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조건 - 꽃게잡이 배에서 돼지 농장까지, 대한민국 워킹 푸어 잔혹사
한승태 지음 / 시대의창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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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에 나와있듯이 이 책을 읽다보면 조지 오웰의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이 떠오른다. 
사회 밑바닥에서 겪는 여러 인간군상들의 모습과 남들이 기피하는 열악한 조건의 직업군을

직접 체험하여 생생하게 들려주는 이야기는 이 책의 장점이다. 
저자의 힘겨운 노동을 통해 드러나는 진솔함과 사회 비판적 메시지를 담고 있는 단상들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첫 번째 에피소드인 꽃게 잡이 배를 타고 겪는 이야기들까지는 흥미롭게 진행되었으나,

다음 에피소드부터 차츰 이야기의 힘을 잃는다. 
초반의 생생함과 긴장감이 후반부로 갈수록 흥미가 떨어지는 아쉬움이 있다.

또한 중간중간 서술되는 특정 인물들과의 갈등이나 동료들의 이야기가 때로는 과장되거나 
극적 효과를 위해 각색된 것처럼 느껴져 몰입도가 떨어지는 부분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든 노동을 통해 밑바닥 노동자들의 일상과 메시지를 전달하는 취지는

충분히 의미 있고, 전체적으로는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돼지 농장 부분까지만 읽고 책을 덮게 되었다.

이후에 저자의 후속작인 『고기로 태어나서』가 한국출판문화상을 수상했다는소식을 알게

되었다. 힘든 여건 속에서 꿈을 이룬 것 같아 기쁘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다. 
앞으로도 관심을 갖고 응원하며 좋은 글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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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보다 세트 - 전3권 - 스토리텔링과 이미지의 역사여행 세계사를 보다
박찬영.버질 힐라이어 지음 / 리베르스쿨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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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사진과 도판이 풍부하여 시각 자료가 부족한 다른 역사책들을 보완할 목적으로

오래전에 구매하였다.
그러다 최근에 읽게 되었는데 기대와는 달리 특정 종교와 서구 편향적 서술, 시대착오적인

내용이 곳곳에 보이며 시각적인 장점에도 불구하고 큰 실망감만 느끼게 되었다.

완독 후 중고로 판매해버린 터라 정확하게 지적할 수는 없으나 기억나는 부분만 적어본다.
홍콩에 대해서는 '황무지를 빌려주고 노다지 땅을 돌려받았다'라는 해석이 나오는데,

이는 제국주의를 옹호하는 듯한 서구 편향적 서술로 보인다.
또한 마리 앙투와네트가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되지'라고 말했다는 부분은 이 책이

출간된 2010년을 기준으로 봐도 명백히 시대착오적인 내용이다.
동네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옛날이야기도 아니고, 이것은 엄연히 역사책이 아닌가?

이러한 아쉬운 부분들이 나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주었으며 혹시라도 이 책을 읽게 되는 분이

있다면 반드시 비판적으로 읽어야 한다고 말해주고 싶다.
시중에는 좋은 세계사 책들이 많다. 굳이 이 책을 읽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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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바꾸는 글쓰기 - 이제 당신도 시작하라
송준호 지음 / 살림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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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글쓰기를 향한 타는 듯한 갈증을 느끼며 펼쳐본 책.

시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글쓰기 책이었으나 필사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 것은 큰 수확이었다.

아! 음악에는 곡 카피, 그림에는 모사가 있듯이 글쓰기에도 필사가 있었구나!

따라 쓴다고 글쓰기 능력이 향상된다는 건 생각도 못했다.

마치 안개 속을 헤매다 길을 찾은 느낌이다.

앞으로 1년간 꾸준하게 필사의 길을 따라가려 한다.

