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레논의 말
켄 로런스 지음, 이승열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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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로 각인된 그룹 비틀스의 멤버이자 'Imagine'이란 명곡을 남긴 가수 '존 레논'. 내가 태어나기 훨씬 전의 시대를 살았던 사람이기도 하고, 음악도 비틀스의 1~2개 명곡밖에 모르는 나에게 이 책은 존 레논 입문서와 같았다. 각종 인터뷰나 공연장에서 뱉었던 수많은 말들과 그의 주변 인물들이 그를 두고 했던 말을 담은 이 책은 한 사람의 인생관을 엿볼 수 있는 멋진 자서전이다.

 

람들이 생각하는 존 레논은 내 안에 없다. 사람들은 자기들이 원하는 허상을 만들고 그것을 진짜라고 착각한다. 우리에게 와서 비틀스에 대한 답을 찾으려 하지만 그것은 그들이 원하는 비틀스의 허상에 대한 답이지, 진짜 우리에 대한 답은 아니다. 우리 네 사람이 일상적으로 서로를 대할 때는 사람들의 눈에 비친 비틀스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가끔 호텔 문을 나설 때면 이렇게 장난친다. "난 비틀스 1호 존! 그래! 비틀스 3호 조지. 자! 가자~!" 밖엔 비틀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모여 있으니, 그냥 장난삼아 그들이 원하는 비틀스로 변신해주는 거다. 코스프레를 하거나 가식을 떨 필요는 없다. 우리는 그냥 우리인데, 사람들의 눈엔 비틀스만 보일 뿐이다. (p. 40)

 

거침없는 발언에 구설수에 여러 번 오르내렸던 그이지만, 사람들의 시선이 무서워서 몸을 사리는 타입은 아니었다. 오히려 자기 확신을 바탕으로 한 당당함이 '존 레논'이란 하나의 이미지를 만들었고, 많은 팬과 후배 가수들이 그를 동경했다. 그가 가졌던 핵심 가치 중 하나는 평화다. 'Imagine'이 평화를 대표하는 곡으로 알려진 만큼, 그는 평화를 위해 평등과 자유를 주장했다. 직접적으로 나타낸 적은 없지만 여기 담긴 수많은 말들은 사람들이 '나다움'을 잃지 않길 바라고, 전쟁이 없는 세계를 꿈꾸었으면 한다.

 

뉴욕에서 존 레논을 만났다. 굉장한 대사건이었다. 비틀스의 멤버였던 존 레논 아닌가. 존과 요코를 촬영하던 날, 긴장한 풋내기 사진작가인 나를 그는 편안하게 대해주었고, 그냥 '나 자신'이 되라고 말했다. 어떤 가식도 없는 솔직한 자신의 모습 그대로 일하라고. 인생에 대한 너무나 멋진 조언이었다. 그날 이후 나는 늘 '자신이 되는'법을 따라 살아왔다. 다른 많은 사람들도 그럴 수 있기를 바라면서. (p. 229)

 

존 레논의 팬 사랑도 느낄 수 있었다. 끝없이 이어진 무대 앞 관중들을 보며 가장 열정적인 팬은 "제일 앞줄에 있는 저분들이죠!"라고 말해주는데서 느낄 수 있다. 나도 좋아하는 가수가 있고, 가수가 팬들에게 해주는 말이 고맙다는 뭉클한 표현인 것을 알기에 그때 저 팬들도 나와 같은 마음이지 않았을까 싶다.

그는 천상 음악가 같다. 안타깝게도 가정에서는 좋은 남편이며 아버지이진 못했지만 '음악'이란 하나의 카테고리 안에서 그는 날개를 달고 날아다녔단 사실은 분명하다. 자신을 믿고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나도 이런 마음가짐으로 살아가고 싶단 생각이 든다. 이 책을 번역한 이승열이 그를 '안티 히어로'라 부르고 싶단 마음에 동감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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