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면 가께 한림 고학년문고 31
기시모토 신이치 지음, 강방화 옮김, 야마나카 후유지 그림 / 한림출판사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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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잠깐. 누구나 잘하는 일과 못하는 일이 있잖아. 내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수학 문제를 풀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야. 유타는 다른 사람에 비해서 못하는 것이 좀 많을 뿐이지." 

 

완벽한 100점짜리 인간은 없다.

하물며 아이들이 아닌가?

'자라는 아이들에게 문제가 없다면 그게 더 문제'라던 김용택 시인의 말이 생각난다.

 

어느 봄날, 5학년 3반으로 5학년이 되도록 글자도 못쓰고, 숫자도 못세는 지적 장애를 가진 유타가 전학을 온다.

5학년 쯤되는 아이들이 모인 교실이라면 매일매일이 전쟁터 같을텐데, 수업에 집중하지도 못하고, 아무때나 소리지르고, 떼쓰고, 제멋대로인 유타까지 가세한 그 교실 풍경이 어땠을지...

 

그래도 아이들은 유타와 좌충우돌하면서 서로 어울려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해나간다.

심장병을 가진 사유는 물을 무서워하는 유타에게 물과 친해지는 방법을 가르쳐주고, 아빠를 그리워하는 문제아 겐지는 늘 떼쓰는 유타를 도와주면서  아빠같은 친구가 되고, 언제나 권위적이던 교장 선생님은 유타로 인해 마음을 열게 되고, 선생님이란 직업에 대해 회의하던 미나미다 선생님에겐 교사로서의 사명감을 갖게해준 마법같은 일이 일어난다.   

 

만약에 유타 친구가 우리 아이 반에 전학을 온다면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날까?

 

대부분의 어른들은 노골적으로 싫어하고, 반대한다.

왜? 내 아이에게 피해가 갈까봐서.

 

완벽한 100점 짜리 인간은 없다. 

 

누구는 수학을 못하고, 누구는 지각대장이고, 편식쟁이고, 코파기 대장, 사춘기라서 남성호르몬 냄새를 어마어마하게 풍기기도 하고, 누구는 아토피를 앓고, 누구는 궁금한 게 너무 많아 수업 시간에 엉뚱한 질문을 쏟아낸다.

그래도 아이들은 그 교실에서 좌충우돌하지만 서로 어울려 함께 그리고 그럭저럭, 아주, 잘 살아간다.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처럼 말이다.

 

작가인 기시모토 신이치가 20여 년 교직 생활을 통해 보았던 아이들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녹여낸 작품이 '봄이 오면 가께'인듯하다.

 

유타는 결국 사유에게 약속했던 반칙으로한 일등이 아니라 친구들과 협동해서 이룬 달리기 진짜 일등을 선물하고는 전학을 간다.

그리고 보내온 편지 한통.

반 친구들이 돌아가면서 가르쳐준 글자로 쓴

 

"봄이 오면 가께

새싹 볼꺼야

고맙워

안녕

 

니시무라 유타"

 

편지와 함께 보내온 심장병을 앓고 있는 사유에게 보내겠다고 했던 풍선덩쿨 씨앗.

 

혹시 알고 계신가요?

풍선덩쿨 씨앗은 요렇게 하트가 있답니다.

유타가 유난히 풍선덩쿨을 사랑한 이유를 아시겠죠.

 

올 봄에는 저도 하트가 가득한 풍선덩쿨 씨앗을 심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봄이 오면 가께'의 유타를 생각하면서 말입니다.

 

<오마이 뉴스 김민수 기자 님의 포토에세이에서 빌렸습니다.>

 

****한우리 서평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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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 드로잉 노트 : 여행 그리기 이지 드로잉 노트
김충원 지음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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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벚꽃이 흩날리던 때. 

쌍계사  십리 벚꽃 그 길을 자동차로 달렸다. 

창 밖으로 머리를 내밀고 벚꽃으로 터널이 만들어진 그 길을 달리는 내내 나는 머리를 하늘로 향하고 연방 '아름답다' 환호했다.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그곳에 두고 올 수 없어 카메라에 열심히 담았지만, 이렇게 해보고 저렇게도 해봐도 카메라 앵글은 내가 원하는 풍경을 담아낼 수 없었다.

