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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 생존 - 지구상 가장 혹독한 환경에서 피어난 생명의 경이로움
알렉스 라일리 지음, 엄성수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12월
평점 :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첫째랑 일본여행을 하며 가이유칸에 다녀왔다. 오사카에 종종 갔음에도 가이유칸에 간건 처음이라 나름 기대가 되었고, 국내 수족관에서는 보기 힘든 고래상어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나름 기대가 되었다. 하지만 막상 수족관에서 내 눈을 사로잡은 것은 심해 생물이었다. 가이유칸은 전세계 바다별로 전시관을 나누고, 각 생태계에 맞춰 전시를 해놓았는데 우리나라 수족관에서는 잘 보기 힘든 심해생물도 관람 가능하도록 한 점이 흥미로웠다. 한편 엄청난 수압을 견디기 위해 수조의 외벽을 구성하는 아크릴 유리의 두께가 30cm에 달한다는 정보도 인상깊었다. 이렇게 빛이 없고 엄청난 수압의 깊은 바다에 사는 해저생물은 우리와 어떤 점이 다를지 궁금해지기도 했다.
오늘 읽은 책은 '극한 생존' 이란 책이다. 앞서 심해에 사는 생물들과 같이 극한의 환경에 사는 생물들을 다룬 책으로, 물, 산소, 먹이 같은 필수 조건이 사라진 환경부터 극저온과 극고온, 극고압과 극저압, 완전한 어둠과 강한 방사선 환경까지 생명체가 적응, 생존한 과정과 기전을 설명한다. 물없이 굉장히 오랜 시간을 버틸 수 있는 완보 동물, 호흡 없이 수개월 버티는 붉은귀거북과 뇌세포를 일부 희생해 대사를 조절하는 붕어, 사하라 은개미의 고온 적응, 심해 달팽이물고기의 고압에 맞선 생리적 진화, 새들의 일방통행 폐 구조로 고산 증세를 방지하는 기능, 빛이 닿지 않는 동굴과 방사선 오염 지역에서의 생명체 적응 사례 등을 통해 생명이 극한 조건에서도 회복력과 창의성으로 길을 찾아내는 모습을 생생히 전달한다.

개인적으로 산소없이 버티는 생물과, 저압과 고압에 버티는 생물들의 사례가 제일 흥미로웠다. 산소 없이 버티는 대표적인 예가 거북이인데, 저자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아무짝에 쓸모없어 퇴화된 것으로 알고 있는 등껍질이 사실은 젖산을 껍질과 뼈에 저장해 혈액 산성화를 막는 중요한 장치로, 특정 거북은 겨울철 얼어붙은 호수 바닥에서 6개월 가까이 산소 없이 버티기도 한다고 한다. 한편 붕어는 산소 고갈 시 뇌세포를 의도적으로 손상시켜 전체 대사를 10% 수준으로 떨어뜨리는 전략을 취하기도 한다고 한다. 압력 관련 내용에서는, 새들이 산소가 희박한 고도에서 산소 공급을 위해 숨을 더 길고 느기게 쉰다거나, 같은 크기의 포유류에 비해 기도가 네배 반이 크다는 내용이 신기했고, 심해에는 단각류라는 생물이 적응해 살고 있는데, 이들은 원래 청소부 역할을 행해왔으나 요즘은 미세 플라스틱을 대량 섭취한 것으로 보인다는 이야기가 있어 한편으로 부끄러워지기도 했다.

평소 알기 힘든 많은 생물들의 생태를 엿보는 것도 흥미롭지만, 그들이 살고 있는 환경이 우리로서는 상상도 하기 힘든 극한의 환경이라는 사실에 더 손을 떼기 힘들었다. 물리적으로 혹독한 환경에서 생물들이 어떻게 적응, 진화했는지 다양한 사례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 강력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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