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도 합시다
이철희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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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진보라고?"

 

두문불출의 앞글자를 따 만들었다는 두문정치전략 연구소 소장, JTBC '썰전'에서 강용석과 맞짱 뜨며 시원한 돌직구를 날려주는 정치 평론가라기 보다는 시사평론가가 아닐까 싶은  이철희 소장의 '뭐라도 합시다'를 읽는 내내 내가 가지는 의문이다.

 

그렇다.

이철희 소장은 이책 '뭐라도 합시다'에서 대한민국 정치를 분석하면서 민주당을 '진보'라 분류하고, 박원순을 진보라 부른다.

그러니 나처럼 그들이 진보라 불리는 것이 아주 많이 불편한 독자라면 이책은 아주 많이 불쾌한 책이다.

 

그러나 6.4 지방 선거를 앞두고 지난 대선과 같은 결과를 보고 싶지 않은 독자, 선거란 것은 자고로 1원 1표가 아니라 1인 1표라 생각하는 독자들, 지방 선거에서 우리 시의 '시정'을 바꾸는 게 아니라 '시장의 얼굴' 내지는 '정당'의 간판이라도 바꾸고 싶은 독자, 벌써부터 대선을 꿈꾸며 무성한 소문을 끌고 다니시는 무성 씨나, 늘 새정치를 보여주겠다고 강단을 부리시나 도통 새로움을 보여주지 못하고 계시는 철수 씨, 내 금쪽같은 한 표를 혹여라도 도둑맞을 새라 꼭꼭 접어 투표 함에 넣어주었으나 부정한 자들에 의해 대권을 도둑맞고는 민주당에서 조차 팽당하게 생긴 재인 씨, 정말 서울 시장 재선에 이어 대선까지 나갈지가 궁금한 원순 씨 같은 류의 여의도 정치가 궁금한 독자들이라면 이 책이 무척 유익할 것이다.

 

이 책을 읽다가 박장대소한 부분이 있다.

"아무도 모르는 세 가지가 있다. 김정은의 속내,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 박근혜 대통령의 창조경제가 바로 그것이다."라는 대목이다.

 

아, 나만 그리 생각하는 게 아니구나!

 

나는 궁금타.

"이철희 소장님, 정말 대한민국에서 미국과 같은 양당 정치가 맞을까요? "

"정말 민주당이 보수의 반대편에 서서 진보의 이익을 실현할 수 있다고 보시나요?"

 

이런 의문을 가진 독자라면,

김어준 총수의 '닥치고 정치'가 더 유익할 것이고,

말도 안되는 소리란 의견을 가진 독자라면,

홍세화 선생님의 '생각의 좌표'를 읽어보시길 권한다.

 

이 책이 내내 불편했으나 에필로그의 '선거주의'에 관한 이철희 소장의 고민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혹시 이 책이 불편한 독자라하더라도 마지막 에필로그는 꼭 읽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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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사유 - 실천하는 교사, 깨어있는 시민을 위한
함영기 지음 / 바로세움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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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우리집 아이들은 모두 1학년이 됐다.

제일 큰 녀석은 고등학교 1학년, 둘째는 중학교, 막내는 초등학교.

 

이제 막 초등학생이 된 막내의 하교를 위해 교문 앞에서 기다리다 보면 엄마들끼리 주로 나누는 이야기가 무슨 학원을 보낼 것이냐, 무슨 학습지를 하느냐이다. (우리 막내의 관심사는 어떻게 하면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실컷 놀기인데 아이들이 죄다 학원 간다고 다 가버리고 운동장에는 늘 녀석 뿐이다. 황당해하는 우리 막내의 표정이라니...)

 

중학생이 된 둘째의 주요 관심사는 시끄럽지 않게 주먹짱을 먹는 것이다. (우리집에서 제일 정상인 녀석이라고 본다.) 그런데 아이 친구 엄마들은 좀더 공부하는 학교에 보내지 못한 것에 온통 불만이다. 미리부터 분위기를 잡아놔야 한단다. 왜? 좋은 대학에 가려면.

