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나를 불러요 다릿돌읽기
정진 지음, 이민혜 그림 / 크레용하우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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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이쁜 아가씨는 전교생이 6학년 까지 다 합쳐도 서른네 명밖에 안되는 강원도 태백의 아주 작은 초등학교에 다니는 4학년 문이랍니다.
 
요리사가 될지, 간호사가 될지, 가수는 또 어떨까요.
아, 경찰은 어때요?
기자도 멋질텐데!
 
정말 우리 문이는 앞으로 어떤 꿈을 키우게 될까요?
 
 
엄마 없이, 아빠는 서울에서 돈 버느라 문이를 키울 수 없어 태백에 있는 할아버지와 할머니랑 살고 있는 문이는 하루하루가 짜증나고 재미없습니다.
 
하긴 이런 시골에 무슨 재미있는 일이 있겠어요.
 
선생님이 독후감 숙제를 내주셨습니다.
문이에겐 아주 큰일입니다.
도서관에서 책제목만 봐도 어지럼증이 생길 정도인데 독후감을 어떻게 쓴단 말입니까!
 
벌로 쓰는 독후감이지만 얼떨결에 쓴 독후감이 칭찬을 받게 되면서 문이에게도 변화가 찾아옵니다.
바로 책과 친구가 된 것이지요.
그렇게 책을 통해 문이에게도 꿈이 생깁니다.
 
글쎄, 과연 문이의 꿈은 무엇일까요?
 
 
문이를 보니 옛생각이 납니다.
저도 문이처럼 아주 작은 시골에서 어린시절을 보냈거든요.
문이에겐 도서관이라도 있었지만 저희 때는 겨우 학급문고라고 해서 교실 한켠에 낡고 오래된 책 몇권이 있는게 교과서 이외에 볼 수 있는 유일한 책이었습니다.
지금의 문이처럼 학교에도 도서관이 있었다면 저는 어쩌면 '꿈이 나를 부르는'데로 이끌려 지금과는 다른 삶을 살고 있을지도 모르지요.
 
누군 꿈을 꾸지 말라고 조언하기도 합니다.
우린 꿈이라고하면 너무 근사하고, 대단한 직업이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인듯합니다.
 
꿈이라고 부르지 않아도 좋습니다.
하고픈 일이라고 불러도 좋고, 열망이라고 불러도 좋습니다.
무엇이라고 부르든 그래도 내 가슴을 뛰게 하는 무언가를 마음에 담아 둔다면 어쩌면 살아가는 동안 우리가 더 행복하진 않을까요?
 
문이처럼 가슴을 설레게하는 그 무엇을 찾아 도전하는 아이들이 더욱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정진 작가가 쓴 '꿈이 나를 불러요'의 문이처럼, 책을 통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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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너머 1318 그림책 2
이소영 글.그림 / 글로연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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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영 작가가 머리와 몸이 따로따로 사는 이들을 위해 그림으로 전하는  철학 책.

 

 

 

 

아침이면 아이들 깨워서 학교 보내고, 남편 보내고, 청소하고, 빨래하고, 식은 밥에 물 말아 한 술 뜨고, 읽다만 책 몇 장 보다가, 애 데리러 가고, 토요일과 일요일이면 새벽부터 아이들 먹을거리 챙겨두고 일터에 갔다가 파김치가 되어 늦은 저녁 집으로 돌아오자말자 옷도 못갈아 입고 식구들 저녁 챙기고, 폭탄맞은듯한 집 정리하고, 아이들 내일의 등교 준비물 챙기고 나서야 겨우 잠자리에 들건만 다시 월요일 아침 전쟁이 기다린다.

돌고도는 쳇바퀴 속에서 내 삶을 돌아볼 여유도 없이 사는듯하다.

 

남들은 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잘도 찾고 즐거이 사는 것 같고.

난 아닌데....

 

"이럴려고 우린 그렇게 치열하게 살았을까?"

"남들도 다 그렇게 살아!"

 

정말 다들 그렇게 살까?

 

 

 

 

 

 

 

그럼 그렇게 살아서 행복해?

아니라고?

그럼 왜 그렇게 살아?

 

 

 

 

 

 

"있는 그대로의 나."

