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사람과 뻔뻔하게 대화하는 법 - 설득할 필요도 없고 설득할 수도 없다
진 마티넷 지음, 김은영 옮김 / 필름(Feelm)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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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on't Feed the Trolls!"

 

 

"그때 이렇게 말했어야 했는데!"하고 뒤돌아서 후회한 적 누구나 있지 않을까.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대화는 피할 수 없다. 우리는 가족, 학교, 직장, 친구와 소통하며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하지만 사회에 트롤 하나쯤은 있는 법. 저자 '진 마티넷'은 언제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르는 트롤들과 유연하게 대처하는 포인트를 10장 걸쳐 소개한다. 

 



우리는 모두 자신만의 작은 세계관 속에 살고있으며 자신의 세계관이 옳다는 확신을 손에 쥔 장치를 통해, 다시 말해 확신을 주도록 미리 프로그램해 둔 장치를 통해 끊임없이 확인한다. (p.11) 

 

사회는 내 활동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 나의 작은 세계 속에서 내가 옳다는 생각으로 사람을 대한다. 설사 방향이 틀렸더라도 쉽게 인정하긴 힘들다. 내겐 그게 정답이니까. 옳다고 믿어왔으니까. 인정하는 순간 나의 지난 잘못을 돌이켜봐야 한다. 두려움은 이곳에서 자란다. SNS의 발달로 나의 작은 세계는 느슨한 경계를 획득했다. 이름(또는 닉네임)만 아는 사람들의 그럴싸한 일상을 전시한 사이버 세상은 박탈감마저 준다. 기술은 빠르게 발달했지만 내 세계의 가치관은 한참 뒤처진 채 숨을 헐떡이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는 대체로 그러한 사실을 잘 알지 못한다. 근본적으로 '이것이 내 사람들이 믿는 것이다. 내가 알고 신뢰하고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이렇게 믿고 있는데 그 모든 사람들이 어떻게 틀릴 수 있단 말인가?'라는 태도를 지니고 있다. 누군가 우리가 가진 신념 가운데 하나에 도전한다면 전반적 정체성과 내가 누구인가에 대한 의식이 위기에 처할지도 모른다. (P. 38)

 

 

코로나19로 비대면 소통이 정착되자 작은 화면은 또 다른 자아로 견고하게 자리 잡았다. 사람들은 뉴스보다 피드 속 내용을 진실로 여기게 되었고 작은 세계는 더욱 폐쇄적이게 되었다. 여기서 소통은 잦은 불통으로 이루어진다. 문자로 오가는 건조한 말은 쉽게 상처를 헤집고 오해를 사게 한다. 꼬인 매듭을 풀기엔 멀리 왔다는 듯이.

 

저자는 사이버 기술의 발달로 인한 문제를 차근차근 짚어나간다. 그로부터 시작된 꼬인 매듭을 하나씩 풀어가며 '사람'보단 '상황'에 초점을 맞추고, 논란이 되는 대화를 우아하게 빠져나가는 꿀팁을 설명한다. 감정이 상하는 시발점을 사회심리학적으로 짚으며 전개될 상황을 예측한다. 저자의 통찰력은 후반부로 향할수록 빛을 발한다. 




우리에게 주어진 임무는 공격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누가 무엇을 하든, 심지어 상대방이 예의를 지키지 않더라도 우리는 예의를 표해야 한다. 우리가 지켜야 할 기본원칙을 살펴보자. (P. 215)


- 공격하지 말고 소통하자.

- 수없이 많은 추수감사절을 함께 보내며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이미 알고 있다고 하더라고 그들의 생각에 관심을 갖자.

- 절대 경멸을 드러내지 말자. 다른 사람들을 대할 때와는 달리 예의 차리는 게 익숙지 않은 가족들에게는 어려울 수 있다. 마음에 들지 않는 친척에게도 무엇이든 생각해내서 감사를 표하자. 가령, 침대를 정리해 줘서, 불을 피워줘서, 디저트를 만들어줘서, 헤어스타일을 칭찬해 줘서 고맙다고 하자. 

- 감사하자. 감사에는 강력한 힘이 있다. 감사는 상황을 바꾸어 놓는다. 

- 용서하자. 용서하는 법을 배우는 것은 무술을 배우는 것과 같다. 발전하고 강해지려면 연습이 필요하다. 가족 간에 용서는 행복한 미래에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용서는 지혜의 필수요소이다. 


저자는 끊임없이 강조한다. "어떤 주제로 토론할지는 항상 우리에게 달려있다"고. 싫어하는 사람을 따돌리거나 참는 법이 아닌 대화의 주도권을 쥘 수 있음을 보여준다. 책은 사람을 바꿀 수 없지만 지금 이 상황은 바꿀 수 있다며 희망을 심어준다. 우린 자연스럽고 행복하게 마주 앉아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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