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넘는 거, 습관이시죠? - 제멋대로 선을 넘나드는 사람들과 안전거리 지키는 법
서제학 지음, 봄쏙 그림 / 필름(Feelm)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로라는 길 위에 '교통 사고'가 있듯

삶이라는 길 위엔 '고통 사고'가 있다!

 

달려오는 차에 뛰어들고 싶은 충동이 들던 때가 있었다. 삶이 힘들어 모든 걸 놔버리고 싶던 그 시기는 괴로운 직장생활을 하는 중이었다. 비난의 화살이 죄다 나를 향하고 작은 잘못도 크게 뭇매를 맞았다. 몇달동안 자책한 후, 불현듯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건 내 잘못이 아니라고. 선을 넘어 침범하는 저 녀석이 나쁜 놈이라고.

 

저자도 10여 년간 직장 생활에 다양한 유형으로 선을 넘는 '고통사고' 유발자들을 만났다. 무례하게 선을 넘는 자에게 옐로카드를 꺼내들어 삶의 '보험처리' 방법을 알려준다. 잘못은 남이 했지만 사과는 내가 하고, 지시는 상사가 했지만 책임은 내가 지고, 믿은 건 나지만 상처는 내가 받는, 그런 일들(p. 21) 에 자책하지 말라고 강력히 권고한다. 

 

내가 절대적으로 능력이 부족하거나 인생을 잘못 살아서 겪는 사고가 결코 아님을. 대부분은 가만히 있는 나에게 달려와 박는 고통사고 유발자들이 원인이며, 그렇기에 더더욱 그들이 우리에게 전가하는 책임을 쉽게 인정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정말 자신의 실책이라고 생각이 되는 부분은 남이 아닌 내 스스로의 의지로 고쳐나가면 된다. 그러니 남들이 뭐라 하든 고통사고로 힘들어하는 나 자신에게 큰소리로 말해주자. "보험처리 다 되니까, 기죽지 말자!" (p. 23~24)

 

인생을 도로에, 나를 자동차에 빗대어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이 인상적이다. 나를 지나친 또라이들과 그 속에서 지쳐간 나를 생각하게 된다. 교통법규를 준수하며 운전해도 과속, 음주운전, 난폭운전 등으로 내 차를 들이박는 이들이 있듯이 회사도 비슷하다. 내가 잘하고 있어도 그들은 갑자기 급발진 하기 일쑤다. 내 성공을 훔쳐 가기도 하고,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말로 상처를 주기도 하고. 자기 잘못을 남 탓으로 돌린다. 교통사고에 100% 상대방 과실이 없듯이, 인생도 쌍방 과실이지만 우린 알아야 한다. 내 잘못이 아닌 일에 책망할 필요는 없다는 걸. 

 

처음부터 '내 잘못이 아니야'라고 받아들이긴 어렵다. 쉽게 해결된다면 인간관계 속에서 고민이나 갈등이 발생할리 없다. 저자는 말한다. 세상 어떤 업무나 책임감도 나 자신보다 중요한 것은 없으며, 주변에 나를 지지해 주고 응원해 주는 가족과 친구들이 있는 한, 나는 절대 완전히 망가가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 생겼다(p. 248)고. 

 

나쁜 소리만 해대는 사람들의 말 따윈 마음에ㅔ서 비우고, 나를 응원하고 지지해 주는 사람들의 말만 채우자. 지치면 멈춰서 '나에게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지' 자문하자. 인생은 길다는 걸 잊지 말고 천천히 전진해도 된다. 초보운전자도 크고 작은 사고를 내며 성장해 나가듯 우리도 이런 부딪힘에 단단한 에어백이 작동할 것이다. 

 

우리는 처음에서 오는 익숙지 않음은 인정하되 그 미숙함을 내 능력의 부족함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스스로에게 먼저 화살을 돌리는 순간, 그 틈을 파고들며 비난하고 공격할 고통사고 유발자들은 주변에 널리고 깔렸기 때문이다. 만약 지금 어떤 형태로든 미숙함으로 인한 고통사고를 겪고 있다면, 절대 자책하거나 포기하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가 죽지 않는 한 어떻게든 보험처리는 가능하고, 삶의 운전자로서 우리의 능력은 더 성장할 것이기 때문이다. (p. 6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