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즈
무라야마 유카 지음, 이소담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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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키상을 둘러싼 출판계 사람들의 욕망을 정면으로 다룬 소설이다. 출간만 하면 수만 부는 거뜬히 찍는 인기 작가 ‘아모 카인’은, 아이러니하게도 평단의 인정을 받지 못한다는 사실에 깊은 열등감을 품고 있다. 그는 뒤로 압박을 넣고, 자신의 위세로 편집자를 몰아붙이며 상에 다가가려 하지만 문턱은 좀처럼 허물어지지 않는다.

초중반까지의 카인은 솔직히 호감이 가지 않았다. 인정받고 싶은 욕망 자체는 인간적이라 이해할 수 있지만, 문제는 그 욕망을 다루는 태도였다. 그는 자신을 객관화하지 못한 채 주변 사람들을 믿지 않고, 편집자에게조차 무례하며, 자신의 완벽성에는 단 한 치의 의심도 두지 않는다. 요즘 한국 사회였다면 이미 사회적 매장을 당했을 법한 인물이다. 그런 카인이 조금씩 변하기 시작하는 계기는, 그의 작품에 의해 구원받고 살아온 편집자 ‘치히로’의 존재다. 치히로 역시 단순한 조력자라기엔 복잡한 사연과 감정을 지닌 인물이지만, 그녀를 통해 카인은 처음으로 자신의 벽에 균열을 낸다.

예술의 세계에서 늘 대립하는 두 가치가 있다. 작품성과 대중성. 대체로 우리는 작품성에는 후하고, 대중성에는 박하다. 이 소설을 읽으며 고전 <깊이에의 강요>가 자연스레 떠올랐다. ‘깊이가 없다’는 평론에 사로잡혀 본래의 색을 잃고 끝내 삶을 허망하게 마감한 그 작가의 생애가, 현대 출판계의 현실 속에서 재현된 인물이 바로 아모 카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욕심 그 자체는 나쁜 것이 아니다. 만약 상이라는 구분이, 상에 따라 주어지는 명예와 위계가 이토록 중요하지 않은 사회였다면, 인간의 욕망은 지금보다 덜 위험한 감정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저마다의 욕심이 과도하게 증폭된 세계에서 과연 ‘건전한 욕심’이란 것이 존재할 수 있을까.

과장된 캐릭터로 형상화되었지만, 우리는 누구나 카인의 마음 한켠을 품고 살아간다. 인정받고 싶다는 결핍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 그것을 타인과 세계를 해치지 않는 방향으로 조율할 수 있을 것인지는 아마도 평생 우리 앞에 놓인 시험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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