 

나는 몸과 마음이 따로따로 살아가고 있었다.

지쳤다.

마음을 내려놓아야 하는 건지, 몸을 내려 놓아야하는 건지.....

 

 

 

 

 

 

 

"너와 내가 함께하는 세상에서

있는 그대로의 자유로운 삶을."

 

 

 

청소년들을 위한 1318 그림책 시리즈라고 하는데,

어른들에게도 자신의 삶의 방식을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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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마을 오라니 철학하는 아이 1
클레어 A. 니볼라 글.그림, 민유리 옮김 / 이마주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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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있고, 이웃이 있고, 태어남과 죽음이 있고, 결혼과 마을 축제가 있는 자연이 넉넉한 품으로 품어주는 그곳은  아버지의 마을 오라니 바로 고향입니다.

 

 

지중해.

 

돌고래들이 뛰어노는,

숨 막힐 듯 푸른 바다 어딘가에 섬 하나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섬에서 나는 과일에서는 천국의 맛이 나는 곳,

 

섬의 가장 중심에는 골짜기가 하나 있고,

그 안에 오라니라는 마을이 있습니다.

 

바로 내 아버지가

태어난 곳입니다.

 

 

 

 

현대 대도시의 상징 뉴욕에서 아버지를 따라 온 나를 반갑게 맞아주는 나의 친척들.

 

닭들이 노닐고, 빨래가 널린 마당의 무화과나무 아래에서 사촌들이 내게 물었습니다.

 

"미국은 어때?"

"글쎄, 여기가 더 좋은 것 같은데."

 

 

 

우리는 자리에서 일어나 따듯한 자두와 시원한 포도를 땄습니다.

그러고는 텃밭에 있는 낮은 돌담에 않았습니다.

돌담 위에서는 작은 도마뱀들이 탈 듯이 뜨거운 햇살을 받으며 꾸벅꾸벅 졸고 있었습니다.

 

 

 

 

 

더 많은 사촌들이 몰려왔습니다.

우리는 새들처럼 골목 이곳저곳으로 흩어졌습니다.

샌들이 딸각거리는 소리가 자갈길 위에 울려 퍼졌고, 우리는 좁은 골목을 나는 듯이 달렸습니다.

눈이 부시도록 환한 광장으로 달려 나갔습니다.

 

 

 

 

 

마을 전체를 가로질러,

산자락에 비스듬히 자리 잡은 집들을 따라 달리고 달리니

어느덧 산기슭이었습니다.

 

 

여기, 오라니에서는

항상 무슨 일인가가 벌어졌습니다.

우리는 아기가 태어난 이웃집에 찾아가기도 하고,

친척 아저씨가 주인인 가게로 몰려가 아이스크림을 먹기도 했습니다.

 

어디서 만나든 할머니들은 우리에게 과자와 초콜릿을 권하셨습니다.

낮게 가지를 드리우고 서 있는 나무에서는 언제든 손만 뻗으면 열매를 따 먹을 수 있었습니다.

 

 

마치 마을 전체가 우리 것인 것만 같았습니다.

 

 

 

 

"죽은 사람 본 적 있어? 없다고?"

 

우리는 조용히 좁은 계단을 올라갔습니다.

한 여인이 어둠 속에서 흐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방 한가운데, 한 노인이

명절에 입는 옷을 입고 누워 있었습니다.

 

말로는 표현하기 힘든,

죽음이 주는 낯선 모습이 얼굴에 드리워져 있었습니다.

 

 

 

 

한낮의 더위를 피해 늦은 밤이면 여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둥글 넓적한 빵을 굽고,

아침이면 화덕에서 부풀어 오른 빵 냄새가 온 집 안과 뜰을 가득채웠습니다.

 

결혼식 잔치는 삼일 밤낮 동안 계속되었고,

사람들이 먹고 마신 접시가 산처럼 쌓였습니다.

날이 저물자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살아있는 고리가 되어 서로의 팔짱을 끼고

둥글게 원을 만들어 춤을 추었습니다.

 

산 위에는 산들바람이 불었습니다.

나는 이 마을이 품고 있는 온갖 삶의 소리를 떠올렸습니다.