 

고등학생이 된 큰 아이는 입학 다음날부터 아침 7시 50분까지 등교해서 야간자율학습을 9시까지 하고 집으로 돌아온다.

가족 중에서 가장 일찍 집을 나서 가장 늦게 집으로 돌아오는 대한민국 표준 고딩이가 된 것이다.

녀석이 야자 시간에 읽겠다며 소설책 한 권들 들고 갔다. (우리도 웃긴다고 생각했다. 야자 시간에 문제집이 아니라 소설책이라니. 우리 아들 얼마나 멋진가!) 그것을 본 선생님이 십분만 읽고 공부하라고 했단다. 그리고 다음 날은 실컷 잤단다. (이런 아이들까지 왜 학교에 남으라고 하는지 늘 궁금타.)

 

자, 그렇다면 우리 아이들이 대한민국의 교육과정대로 학교를 다니면 자신의 꿈을 이루어 갈 수 있을까?

 

입학하자마자 치른 진단평가, 입시는 아직 3년이나 남았는데 벌써 입시생 같은 살벌한 분위기의 교실, 내가 보고 싶은 공부는 덮어두고 교과공부만 해야하는 학교, 조별로 평가되는 수행평가에 좋은 점수를 못받게 했다고 찐따가 되는 아이, 토요일과 일요일까지 몰려있는 선행 학습을 위한 학원 순례....

 

아이들이 꿈을 꿀 수 있는 시간이 없다.

니가 꿈타령이나 하고 있을 시간에 너의 경쟁자들의 책장이 넘어간고 적어 둔 급훈이나 꿈은 대학가서 꾸라던 선생님들의 금쪽같은 훈화말씀이 아니어도 이제 아이들은 그런 꿈도 못꿀 지경이 됐다.

 

이제 우리나라 학생들의 80% 대학을 간다고 하니 가히 대한민국은 대학 천국임이 분명하다.

그럼, 대학만 가면 경쟁은 끝일까?

무슨 말씀을.

학점 전쟁, 취업 전쟁, 승진 전쟁, 명퇴 안 당하기 전쟁.....

 

신자유주의는 국가간의 무역이나 기업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이젠 교육 분야 마저 신자유주의 광풍에 휘둘리고 있지 않는가?

대학의 서열화에 발 맞추기 위해 평준화되었던 고등학교 마저 서열화를 보라.

 

나는 대한민국 교육정책의 가장 큰 기준을 '아이들의 전인적 발달을 위한 교육 공공성의 확보'라고 보는 저자의 의견에 크게 공감한다.

대한민국에서 존경도 받으면서 최고로 짭짤한 장사는 뭐니뭐니 해도 교육사업이라는 농담 아닌 농담이 있다.

2012년 우리나라의 총사교육비는 19조 원을 넘었고, OECD국가 중 GDP 대비 7.6%의 가장 높은 교육비를 지출하고 있으며, 그 중 1/3은 사교육비로 충당된다.​ 사교육비 비율은 GDP 대비 OECD국가의 평균 시교육비 비율은 0.9% 우리나라는 2.8%로 3배나 된다.

의무교육을 표방하는 대한민국의 공교육 공간에 마져 시장의 개념이 도입되면서 교육 기회의 독점과 양극화의 심화라는 결론에 도달할 것이다.  ​

결국 할아버지의 재력과 아버지의 경제력이 아이의 미래를 결정한다는 말을 증명하는 것이 된다.

사교육을 줄여주겠다며 의욕있게 시작한 교내 방과후 수업은 학교 교실을 사교육 업체에 대여하는 이상도 이하도 아닌 정책이 되어버렸고, 아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어야 할 선생님은 서류더미에 묻혀버렸다. 교장 선생님의 의욕에 찬 새로운 시도는 성과급에 눈이 먼 행동으로 비쳐보이고, 조변석개하는 대학 입시정책은 선생님도 몰라, 학부모도 몰라, 그냥 사교육 전문가들에게 의지하지 않으면 안 되는 못 믿을 정책이다. 

