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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로 나온 넷우익 - 그들은 어떻게 행동하는 보수가 되었는가
야스다 고이치 지음, 김현욱 옮김 / 후마니타스 / 2013년 5월
평점 :
절판
"바퀴벌레 조선인, 구더기 조선인은 반도로 돌아가라1"
"짱개들을 도쿄만에 쳐넣어라!"
"한국인은 너희 나라로 꺼져라!"
집회 도중에 항의를 한 고령의 여성세게 욕설을 퍼부으며 집요하게 쫓아간 적도 있다.
" 이 할망구 얼굴 좀 보세요. 총코예요! 여러분, 얼굴을 잘 기억하세요. 길에서 우연히 만나면 패버리세요! 꺼져, 조센진!"
-125쪽-
'재일 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모임'
재특회는 애국, 반조선(남북한), 반중국, 반좌익을 표방하는 우익단체(일본내 우익도 욕한다)로, 궁극적으로 (조선인의-그들은 남북한 구분없이 조선인이라고 부른다)재일 특권 폐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재일 조선인의 특별 영주 자격, 조선학교 보조금, 생활보호 우대, 통명 제도(일본어로 된 이름으로 바꿈) 등을 말하는데, 이것은 다른 외국인과는 달리 재일 코리안에게만 주어지는 자격 및 우대들이라고 한다.
물론 일본내의 변호사들은 이것이 특권이 아니라 최소한의 보호조치에도 못 미치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 책의 저자 야스다 고이치는 오랜 시간 그들을 밀착 취재했다.
그들의 주장에 대한 허구성과 위험성에 대한 지적과 더불어 그들이 이런 활동에 매달리는 이유를 추적해두고 있는데 나는 그 대목에 더 시선이 간다.
일본내 우익마저 비판하고, 형식에서의 폭력성과 더불어 상대적인 약자에 대한 인종차별을 주장하는 모습이 유럽의 네오나치주의자들과 무엇이 다를까 싶다.
이 책에서 주목해야 할 또 한가지가 있다.
저자는 재특회 회원을 시위 현장에서 만났을 때의 모습과 따로 만나 인터뷰 할 때의 모습이 너무 다르다고 했다.
아주 예의바르고, 성장과정에서는 한 번도 주목 받아 보지 못했거나 거의 눈에 띄지 않은 소심한 성장기를 보냈으며, 직업적으로는 그들이 혐오해 마지 않는 조선인이나 중국인들과 같은 '사회, 경제적인 면에서 확고한 입지를 가질 수 없는 불안감과 박탈감을 가진' 사람들이란 것이다.
특히 주목해 봐야 할 것은 그들이 재특회의 주장을 접하는 통로가 인터넷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그런 주장에 대해 의문을 가지기 보다는 옳다고 너무 쉽게 긍정한다는 것이다. 재특회의 폭력적인 시위 동영상을 보면서 거부감이 생기지 않는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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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특회의 평소 시위 모습이라고 한다.
일장기와 머리띠, 구호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있는 모습이 낯설지가 않다.
그리고 이들의 주요한 특징 중 하나는 늘 카메라를 들고 동영상을 촬영한 후에 인터넷에 올리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그들의 주요 활동 무대는 인터넷이다.
그래서 넷우익이라 지칭된다.
'점점 악화되는 경제상황 속에서 이민자 배척을 주장하는 극우 조직의 대두는 유럽이나 미국에서도 일반적인 현상이며, 그런 의미에서 이미 재특회는 특수한 현상이라 볼 수 없기 때문이다.'라는 역자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오늘도 인터넷 커뮤니티를 도배하고 있는 종북좌빨이니 홍어,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비하 논쟁을 보면 우리 안에 든 재특회가 너무 선명하게 보인다.
저자는 재특회 회원들을 '당신의 이웃'이라고 표현했다.
나는 인터넷우익을 표방하는 재특회에서 풍기는 냄새가 너무 가까운 우리 이웃에서도 나는 파시즘이라는 사실이 두렵다.
나의 이웃이 아니라 혹시 내게도 반대편에 선 자들에 대한 증오의 또다른 이름 파시즘의 꿈틀대고 있는 것은 아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