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7.6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17년 5월
평점 :
품절


 

6. 한 해의 중간 지점에 와있다고 말해주는 달이다. 계절도 봄에서 여름으로 변하는 시기이듯 여러모로 중간점검을 통한 변화를 꾀할 때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호는 변화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던 것 같다.

우선 손미나 작가님은 철드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어른이 되는 것을 우린 철든다고 말한다. 과거에 비해 성숙해진 사고를 갖는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 때 어른이란 단어를 붙이기 민망한 사람이 자주 보인다. 철듦이 과연 어른이 되가는 과정인지 의문이 들었는데 이 글에서는 그걸을 콕 집어 이야기 해주었다. 이 글에서는 철들지 않는 스페인 친구들을 보며 다른 시각의 철듦을 갖게 되었다고 말한다.

조금 부정적으로 생각해보자면 철이 든다는 것은 이미 마련된 상자 안에 나를 구겨 넣는 게 아닐까 싶다. 규율이나 질서는 우리가 이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것들이다. 그렇지만 세상의 기준에 나를 맞춰가다 보면 나만의 개성이나 자유로움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철 들어버린 나만 남게 되는 것은 아닐까? (p.12)

철든 것이 꼭 좋은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 위로가 되었다. 한편으로는 세상에 나를 맞춰가는 점에서 꼭 그래야 하는지 의문도 많이 들고 그래야 한다는 사실에 슬프기도 했다. 어쩌면 우리는 올바른 사고를 갖는 쪽으로는 철이 들어야 하지만 기존의 부조리한 규율이나 질서에는 기꺼이 철듦을 거부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싶었다. 성숙은 자유를 버리는 것이 아닌 내면의 그릇이 넓어지는 것이 아닐지 생각해보게 된다.

 

이해인 수녀님의 글은 추억에 잠기게 했다. 헌책방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헌책방을 경험해 본적은 거의 없지만 사라져버린 동네 책방을 떠오르게 했다. 문득 어릴 적 자주 가던 서점 주인아줌마의 근황이 궁금해지기도 했다. 헌책에서 이전 주인이 꽃아 놓은 네잎클로버를 발견했을 때의 수녀님의 기분이 내가 얼마 전 중고서점에서 구매한 책에서 발견한 포스트잇과 같지 않을까 생각했다. 누군가에서 선물해준 듯 보인 짧은 글은 이렇게 그 사람에게 의미 있는 책이였음을 말해주고 있어서 미안하기도 했지만 좋기도 했다. 그런 소중한 책을 내가 소장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홈셰어링에 관한 글은 괜시리 웃음이 났다. 독거노인과 집 없는 대학생이 하나되어 상부상조하며 외로움을 보듬고 또 다른 유형이 가족이 만들어 진다는 것이 새롭기도 하고 참신한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노인에게는 말벗이나 손자, 손녀가 생기고 대학생에게는 저렴한 주거공간이 생긴다는 것이 여러모로 잘 시행되면 좋겠는 제도였다. 특히, 글 속의 두 분이 정을 많이 나누시고 서로를 위한다는 것이 보여서 덩달아 나도 가슴이 따뜻해졌다.

 

이처럼 철이 드는 변화, 사라진 책방, 새로운 가족이 만들어 지는 등 변화는 존재하고 그것이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지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요즘은 사회가 너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것이 아쉽지만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것이라면 잃어버린 것의 소중함은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 누리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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