내가 배우고 느끼고 알아야 할 모든 것들이 그 안에 있었습니다.

아, 정말이지 나는 아버지의 마을 오라니를 사랑했습니다!

 

 

 

 

나에게도 오라니가 있습니다.

나의 아버지의 오라니와 같은 꽃이 피고,

같은 돌담 위에서 같은 잠자리가 뜨거운 햇살 아래 날개를 쉬고,

닮은 듯 다른 친척들이 호박 잎 쌈을 올린 저녁 밥상을 차려 놓고,

논물 보러 가신 할아버지를 기다리며,

하얀 매운 연기 날리는 모깃불 피워 놓고,

대청 마루에 서서 우리를 부르던 할머니가 계시던 그 오라니 말입니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오라니가 있습니다.

까만 대문을 열고 들어오면 아름드리 대추 나무 그늘이 시원한 바람으로 맞아주고,

이제 익기 시작한 주먹만한 무화과를 따주시는 할아버지와

녀석이 좋아하는 오이를 먹이려고 옥상 화분에 정성껏 기르시고는 뚝 따주시는 할머니의 물많은 오이,

뜨거운 불 앞에서도 콩죽 같은 땀흘리며 숯불에 고기 구워주는 아빠가 있는 마당,

햇살 아래 뽀송뽀송 말라가는 이불이 널린 빨랫줄 사이를 휘저으며 다닐 수 있는,

남들 눈에는 초라해 보이지만 천금을 주고도 얻을 수 없는 우리 아이만의 오라니 말입니다.

 

오늘 [아버지의 마을 오라니]를 읽다가 내 영혼이 이렇게 따뜻한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나와 우리의 오라니, 바로 고향이 준 추억 때문이었습니다.

 

오늘은 기어이 고향 사진을 꺼내 보아야 할까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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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그리맨 - 가정폭력을 다룬 아주 특별한 그림책 내인생의책 그림책 51
그로 달레 글, 스베인 니후스 그림, 황덕령 옮김 / 내인생의책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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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 방임, 착취로부터 보호받을 권리!!"

"애정과 도덕적 물질적 보장이 있는 환경 아래서 영육될 권리!!"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UN은 1959년  아동권리선언 (Declaration of the Rights of the Child)을 채택하는데 그 10개의 조항 중에 이런 조항이 있습니다.

​지금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우리 세대가 태어나기도 훨씬 전에 만들어진 아이들의 기본적인 권리에 관한 선언이건만 오늘 우리의 현실은 어떨까요?

 

 

하루 18건 아동학대 발생

매월 약 530건 아동학대 발생

하루 한 명꼴로 아동 사망

​우리나라 아동학대 평균 발생 건수라고 합니다.

​굳이 이런 수치를 들지 않더라도 며칠 전 골프채로 아이를 팼다는 부모나 태어나자마자 버려져 죽음을 맞이하는 영아와 같은 아동 학대나 가정폭력 기사는 신문과 뉴스의 단골 소식이 된지 오랩니다.

우리가 가장 힘들고 지쳤을 때 위로가 되고 편안한 휴식처가 되는 곳이 바로 가정일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가정이 가장 무섭고 위협적인 폭력의 현장이라면, 어른들도 감당하기 어려울 일임이 분명한데 아직 자기 몸도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아이들이라면 어떨까요.

 

 

 

 

'가정폭력', 이렇게 사랑스러운 아이, 보이에게도 일어나는 일이다.

 

 

 

 

아빠가 돌아왔습니다.

이때부터 아이는 살핍니다.

아빠의 기분이 어떤지, ​마음이 편한지, 말을 하는지....

저녁을 해야할 엄마의 차림과 표정이 억지로 지어낸 듯 어색하고, 식탁 모서리에 올려진 그릇은 금방이라도 떨어져 깨질 것처럼 위태롭습니다.

가정집 거실에 망치가 있나요?

이 집은 금방이라도 깨져서 쏟아질 유리 어항 같습니다.

"보이는 숨이 조여 오는 느낌이 들어요.

꼭 쥔 손이 아파요. 심장이 쿵쾅거리기 시작해요.

몸은 보이의 말을 듣지 않아요.

.....