어떤 결과가 기다리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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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 아가씨 페이지터너스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남기철 옮김 / 빛소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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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바이크는 문학계의 프로이트인가? 여성의 심리를 놀랍도록 사실적으로 그려낸다.
작가의 심리 상태를 대변하는 듯한 이 작품은 1부와 2부로 나뉘는데,

이야기의 흐름이 예상치 못하게 극적으로 바뀐다.
1부에서는 부유한 이모의 도움으로 볼품없던 모습에서 남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 매력적인

아가씨로 변신한 크리스티네가 여러 이성들과 교제하는 밝고 호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다.
처음 고급 호텔을 찾았을 때, 무엇을 어찌해야 할지 모르고 자신의 초라한 복장을 창피하게

생각해 고개도 제대로 들지 못하는 어설픈 모습과 화려한 변신 후 창피함이 환희로 바뀌는

순간까지 크리스티네의 심리 묘사는 어찌나 실감 나던지,작가를 문학계의 프로이트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1부의 마지막에서는 크리스티네가 부유한 상류층 인물들의 속물적이고 추한 모습을

마주하게 되는데, 그들을 보며 시대가 변해도 인간의 본성은 변하지 않는다는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이런 신데렐라 같은 스토리가 막을 내리고 2부에서는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 연상되는

듯한 깊은 우울감을 동반한 이야기가 진행된다. 
이렇게 흐름이 바뀔 줄은 생각지 못했다.
전쟁의 파괴와 가난이 만든 비참한 일상 속으로 내던져진 크리스티네는

호화롭던 생활의 기억과 대비되는 현실 앞에서 심한 고뇌를 느낀다.
이와 함께 2부에 새롭게 등장하는 페르디난트라는 인물이 흥미롭다. 
마치 작가의 모습을 투영한 듯한 그는 작중에서 거침없이 세상에 대한 불만을 쏟아낸다.
이는 작가 자신이 세상에 대해 외치고 싶은 마음을 반영한 듯하다.
그리고 페르디난트에게서는 일용직으로 살아가는 현실 노동자의 모습이 연상되어 몹시

씁쓸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돈 앞에서 고민하고 고개를 떨구는 모습이 어찌 이리 똑같을까?
'돈은 있을 때 강력한 힘을 발휘하지만, 없을 때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던가? 
작중의 이 구절은 나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고 한동안 잊지 못할 것이다.

이 작품은 미완성작이라 끝을 보지 못하고 중간에 끝나지만, 작가의 마지막을 생각해본다면

두 사람이 어떻게 될 것인지 유추해볼 수 있을 것이다.
과거 모파상의『여자의 일생』을 읽고 그 우울한 내용에 두 번은 읽지 못하겠다고 생각했는데,

츠바이크의 이 작품은 그보다 더 우울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읽는 내내 끝간 데 없는 우울함이 내 정신을 피폐하게 만드는 것 같았다.
뛰어난 작품이지만 아마 다시는 읽지 못할 것 같다.

그만큼 두 사람의 인생이 너무나도 슬프고 가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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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혼란 - 슈테판 츠바이크의 대표 소설집 츠바이크 선집 (하영북스) 1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정상원 옮김 / 하영북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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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록된 네 작품 모두 뛰어난 작품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아모크」가 가장 인상 깊었다.
한 인간의 고독과 욕망이 어떻게 광기로 변화하는지, 그리고 스스로를 파멸로 이끄는지,

탁월한 심리 묘사를 통해 흥미롭게 그려낸다.

이 책은 다른 출판사의 책보다 가격과 구성 면에서 훨씬 알차다.
뛰어난 중편이 네 편이나 수록됐고, 역자가 츠바이크의 가족 관계와 그가 당시 처한 상황,

브라질에서의 마지막 여정까지의 발자취를 자세하게 들려준다.
여기에 각 작품들의 해설까지 더해져 버릴 게 하나 없는 알찬 구성을 보여준다.

나는 이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지만 구매했어도 후회하지 않았을 책이다.

기회가 되면 반드시 구매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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