수녀로서의 2가지 정체성에 대한 고민, 글을 잘 쓰기 위한 노력, 동료와 가족, 친구와의 이야기 등의 나온다.
그 속에서 고운 말, 바른 말, 우리 언어 사용의 중요성을 계속 이야기한다. 물론 고운 말을 해도 상대는 모르고 욕을 할 수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욕으로 내뱉지 말고 순화시켜 표현하라고 한다. 비속어보다는 우리 말로 화를 표현해보라는 것이다. 남탓보다는 내 탓, 불편한 농담이 오더라도 재치 있는 답변으로 넘기는 태도가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말한다. 실천이 쉽지 않을 것을 대비해 다음과 같이 '따라스며 마음에 새기는 시'와 '스스로 채워가는 고운 말 수첩'이라는 페이지를 만들어 읽으며 마음을 다스려보길 권한다.

꽃멀미
사람들을 너무 많이 만나면 말에 취해서 멀미가 나고
꽃들을 너무 많이 대하면 향기에 취해서 멀미가 나지
살아 있는 것은 아픈 것 아름다운 것은 어지러운 것
너무 많아도 싫지 않은 꽃을 보면서 나는 더욱 사람들을 사랑하기 시작하지
사람들에게도 꽃처럼 향기가 있다는 걸 새롭게 배우기 시작하지

편지 쓰기
나는 악기를 다루듯이 편지를 씁니다
어떤 사람에겐 피아노나 풍금의 언어로 이야기하고
어떤 사람에겐 첼로나 바이올린의 언어로 이야기하고
또 어떤 사람에겐 가야금이나 거문고의 언어로 이야기하죠
글에도 음악이 흘러 아름답습니다
받는 이들은 행복하답니다

이렇게 말의 표현과 화를 다스리다 보면 자기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화를 내는 대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단정한다고 해서 상대에게 이를 표출한 정당성은 없다고 말한다. '불똥 뛴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 등의 상황을 우리는 많이 경험해봤다. 업무에 인한 스트레스를 학생에 푸는 교사, 가족에게 품은 불만을 친구에게 표출하는 사람, 감정 기복이 오락가락해서 종잡을 수 없는 사람 등 자신의 감정에만 충실한 채 상대를 배려하지 못하는 경우를 여럿 봤다. 화를 내는 대상이 '나'일 수도 있다. 책을 읽으니 나를 한 번 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가 성을 내는 것은 늘 이유가 있음을 정당화시키고 남이 자기에게 성을 내는 것은 사소한 부분이라도 못 견디며 억울해 하는 경향이 있다. 어디까지나 자기중심적일 때가 많다. 나이가 들수록 온유해지기는커녕 그 반대가 되어 가는 모습을 나 자신에게서도 본다. (p.1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