교사로 교육현장에서의 느끼고 겪었던 오랜 고민과 오마이 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면서 대한민국 교육의 문제에 대한 연구와  대안까지 깊이 있게 연구한 흔적이 '교육 사유'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함영기 선생님의 '교육 사유', 이 책이 대한민국 교육문제를 다룬 많은 책들 중에 유독 눈에 띄는 이유는 나와 같은 순수 교육 수요자로서의 입장만으로 쓴 책이 아니란 점이다.

교육 수요자로써 내가 가장 코미디라고 느끼는 제도는 계약직 교사제도(선생님도 비정규직으로 대학강사처럼 여러 학교로 뛰어야 하는 메뚜기 족이 되어버렸다. 내가 다음에 어느학교로 갈지도 모르는데 애들이 눈에 들어올까?), 독서이력제(이걸 위해 아이들은 읽지도 않을 책을 빌리고 또 빌리기를 무한 반복한다. 그 결과 어느날 책보기를 돌같이 하는 둘째가 상품권까지 떡하니 받아왔다는 놀라운 일이 있었다. 성과급이 뭣같이 나왔다나 뭐라나.)와 교원평가제(나는 얼굴도 모르고 들어보지도 못한 수업과 그 선생님을 점수로 평가하는데 60점 이하에 체크하면 그 선생님은 낙제한다. 그래서 학교측에선 미리 귀뜸도 해준다. 점수 잘 주시라고, 이게 뭔 교육정책이란 말인가?)인데​ 교사들 입장에서도 역시나 교육행정가들의 탁상행정이라고 보는 모양이다.

현장에서 직접 겪고 있는 교사의 입장에서의 교육 정책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과 교육 ​혁신에 대한 대안에 공감한다.

둘째의 학교 수업 참관을 간 날, 사흘에 피죽 한 그릇도 못 먹은 듯 힘없고 의욕없는 선생님의 수업을 듣고 있는 반 아이들도 어깨가 축 쳐진 것이 나는 겨우 한 시간이었지만 우울증 걸리는 줄 알았다. 

그 교실의 아이들은 학교가 행복했을까 늘 궁금했다.

 

"교사가 행복해야 학생들의 전인적 발달을 담보할 수 있다'는 함영기 선생님의 지론에도 격하게 동의한다.

아이들도, 선생님도, 학교도 모두 행복한 대한민국 교육의 내일을 '교육 사유'를 통해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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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 팬티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7
투페라 투페라 글.그림, 김미대 옮김 / 북극곰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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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책이 팬티를 입고 있어요!"

 

 

 

 

 

유아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동물 캐릭터는 단연 곰입니다.

아이들이 곰을 좋아하는 이유는 몽실몽실한 털이나 동글동글한 몸매, 그리고 순해 보이는 까만 눈이 유아 시기의 아이들 자신과 많이 닮아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곰이 나오는 책 또한 아이들이 참 좋아하나 봅니다.

 

도서출판 북극곰이 만들어낸 북극곰 '코다'시리즈의 주인공 '코다'는 우리 아이들마냥 진짜 안아주고 싶을 만큼 이쁘더군요.

'곰돌이 팬티'의 주인공 곰돌이 역시 동그란 몸에 까만 역시 동그란 눈과 동그란 코가 마치 우리 아이들의 똘망똘망 호기심 가득한 얼굴을 보는듯이 친숙한 이미지 입니다.

 

 

 

 

빨간 팬티를 입는 우리 곰돌이.

오늘 팬티가 없어졌다네요.

잉잉....팬티를 찾고 싶어요.

그때 친구 생쥐가 도와주겠다고 나섭니다.

 

 

 

 

 

앗, 저기 맛있는 사탕, 도넛, 케잌이 가득한 팬티가 있네요.

그런데 곰돌이 팬티는 아니래요.

그럼 누구 팬티일까요?

 

아이와 상상해봅니다.

먹을게 잔뜩 있는걸보면 분명히 먹는거 좋아하는 동물친구일꺼야!

그럼 누굴까?

돼지요!

딩동댕동 정답입니다.