이럴 때, 이 아름다운 풍경을 그림으로 그려낼 수 있는 재주가 내게 없음이 얼마나 원통하던지.

 

바쁜 돈벌이에 쫓겨 가뭄에 콩나듯이 하는 여행이나마 훗날 추억삼아 보겠다고 카메라를 들면 남편이 늘 하는 말이 있다.

'인터넷이 당신보다 더 잘 찍은 사진이 넘쳐나는데 뭐할려고 찍나!'

내가 담고 싶었던 것은 내가 느낀 감동이고 추억인데, 돌아와서 카메라에 담긴 영상을 보면 늘 그느낌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김충원 교수님의 말마따나 '스케치 노트 안에 담긴 그림의 수준이나 내용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흔하디 흔한 카메라 대신 오직 나만의 시각으로 바로보고 느낀 현장의 이미지를 내 손으로 담아내는 것이고, 그 일이 대단히 즐겁다는 사실을 느끼는 것' 이다.

 

나이가 들어서일까, 요즘은 아침 운동하면서 본 햇살, 앙상한 가지만 남은 자작나무 숲, 바람에 일렁이는 대나무, 봄날 우리 엄마 생각나게 하는 찔레꽃, 우리집 마당에 있는 무화과 나무에 앉은 동박새, 예전 둘째가 선물했던 노란 미나리아재비꽃이 핀 강변을 머릿속이 아니라 하얀 스케치 북에 담고 싶은 욕망이 커지고 있다.

 

아뿔사, 내겐 그 풍경을 담을 만한 그림 솜씨가 없네.

학교 다니던 그 시절 미술 시간외에 그림에 대해 배운적도 배워보려고 한 적도 없으니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르겠다.

 

'어설프고 비뚤거리는 나의 그림에 만족하고 겸손해지자. 그렇게 한 발 한 발 내딛다 보면 '여행 스케치'는 당신의 삶을 더욱 세련되고 의미있게 민들어 주고,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산, 누구도 훔칠 수 ㅇ벗는 당신 안의 창조적이 문화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시작하자, 바로 지금...' 이라는 김충원 교수님의 충고대로 더 늦기 전에 시작해 보려고 한다.

 

이지 드로잉 노트 '여행그리기'가 이끄는 대로 따라해 본다.

 

 

준비물은 4B 연필 한 자루와 김충원의 이지 드로잉 노트 여행 그리기 한 권이면 끝.

 

 



 

선긋기로 시작된다.

(아무래도 내손이 고장인 모양이다. 밑그림이 있는 그 위를 따라 그리는건데도 저렇게 비뚤하게 선이 그어지는걸 보면)

 

 

패턴을 반복하는 연습

(은근과 끈기를 요하는 단순 작업인데 은근히 집중해야 된다는거)

 

 

 

드디어 나무를 그려봤다.

(물론 옆에 있는 김충원 교수님의 그림을 보고 선만 그린거지만 나름 뿌듯하다.)

 

 

 
 
혼자서 하라고 하면 절대로 못하겠지만 이렇게 반은 만들어둔 그림을 따라 그리는 거니깐 나도 곧 따라잡을 수 있을거란 기대를 가지고...

 

 

 

 
 
이지 드로잉 노트가 하라는 대로 따라 하다보면
오래지 않아, 이렇게 내가 가고픈 카페도 그릴 수 있고, 내가 살고 싶은 집도 그릴 수 있는 날이 오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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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려라 아가리 - 홍세화, 김민웅 시사정치쾌담집 울도 담도 없는 세상 2
홍세화.김민웅 지음 / 일상이상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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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아가리를 여셨군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대선, 1년이 지났다.

박 정권의 실패를 두고 홍세화 선생님 처럼 이렇게 용기있는 평가를 내린 정치인이 있었을까?

겨우 몇 줄의 트윗만 올려도 벌떼처럼 달려들어 그 옳고 그름에 대해선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무조건 '종북좌빨'의 딱지 붙이기 바쁜 세월인데.

