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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종면의 돌파 - 돌발영상에서 뉴스타파까지
노종면 지음 / 퍼플카우콘텐츠그룹 / 2012년 11월
평점 :
품절
"노종면"
이 이름 석 자를 들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
MB 씨의 첫 해직기자, 뉴스타파, 용가리통뼈뉴스, 제 2의 손석희, YTN 엥커, YTN 노조 위원장.....
'YTN의 돌발영상'
참 이상하다.
YTN이면 YTN, 돌발영상이면 돌발영상이지, 도대체 'YTN 돌발영상'은 왜 함께일까?
그러고 보니 그는 YTN의 MB 씨의 낙하산 구본홍 사장 퇴진투쟁을 이끌었던 노조 위원장이었고, YTN최고의 히트작 돌발영상의 PD였으니 나에겐 따로 생각할 수가 없다.
아, 그런데 지금의 YTN에는 그도 없고, 돌발영상도 없다.
또 없는 것, 구본홍 씨가 없고, 공정방송이 없나?
YTN-Yesterday Tomorrow Now, 원래 이름은 Yonhap Televison News 란다.
대주주였던 연합통신은 연합통신 출신을 제치고 보도와 제작의 요직을 독식한 KBS 등의 방송사 출신들과의 파벌 싸움, 케이블 방송 정책과 경영 실패로 한전에 매각되면서 방송사 이름도 Your True Network으로 바뀐 것이란다.
이쯤되면 1995년 개국한 방송사 치고 이름도 참 파란만장한 세월을 겪은 샘이다.
YTN에서 해직된 후 그가 만든 트위터 미디어 '용가리통뼈뉴스'식으로 풀어보면 'Yoknawa Tonawa Needle'이란다.
해직에 이은 구속 수감에서 석방된 그가 이 책을 쓴 이유에 대해 그는 이렇게 밝히고 있다.
'MB정권 치하의 시대 배경으로 YTN이라는 무대에서 권력자와 그의 하수인들, 그리고 언론인들 사이에 펼쳐진 박진감 넘치는 대결을 이 책에 담고 싶었다.'
구본홍 사장님 옆에서 인간 재떨이가 되길 마다 않으신 그 분(P44 사진), 그의 가족들은 이렇게 돈 벌어 온다는 사실을 알까?
신재민 전 차관님의 녹취록을 읽다보면 정치는 정치인만이 제일 잘 한다시던(안철수 씨가 정치하겠다고 하자 정치인들이 한 말) 정치인들이 얼마나 양아치인지를 (P46~49) 아주 잘~알 수 있다.
구사장에 이은 배석규 사장님이 진상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사연, 주주총회에서의 프락치의 존재, 배고파서 짜장면 시켜먹다가 고소당한 노조원들의 사연, 파업이 이어지는 동안 정말 기발했던 투쟁 일화들, 그리고 함께한 사람들에 대한 애정이 아주 따뜻하게 그려져있다.
노조 위원장하면 늘 떠오르는 궁금증이 하나 있다.
쌍용자동차 노조 한상균 위원장, 지난 MBC 파업을 이끌었던 정영하 위원장, YTN의 노종면 위원장.
이들에게서 느끼는 공통적인 궁금증은 어떻게 해직되고, 고소당하고, 심지어는 어마어마한 폭력을 당함에도 불구하고 노조원들이 이탈 없이 그렇게 끝까지 함께 할까라는 것이다.
'돌파'를 읽다보면 '쫄면'이란 별명답게 빈틈이 하나도 없고, 너무 반듯하기만한 '노종면'이란 사람이 동료들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노조 위원장이란 직위를, 언론인이란 직업을 이용해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살아오지 않았다는 그의 삶을 보면 그 이유를 조금은 알 것도 같다.
이런 사람이 전하는 '언론인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꼭 읽었으면 하는 글'이 있다.
명문대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현지인 수준의 영어를 구사하는 외모 출중한 이가 "천안함은 정부 발표를 믿는다"고 대답하면 그에게는 언론인이 아니라 종교인을 권해야 한다. 언론인에게는 사안에 접근하는 신중함, 사안을 판단하는 합리성, 무엇이 중요하고 왜 중요한지를 가릴 수 있는 분별력이 필수다.
해직 언론인으로 그의 삶도 녹녹치 않은 모양이다.
40대 가장 (40대가 저 정도의 멋진 외모라면 40대도 괜찮은 나이임에 분명하다), 세 아이의 아빠(그도 누군가의 아빠일텐데 어떤 아빠, 어떤 남편일지 궁금했는데), 부모님의 심한 반대 끝에 결혼했다는 아내와 부모님을 걱정하는 평범한 사람으로서의 일면도 잔잔히 그려져있다.
해직기자 4년차 노종면이 받은 상이 참 많다.
그런데 그가 진짜 받고 싶은 상이 있단다.
"정상"
노종면 이사람, 쫄면처럼 쫀쫀하고, 심각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참 재미있는 사람이다.
나도 그가 '정상'이란 상을 받아 원래의 자리로 돌아오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