 

 

 

 

 

그럼, 줄무늬 팬티는 누구꺼, 물방울 무늬는 누구, 당근이 있는 팬티는 누구꺼....

 

과연 곰돌이 팬티는 어디있는 걸까요?

마지막 반전을 남겨둔 결말에 책을 읽어주던 저도 옆에서 책에 푹 빠져 함께 보고 있던 저희 아이도 깔깔깔 웃고 맙니다.

 

아이가 저녁에 씻고 나와서 팬티를 고르는 녀석의 표정이 자못 진지합니다.

아무래도 '곰돌이 팬티'에 나오는 동물들의 팬티와 비교해보는 모양입니다.

팬티를 뒤적이더니 하나를 골라들고 빙그레 웃습니다.

'엄마, 파란색이고 뽀로로가 있는 팬티 내꺼니깐 형아꺼랑 바꾸지마!'

 

그림 속에 등장하는 팬티의 주인공을 추리하면서 함께 책장을 넘기는 재미가 솔솔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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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쥐팥쥐전 빛나는 우리 고전 그림책 시리즈 6
권순긍 지음, 김종도 그림 / 장영(황제펭귄)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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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 출판사에서 만든 빛나는 우리 고전 시리즈로 장화홍련전, 전우치전, 토끼전, 옹고집전, 장끼전에 이어 이번에는 콩쥐팥쥐전이 요렇게 이쁘게 나왔습니다.

 

 

 

 

내용이야 물론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지요.

 

친어머니의 죽음으로 새롭게 가족이 된 새어머니와 팥쥐의 행패가 심합니다.

 

(저는 팥쥐가 너무 심술궂게만 그려진 기존의 책들이 좀 부담스러웠는데 이번 장영 출판사에서 콩쥐팥쥐전의 그림을 그린 김종도 선생님이 팥쥐를 지나치게 희화화 하지 않고 조금은 현실성있게 그려서 마음에 듭니다.)

 

 

 

 

콩쥐의 여러 시련에 엄마가 읽어주는 책을 보는 저희 막내도 자기가 마치 콩쥐가 된 냥 인상을 찌푸립니다.

 

이제 콩쥐는 여러 동물들과 선녀의 도움으로 시련을 이겨내고 고을 원님(이 책에서는 전라감사로 나옵니다.)과 결혼하게 되지요.

기존의 콩쥐팥쥐전은 대부분 이렇게 끝이 났습니다.

 

여기까지 읽으면 서양의 신데렐라 이야기와 내용과 구성 면에서 아주 흡사한 점이 참 재미있어요.

서양에서도 서로 다른 가족간의 결합이 쉽지 않은 모양입니다.

그러나 신데렐라와 결정적으로 다른 부분은 콩쥐가 결혼하면서 해피 엔딩을 맞는게 아니라 또다른 갈등이 시작된다는 점이지요.

 

장영 출판사가 이번에 펴낸 콩쥐팥쥐에선 본격적인 이야기는 이 다음입니다.

 

콩쥐의 행복을 시샘한 팥쥐 모녀로 부터의 시련이 이어집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자신들이 뿌린 대로 거두게 되지요.

(원전에선 팥쥐의 시신은 소금에 절여 젓갈 단지에 담겨 그 엄마에게 전해집니다. 무시무시한 이야기지요.)

물론 장영의 책에선 그렇게 까지 잔인하게 그려두진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아이들이 읽는 책이란 점을 고려한 결말인 듯합니다.

 

지난 해 초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아침 책읽어주기 '봉사를 할 때 선녀와 나뭇꾼 이야기를 알고 있는 아이들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가 당연히 알고 있을 것이라 여겼던 전래동화 조차도 모르는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아무래도 전래동화는 낱권의 단행본 보다는 전집으로 출판된 경우가 많아서 그런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하긴 우리집에 있는 ㅅㅅ출판사의 전래동화 전집으로 말할 것 같으면 내용도 그림도 너무 조잡해서 읽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토끼전, 흥부와 놀부, 심청전, 나뭇꾼과 선녀처럼 이정도는 알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책은 내용 전달만 되도 좋겠다 싶은 마음으로 읽어주는 것으로 그칩니다.)