 

역시 홍세화, 김민웅 두 분은 간이 크십니다.

(어쩌면 두 사람이 SNS 상의 지명도나 대중성이 조국이나 공지영 같은 사람들보다 스타성이 좀 떨어지는 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이정도 발언이라면 트윗계의 ATM기로 대변(?)되는 그 듣보잡 씨가 물고 뜯을 만도 한데 잠잠한 것을 보면 말이다.)

 

내가 주목한 부분은 이렇다.

 

1. 박의 1년은 철저하게 실패했고 평가한다.

   선거용 거짓공약은 그 태생부터가 실패할 수 밖에 없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경제민주화, 그런건 없다. 

   3년 후? 그들은 자기 주머니에서 잔돈푼 꺼내는 것도 아까워하는 치들이다.

  (나도 동감한다. 창조경제? 그런건 그분 머리 속에도 없다. 그러니 찾지 마라.)

 

2. 진보 진영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이다.

   선거 때만되면 부르짓는 연합.

   무분별한 연합의 비극을 통진당이 너무나 잘 보여주고 있지 않는가?

   이번 철도노조 사태를 보면 민주노총 중심의 노동운동이 나가야 할 길에 대한 홍세화 선생님의 지적이 옳다고 본다.

   지금과 같은 대기업 정규직 노조 중심의 노동운동은 위험하다.

  (나는 이번 철도노조 파업을 지켜보다가 막판에 내가 팽 당한 기분이었다. 그럼 민주노총은 어느 정도였을까?)

 

그렇다면 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의 미래는 어떻게 열어야 하는 것일까?

교육과 언론의 혁명에 답이있다고 하신다.

 

시사하고도 정치 쾌담집이다.

보수진영에 대한 것이든 진보진영에 대한 이야기든 눈치보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한다.

어려운 전문 용어를 쓰지 않아 좋다.

꼬투리 잡힐까 에둘러 이야기하지 않고 정곡을 찔러주니 시원하다.

그래서 쾌담집인 모양이다.

 

왜 정치판 이야기하면서 이정도의 입도 열지 못하고 있는가?

아가리만 닫은게 아니라 눈과 귀마저 닫혀서는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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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여 바다여 1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10
아이리스 머독 지음, 안정효 옮김 / 문예출판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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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있는 그대로의 상대를 객관적으로 평가하지 못한다.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기 때문이다.
- 우에키 리에 -  

 

'결혼이란 너무 많은 참혹함을 수락하도록 만드는 일종의 세뇌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결혼한 다음에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지저분해지고, 추해지고, 매력을 잃는가. 나는 다만 그 참혹함을 벗어났다고 생각하며 기쁨을 얻기 위해서 때때로 그 참상을 머릿속에 그려본다.--80

 

성공한 유명 연극인이었던 찰스는 은퇴 후 한적한 바닷가 마을에서 첫사랑 하틀리와 재회한다.

번잡한 도시와 화려하게 가면속 연예계 생활에서 벗어나 한가로이 바다 수영을 만끽하고 자신의 삶을 기록하고자 했던 평화가 파탄나는 순간이다.

어쩌면 가장 순수하게 사랑했을지 모를 첫사랑의 여인.

자신을 무참히 버렸던 그녀는 비쩍마른 몸에, 얼굴은 쭈글쭈글한 주름 투성이에 화장조차 제대로 먹어주지 않고, 옷차림새 마저 후줄근한 그다지 행복해 보이지 않는 늙은 노인의 모습으로 그 앞에 나타났다.

 

"그녀는 행복하지 않다." 

 

10대와 20대를 통틀어 사랑했던 첫사랑의 그 사람을 세월이 제법 흐른 후에 우연히 만났다.

 

"잘 사니?"

"그럭저럭. 너는?"

"늙어서 애 키우느라 정신없이 산다."

 

'그는 행복하지 않다.'

 

찰스가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과 결혼한 그녀의 결혼이 행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오판했듯이 나 역시 내가 아닌 다른 사람과 결혼한 그가 행복하지 않을 것이란 착각에 빠졌다.

