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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글자 수프 먹는 날 ㅣ 모퉁이책방 (곰곰어린이) 27
호세 A. 라미레스 로사노 지음, 파블로 오테로 그림, 정미화 옮김 / 책속물고기 / 2014년 2월
평점 :
나도 토토가 만들어주는 글자 요리 먹고 싶다!!!!
세상에서 가장 특별하고도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내는 것이 꿈인 거리 소년 토토.
그런데 토토는 글자도 읽을 줄 모르고 집도 없고 직업도 없는 거지 소년인데 어떻게 요리사가 된다는 말일까요?
어느 날 우연한 기회에 글자를 읽을 수 있게 된 토토는 드디어 자기만의 특별한 요리법을 개발했습니다.
바로 요리법을 글자로 쓰고 그 글자가 써진 종이를 먹기만 하면 된다네요.
토토의 요리법으로 말하자면 정말 세상에서 가장 특별하고, 맛도 좋고, 돈도 안 들어 아프리카의 굶주림까지 해결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토토의 글자 요리를 원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토토도 현대 스피드 사회에 맞게 변해갑니다.
손으로 직접 쓰던 요리법 대신 대량 생산이 가능한 복사기로 요리법을 마구마구 복사해내는 겁니다.
누군가를 생각하면서 그 사람만을 위한 특별한 요리를 만들던 토토의 요리법이 마구 복사되어 만들어지면, 그 요리에 담겼던 특별함도 그대로일까요?
막내가 몸이 몹시 아픈 어느 날, 엄마가 끓여준 죽이 먹고 싶다고 해요.
그래서 죽 전문점에서 파는 죽을 사다 주었지요.
한 숟가락 먹다 말고 녀석이 자기가 원하는 죽이 아니랍니다.
자기가 먹고 싶은 죽은 엄마가 전에 끓여 주던 아무것도 안 넣은 하얀 죽이랍니다.
그건 남은 밥이 말라서 그냥 먹을 수 없어 물 넣고 대충 끓인 거였는데.
결국 급하게 흰 밥을 짖고 그 밥을 넣어 폭 끓였더니 고소한 냄새가 폴폴 풍기는 맛있는 죽이 되었고, 녀석은 그걸 정말 맛있다고 한 그릇 뚝딱 해치웠습니다.
요즘도 가끔 그 죽이 먹고 싶다고 합니다.
'엄마가 나 생각하면서 만들었지 ' 하면서요.
요리란 것도 그런 마음이 담겨야 하나 봅니다.
오늘 저녁엔 도대체 뭘 먹어야하나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네요.
'오늘은 글자 수프 먹는 날'의 토토의 비법을 베껴보고 싶습니다.
자, 오늘 우리집에선 주꾸미와 쇠고기를 빨간 고추장 양념에 살짝 버무리고, 불판에 호일을 깔고, 불판이 잘 달궈지면, 양념된 주꾸미와 쇠고기에 양파와 당근을 넣고 지글지글 볶아서 봄동 배추에 쌈을 싸서 먹는다.
토토처럼 이렇게 종이에 적어서 씹으면 그 맛이 그대로 전해진다면 와우, 정말 좋을텐데.....
****한우리 서평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