 

그런 점에서 장영출판사의 '빛나는 우리 고전' 시리즈는 단행본이란 점에서도 아주 반가운 기획입니다.

더우기 내용면에서도 원전에 충실합니다.

(빛나는 우리 고전 시리즈 6권 중에서 장끼전, 옹고집전, 콩쥐팥쥐전 까지 3권이 우리집에 있네요.)

 

이제  초등학교 1학년이 된 막내 녀석에게 읽어주었더니 아주 넋을 놓고 듣습니다.

 

이 정도 반응이라면 2014년도 '아침 책읽어주기'는 꼭 장영의 '콩쥐팥쥐전' 로 시작해야겠습니다.

 

아이들에게 우리 전래동화를 보여주고 싶은 분들이라면 얼른 펼쳐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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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글자 수프 먹는 날 모퉁이책방 (곰곰어린이) 27
호세 A. 라미레스 로사노 지음, 파블로 오테로 그림, 정미화 옮김 / 책속물고기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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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토토가 만들어주는 글자 요리 먹고 싶다!!!! 

 

세상에서 가장 특별하고도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내는 것이 꿈인 거리 소년 토토.

그런데 토토는 글자도 읽을 줄 모르고 집도 없고 직업도 없는 거지 소년인데 어떻게 요리사가 된다는 말일까요?

어느 날 우연한 기회에 글자를 읽을 수 있게 된 토토는 드디어 자기만의 특별한 요리법을 개발했습니다.

바로 요리법을 글자로 쓰고 그 글자가 써진 종이를 먹기만 하면 된다네요.

 

토토의 요리법으로 말하자면 정말 세상에서 가장 특별하고, 맛도 좋고, 돈도 안 들어 아프리카의 굶주림까지 해결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토토의 글자 요리를 원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토토도 현대 스피드 사회에 맞게 변해갑니다.

손으로 직접 쓰던 요리법 대신 대량 생산이 가능한 복사기로 요리법을 마구마구 복사해내는 겁니다.

누군가를 생각하면서 그 사람만을 위한 특별한 요리를 만들던 토토의 요리법이 마구 복사되어 만들어지면, 그 요리에 담겼던 특별함도 그대로일까요?

 

막내가 몸이 몹시 아픈 어느 날, 엄마가 끓여준 죽이 먹고 싶다고 해요.

그래서 죽 전문점에서 파는 죽을 사다 주었지요.

한 숟가락 먹다 말고 녀석이 자기가 원하는 죽이 아니랍니다.

자기가 먹고 싶은 죽은 엄마가 전에 끓여 주던 아무것도 안 넣은 하얀 죽이랍니다.

그건 남은 밥이 말라서 그냥 먹을 수 없어 물 넣고 대충 끓인 거였는데.

결국 급하게 흰 밥을 짖고 그 밥을 넣어 폭 끓였더니 고소한 냄새가 폴폴 풍기는 맛있는 죽이 되었고, 녀석은 그걸 정말 맛있다고 한 그릇 뚝딱 해치웠습니다.

요즘도 가끔 그 죽이 먹고 싶다고 합니다.

'엄마가 나 생각하면서 만들었지 ' 하면서요.

 

요리란 것도 그런 마음이 담겨야 하나 봅니다.

 

오늘 저녁엔 도대체 뭘 먹어야하나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네요.

'오늘은 글자 수프 먹는 날'의 토토의 비법을 베껴보고 싶습니다.

 

자, 오늘 우리집에선 주꾸미와 쇠고기를 빨간 고추장 양념에 살짝 버무리고, 불판에 호일을 깔고, 불판이 잘 달궈지면, 양념된 주꾸미와 쇠고기에 양파와 당근을 넣고 지글지글 볶아서 봄동 배추에 쌈을 싸서 먹는다.

 

토토처럼 이렇게 종이에 적어서 씹으면 그 맛이 그대로 전해진다면 와우, 정말 좋을텐데.....

 

 

****한우리 서평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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