왜냐하면, 나의 결혼 생활에 그닥 행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의 결혼이 불행하니 그의 결혼도 불행하지 않을까? 아니야, 그는 지금 불행해.

 

나와 찰스는 어디가 다른가?

우리는 왜 타인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을까?

 

찰스는 왜 자신에게 무조건 적으로 헌신하며 사랑해 준 클레멘트와 로시나, 사촌 제임스를 신뢰하지 않았을까?

 

'인간의 허영과, 질투와, 탐욕과, 비겁함은 다른 사람들을 함정에 빠뜨리기 위해 얼마나 수많은 치명적인 원인들의 구덩이를 파놓는가.'-387-

 

쉽지 않는 소설이다.

묵직한 소설이다.

나의 허영과 질투, 탐욕, 비겁을 돌아 본다.

 

나는 불행했던 날들보다 행복했던 날들이 더 많다.

 

 

___한우리 북카페의 지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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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별일 없이 산다 탐 청소년 문학 11
강미 외 지음 / 탐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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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7시 30분 '0'교시 수업을 위해 새벽 6시면 등교 준비를 해야하고, 빈 속으로 시작한 학교에서 점심과 저녁을 먹고, 10시 30분 야자가 끝나자 마자 교문 앞에 대기중인 학원 셔틀버스에 몸을 실어야 하고, 밤 2시 과외까지 끝내야 겨우 집으로 돌아 올 수 있는 아이들.

 

하루하루가 어찌나 정신없이 흘러가는지.   

 

아이들은 무엇을 위해 이렇게 쳇바퀴 돌듯 정신없이 살아가는 것인가?

 

'왜?'라는 아이들의 물음에 어른들은 '대학만 가면 다 돼!'라고 대답한다.

정말 대학만 가면 모든게 다 되는 걸까?

대학 못가면 모조리 '낙오자'가 되는걸까?

 

묻고 싶다.

자신을 꿈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모든게 해결된다는 그 대학이라는 관문을 통과하신 어른들!

대학갔더니 모든게 다 되던가요?

별일 있게 살고 계신가요?

그래서 행복하신가요?

 

 

아침 8시면 대문을 나서시고, 오후 4시 30분이면 집으로 돌아오시어 냉장고를 뒤져 간식을 챙겨 드시고, 컴퓨터 앞으로 직행, 두어 시간을 게임에 몰두하신 후, 몰려드는 피곤함을 털어버리기 위해 달칙한 오수를 한 시간쯤 누리신 후, 저녁을 드시고는 무료함을 달래시기 위해 책장에 있는 아무 책이나 손에 잡히는 대로 뽑아 들고는 휘리릭 대충 뒤적이시다가 잠자리에 드시는 아주 간 큰 중학교 3학년 나의 아드님.

 

하루하루가 어찌나 '별일 없이' 술술 흘러가는지.

 

"어이, 청소년! 너무 대책없는거 아냐?"

"엄마, 기다려 주신다면서요. 저도 언젠가는 진짜 제 꿈을 찾을거예요."

 

이삿짐 센터를 하는 아버지를 대신해 이삿짐을 나르는 '영재는 영재다'의 영재에겐 공부보다 어쩌면 그 일이 '타고난 저마다의 소질'일 수도 있지 않을까?

내가 10대 청소년이던 그때 그시절, 서태지가 없었다면 우린 어쩌면 학교에서 질식사했을지도 모른다. 소빈이와 다빈이에게 에이뿔은 산소같은 존재요, 그녀들의 장기를 200%로 뻥튀기해주는 신같은 존재일지도 모른다.

자신의 소질과 꿈을 아주 일찍 찾지 못했어도 냉장고에서 말라가던 유자로 마들렌을 만들다가 문득 가슴 설레게 하는 꿈을 발견하더라도 그것이 전혀 늦지 않다는 사실을 '유자마들렌'의 지수 뿐만 아니라 우리 어른들도 알았으면 좋겠다. 

 

 

'별일없이 산다고 그 삶이 실패한 것은 아니구나!' 

 

 

____한우리 북카페 지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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