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프로젝트 - 무엇이 인생의 차이를 만드는가
헬렌 피어슨 지음, 이영아 옮김 / 와이즈베리 / 2017년 5월
평점 :
절판


 

누군가 내 생애를 추적 조사한다면 어떨까? 이 책은 7만 명의 아이들을 70년간 추적한 내용을 담은 책이다. <라이프 프로젝트>라는 제목처럼 인생을 체계적으로 분석한 내용이 담겨있다. 이 프로젝트가 시행된 기초는 무엇이 인생의 차이를 만드는지?’이다. 우리는 금수저, 흙수저라는 말을 하게 될 정도로 빈부의 차이는 삶의 질을 결정짓는 큰 요소 중 하나로 여기고 있다. 이 책도 처음에는 그러한 빈부의 차이가 아이의 삶을 결정짓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코호트를 진행하면서 그 생각은 조금씩 균열이 보이기 시작한다.
 
코호트는 공통점은 가진 사람의 집단이라는 라틴어에서 유래한 단어로 여기서는 출생 코호트라는 한 세대의 아이들을 출생부터 죽음까지 추적하는 종단연구를 말한다. 대상 집단은 대게 열악한 환경에 놓인 가정이다. 영국에서 시작된 코호트는 처음에 열악한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이 과연 자신의 부모와 다른 삶,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지를 증명하려는 것부터 시작했다. 연구가 시작된 시점은 현재와 달리 사회적 분위기가 경직되어 있었기 때문에 유의미한 결과는 보이지 못한다. 하지만 점차 가정 분위기와 가정의 양육방식 등이 아이들을 더 나은 삶으로 이끌 수 있다는 점을 하나둘씩 발견하기 시작한다. 가난해도 부모가 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격려해주고 지지를 해주면 아이는 이에 부응하여 삶을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회적 제도가 이들의 교육을 지지해주는 환경이 아니기 때문에 변화의 바람이 불면 그 불씨가 바로 꺼져 버린다.
 
이에 연구자들을 정부에 끊임없이 요구한다. 교육제도를 변화시켜야 한다고. 하지만 그것이 맘처럼 쉽게 되지는 않는다. 설사 개선되었다 하더라고 인식이 변화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은 여전히 차별받는다. 하지만 꾸준한 연구결과를 통해 정부의 지지를 얻어 조사의 결과를 증명해 보인다. 이처럼 코호트는 연구자들의 열정과 노력 없이는 불가능한 장기적 과업이었다. 더불어 정부나 후원 등의 금전적인 지지와 관심이 없으면 금방 사장되어버릴 위기에 처하기도 한다.
 
코호트는 추적 조사라는 점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아동이 이사를 가버리면 그들을 탐정처럼 수소문해 내 찾아야 하는데 그것이 지금처럼 GPS나 위치 추적이 원격으로 가능한 작업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탈하는 대상자들이 속출한다. 특히, 1만 명이 넘는 대상자들을 소수의 인원이 관리한다는 것도 쉽지 않다. 컴퓨터가 없었기 때문에 일일이 카드로 작성해 내는 작업만 몇 년이 걸린다. 그 작업이 끝나지 않으면 결과를 낼 수도 없기에 빠른 결과를 보기 원하는 정부는 쉽게 금전적 지원을 끊어버리기도 한다.
 
이러한 수없이 많은 위험들을 감수해내며 지금까지 이어온 코호트는 수많은 업적을 만들어냈다. 단기적인 조사로 얻을 수 없는 결과들을 코호트를 통해 얻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생애를 추적해서 얻어낸 결과물들은 지금 유의미하게 사용되고 있다. 특히, 저출산 문제, 가정교육의 중요성, 임신과 출산 등에 관한 결과물들은 코호트를 통해 얻어낸 자료들이다. 이는 태어날 때부터 운명이 정해진 것이 아님을 계속해서 말해주고 있다. 변해가는 사회에서 영향받는 것들이 한 사람의 인생을 망가뜨릴 수도, 발전시킬 수도 있다. 그만큼 운명은 스스로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결정되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었다.

70년이다. 그 시간 동안 열정 하나만으로 코호트를 지켜온 연구자들이 없었다면 이러한 결과들을 지금 문제에 적용시켜 해결책을 찾아낼 수도 없었을 것이다. 또한, 자신의 자료들을 전 세계의 사람들을 위해 쓰여도 된다고 기꺼이 응해준 코호트 연구 대상자들도 숨은 주역들이다. 우리의 현재 삶을 바꾸었듯 미래의 변화도 코호트가 이끌 것이다. 사회과학이란 분야 속에서 이러한 종단 연구가 가진 힘을 포기하지 않고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람과 더불어 개인의 의지와 노력이 환경을 극복해 낼 수 있다고 객관적인 지표를 보여준 것 같아 삭막한 현실에 힘이 되기도 했던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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