내가 뭘 잘못했나? 뭘 잘못 말했나?

.....

착해질게요.

아무 말도 하지 않을게요. 숨도 안 쉴게요."

화가 나서 점점 앵그리맨으로 변해가는 아빠를 보면서 보이는 생각합니다.

폭력을 휘두르는 어른 앞에서 아이들의 마음은 이런가 봅니다.

어른인 제 마음도 이렇게 쫄아드는데 아이들은 어떨지....​

 

 

 

이렇게 공포에 싸인 아이 보이를 구해주어야 할 의무가 우리 어른들에겐 있습니다.

아빠의 무자비한 폭력 앞에선 보이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이 책을 통해 작가가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

첫째, 가정폭력은 아이의 잘못이 아니란 사실.

둘째, 가정폭력은 쉬쉬하며 집안에서 가족끼리 해결 할 수 없는 문제란 점.

셋째, 가정폭력은 이웃의 관심과 사회가 ​나서서 해결해야할 사회문제란 점이라고 봅니다.

기존의 가정폭력을 다룬 책들과 비교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웃과 사회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점을 중요하게 다룬 점에서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앵그리맨>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도 어쩌면 우리 아이들에겐 또다른 앵그리맨이었던 적은 없었나 반성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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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특별한 달나라 여행 개암 그림책 6
에릭 바튀 글.그림, 밀루 옮김 / 개암나무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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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 너무 사랑해서 밤마다 달을 관찰하는 피에르 왕이 있었습니다.

 

 

 

달나라에서 산책하고 달나라 귀족들과 만나기를 꿈꿨다네요.

얼마나 달나라에 가고 싶었는지 자신이 다스리는 왕국까지 내줄 수 있을 만큼이랍니다.

 

 

 

 

 

 

왕의 명령을 받은 사람들이 열기구를 만들어 띄워주었지만.....

열기구에 불이 붙는 바람에 목숨을 잃을 뻔했어요.

 

 

 

 

그렇다고 포기할 왕이 아닙니다.

이번에는 거대한 대포가 쏘아올린 대포알 속에 들어가 달나라까지 날아가려고 했는데.....

에구구, 이게 뭡니까.

방앗간에 떨어져 밀가루 난장판이 되고 말았습니다.

 

아이구, 피에르 왕은 여기가 달나라인줄 알고 좋아하지 뭡니까?

 

 

 

 

 

이제 지쳐버린 피에르 왕은

"다시는 달에 가려고 하지 않을테야."

달나라 여행을 포기했나 봅니다.

 

그런데 말이지요.

희안한 일이 벌여졌습니다.

피에르 왕이 달나라를 다녀왔다네요.

 

도대체 어떤 일이 일어난 걸까요?

 

키득키득

"엄마, 이 임금님 바보 같아요.

대포알로 어떻게 달나라에 가요​.

참나, 우주선을 타야 갈 수 있는거 나도 아는데, 어떻게 어른이 그것도 몰라요." 

 

아니 뭐, 그렇다고 달나라 가고싶다는 꿈도 못꾸냐?

 

 

 

에릭 바튀의 그림.

이보다 더 강렬할 순 없다.

 

책 표지만 보아도 한장한장이 마치 한폭의 유화 그림을 보는듯합니다.

 

 

 

 

 

   

 

 에릭 바튀는 아주 강렬한 색을 사용해 그림을 그리기로 유명합니다.

 

 

<아주 특별한 달나라 여행> 이 작품에서도 그렇듯이 에릭 바튀의 그림은 보색 대비가 확실하지요.

감청색의 밤하늘과 노을이 불타는 듯한 강렬한 주황, 흰색 달, 그 사이를 덧칠하듯이 조화를 이룬 검정색.

이렇게 그의 다른 작품들을 함께 보고 있으면 에릭 바튀의 책을 보는(읽는이 아니고 그림을 보는) 아이들은 어쩌면 화가가 되고 싶어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희 아이들 모두가 좋아하는 에릭 칼의 책에서도 저는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가끔 마음이 우울하고 축 쳐질 때,

에릭 바튀의 그림책을 보면 저절로 위안을 얻게 되는 건,

어쩌면 에릭 바튀 식의 색채 미학의 힘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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