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춘기로 성장하는 아이 사춘기로 어긋나는 아이 - 아이의 사춘기가 두렵고 불안한 엄마를 위한 고민해결서
강금주 지음 / 북클라우드 / 2013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녀석이 뭔가 다르다는 느낌을 받은 건 초등 4학년 때부터이다.
설마, 사춘기일까?
아무리 요즘 아이들의 사춘기가 빠르다기로 저렇게 어린 녀석이!
그런데 녀석의 사춘기는 빠른 것도 아닌 모양이다.
아이가 5학년이 되서 학교에서 만난 엄마들이 하나같이 '우리 애가 달라졌어요'를 외치는걸보니.
그럼 여기서 우리 아들이 사춘기인 증상들을 보자.
` 샤워장에 들어가면 30분도 넘게 나오지 않는다.
` 헤어스타일이 자주 바뀌거나 어울리지 않는 헤어스타일ㅇ르 고집한다.
` 쉽게 짜증을 내거나 갑자기 기분이 변한다.
` 옷에 대한 불평과 관심이 많아진다.
` 친구들과 이야기하는 시간이 엄마와 이야기하는 시간보다 많아진다.
` 부모를 피해 혼자 방에 있는 시간이 많아진다.
` 늦게 자거나 늦게 일어난다.
` 자기 몸에서 나는 냄새에 민감해진다
` 엄마, 아빠의 말에 공손하게 대답하는 일이 줄어든다.
저자 강금주 선생님이 들어둔 예에서 우리 아들이 해당하는 사항이다.
여기서 나는 한 가지를 더 보태고 싶다.
엄마가 자신을 만지지도 못하게 한다.
이런 나쁜 녀석, 내가 저를 어떻게 저만큼 키웠는데....
나름대로는 열린 마인드와 관련 책 꽤나 읽었다는 자만심에 눈에 힘깨나 들어가는 아이들과 씨름하는 부모들을 보면서 나만은 사춘기 아들들과 문제 없이 지낼 수 있을 것이란 착각에 빠져 살았던 모양이다.
어느 날 게으름 부리는 녀석에게 '이불 좀 개라'고 했더니 아주 맹랑하게 '싫어요!'란다.
좋게 말로 타일렀더니 '엄마가 하세요'라고 아주 당당하 게 말하는게 아닌가?
왜 엄마 말을 안 듣느냐했더니 '사춘기'라서 그렇다나 뭐라나.
여기서 난관에 봉착한다.
사춘기, 잘 알지.
나도 겪었고, 책에서도 봤고, 주변에서 늘 듣는 이야기 아닌가?
이걸 그냥 넘겨야 할까, 뭐라고 해야하는 걸까?
"아이가 십대가 되기 전에 생활의 작은 규칙들과 질서를 훈련시키면, 이후 부모와 심대 자녀는 모두 사는 게 편해진다. 가르쳐야 할 때 가르치지 않는 것은 아이 인생에 부모가 모르고 저지르는 범죄행위와도 같다."
나는 저자의 충고대로 사춘기와 이불 개는 것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음을 이야기하고 억지로라도 시켰다.
요즘은 그놈의 스마트 폰 때문에 아들과 신경전이다.
다른 친구들 다 있는데 자기는 꾸진 폰이라서 왕따 당하는 느낌이라나, 친구들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스마트 폰을 꼭 사줬으면 좋겠단다.
스마트 폰은 아무리 좋은 이유를 끌어다 붙이더라도 십대 아이들에겐 백해무익의 골치덩어리다.
이런저런 이야기와 내가 사줄 수 없는 이유를 들지만 아이는 짜증을 냈다. 결국은 부모로서의 권위를 사용하는 수밖에.
'니가 부모의 집에서 살고, 부모의 보살핌을 받는 동안에는 부모의 말을 따라야 할 의무가 있다.'로 일단락 시켰지만 아이들은 아마 스마트 폰을 사줄 때까지 조를것이다.
여기서 저자는 충고한다.
십대들이 아무리 사춘기라고하나 아이들 앞에서 어른으로서의 권위는 절대 잃지 말라고 말이다.
부모가 권위가 없는데, 선생님 말이 무서울까? 그런 아이들이 교실에서 선생님과 맞짱을 뜨게 되고, 자라서 아이의 말만 듣고 학교로 찾아가 선생님을 아이들 앞에서 두들겨 패는 어른이 되는 것이다.
그렇게 자란 아이들이 법을 지키고, 도덕을 지키겠는가?
표지에 이런 문구가 있다.
"초4부터 중3까지 내 아이 사춘기가 끝나기 전 꼭 읽어야 할 책!"
초등 6학년이 된 아들이 욱하면서 일어섰는데, 녀석의 키가 나보다 더 크다.
팔씨름한다고 손을 잡았더니 나보다 힘이 더 세다.
그런 녀석이 흥분해서 덤빈다면하고 상상해본다.
녀석이 턱 아래에도 안 닿는 엄마, 아빠를 우습게 알기 전에 가르칠 건 가르쳐야겠다.
30여 년간 '십대들의 쪽지'를 발행해왔고 청소년 전문 상담가로 활동해온 강금주 선생님의 30년 내공이 고스란히 담긴 사례집이라 생각해도 좋을 책이다. 십대 뿐 만 아니라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미리미리 읽어두어도 좋을 책이다. 부모로서, 어른으로 아이들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지에 대한 바른 어른되기 지침서로도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 않아도 십대 아이들 키우는 엄마들이 모여서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하소연하는 지인에게 이 책을 추천해주었다.
나보다 더 명쾌한 답을 줄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