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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은의 가게
이서수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4년 4월
평점 :

"나는 행복하진 않아...... 근데 괜찮아. 행복한 게 중요한 게 아니니까. 괜찮은 게 중요한거지. (p. 117)
이서수 작가는 사회 문제와 인간의 심리를 잘 묘사한다. 아마 카페 창업을 한번이라도 꿈꾸었다면, 이 책을 읽고 물거품처럼 날려보내지 않았을까.
이 작품은 자영업의 고난과 여성으로서 노출된 위협을 깊이 있게 다루며, 주인공 마은이 마주하는 다양한 시선과 사건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우리는 동등할 수 없는 걸까. 이웃이자 손님인 그들과 자영업자는 결코 동등해질 수 없는 걸까. 무조건 그들의 취향에 나를 맞추고 그들의 평가에 전전긍긍해야 할까. 자영업자니까, 서비스업이니까, 돈을 받았으니까? (p. 204)
마은은 친절하지 않은 사람이다. 그저 나대로 살아가며 카페를 운영하지만, 주변의 시선은 그리 곱지 않아 자주 난처하게 만든다. 무례하게 가게를 둘러 보고, 과한 친절을 요구하며 한계를 시험하게 한다. 꼭 카페라서가 아니라 으레 서비스직이면 한번은 겪어봤을 '진상'의 상황들은 삶을 버석이게 만든다.
그래도 마은은 이겨내고 괜찮아진다. 타인의 크게 귀담아듣지 않던 마음을 열고, 하나씩 카페를 대중의 취향과 조율하며 변화를 통해 우리 삶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건조한 삶엔 적당한 습기가 필요하다. 적당함이란 난제를 풀고 나면 조금씩 용기가 생긴다. 희망 사항도, 꿈도, 미래도 어쩌면 작은 빈틈에서 피어나는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