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는 어떻게 성공하는가 - 내 생각과 행동을 바꾸는 집파리 효과
에바 반 덴 브룩.팀 덴 하이어 지음, 최기원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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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행동경제학에 관심이 많다. 이를 다룬 책이 많지만 관련 이론도 굉장히 많아 나같이 교양서 몇권으로만 끄적끄적한 사람은 종합적으로 숙달하기 어렵다. 그간 리처드 탈러의 '행동경제학'처럼 이를 집대성한 몇몇 책이 나와 읽어보았으나 사실 책을 읽을 당시는 이해되지만 머리속에서 꺼내 적용하자면 잘 떠오르지 않는다. 그래서 관련 책을 자주, 반복해서 읽으려 노력한다.

오늘 읽은 책은 '뇌는 어떻게 성공하는가'란 책이다. 전술한 것처럼 이번 책도 행동경제학에 관한 책으로, 네덜란드의 행동경제학자와 광고기획자가 함께 쓴 책이다. 인지편향 71개를 소재로 다루고 있다고 해 행동경제학에 대해 자세히 살펴볼 수 있을 것 같았고, 무엇보다 쉽게 씌여진 것 같아 기대하며 읽어보았다.

이번 책은 예상했던대로 우선 쉬우면서도 내용이 풍부하다. 가짜 약을 먹어도 마치 몸이 좋아지는 것처럼 느끼는 플라시보, 커피 스탬프에 녹아있는 부여된 진행 효과, 사용자를 끌어들이는 훅 효과, 최근 일어난 비행기 사고들을 보며 역시 비행기는 다른 교통수단에 비해 크게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가용성 편향, 똑같은 정보라도 어떻게 표현하는지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는 프레이밍 효과 등 수많은 행동경제학 이론들을 집대성해 알기 쉽게 정리했다

또 하나의 특징은 잘 알려지지 않은 이론들에 대해서도 풍부하게 다루었다는 점이다. 무언가 튀는 복장이나 헤어스타일을한 CEO를 보고 비범하거나 거물로 생각하게 되는 빨간 스니커즈 효과, 사실보다 인터넷 음모에 더 귀기울이는 내러티브 오류, 그리고 남의 이목을 신경 쓰는 지위 상징의 원리 등 그간 잘 들어보지 못한 내용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어 눈길을 끌었다.

한편 각 장을 잘 속는 뇌, 뇌의 복잡성,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인간의 본성, 상상하며 불안을 느끼는 원인, 인센티브의 진실과 같이 다섯개의 주제로 묶고 장별로 말미에 교훈들을 배치한 점도 인상깊었다. 추가로 마지막 부록에 책에서 알아본 71가지의 이론들을 다시 한번 요약, 정리해 까먹지 않고 기억할 수 있도록 돕는다.
행동경제학에 관심이 많거나 나처럼 헷갈렸던 분들, 각각의 인지편향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고 싶은 분들께 읽어보길 권한다.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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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전은 어떻게 일어나는가 - 아노크라시, 민주주의 국가의 위기
바버라 F. 월터 지음, 유강은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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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지난 2024년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는 여러가지 화제속에 치뤄졌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제일 놀라웠던 것은, 많은 언론과 승부사들이 박빙을 점쳤던 것과 달리 뚜껑을 열고보니 트럼프의 압승이었던 점이다. 선거결과를 보며 지난 1기때 많은 논란과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트럼프의 행적이 떠올랐다. 특히 그의 선거부정과 함께 총대를 맨 체 국회의사당을 점거했던 그의 지지자들은 큰 충격으로 남아있다.

극단적 분열과 대립의 결과는 어떤 것일까. 오늘 읽은 책은 '내전은 어떻게 일어나는가'로 UC 샌디에이고의 국제관계 담당 특훈 교수이자 정치적 폭력 및 테러리즘 전문가가 쓴 책이다. 그는 이번 책에서 오늘날 내전이 일어나는 과정과 해법, 특히 민주주의하에서 내전이 어떻게 발생하는지를 독재와의 연관성에서 면밀하게 살펴본다.

책 서두엔 미시간 주지사 그레천 휘트머를 납치하는 음모를 꾸민 폭스의 이야기가 나온다. 때는 바야흐로 2020년 코로나 셧다운 시기로, 여자친구 집에서 쫓겨난 뒤 홈리스로 살던 그는 다행히 친구가 잠시 내어준 공간에서 개 두마리와 지내고 있다. 상황이 나빠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지만, 본인이 이렇게 힘든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은 민주당의 바이든과 펠로시 의원 때문이라 믿으며 셧다운 반대 집회에서 만난 10여명의 무리들과 주지사 납치 음모를 꾸미다 FBI에 잡힌다. 저자는 이런 사태를 내전의 징조이자 중간상태로 보며, 독재와 민주주의가 혼재한 아노크라시 상태로 정의한다.

전개 과정은 종족이나 종교에 의해 집단이 형성되며 이들 집단간의 파벌 싸움이 고조되는 형태로 나타난다. 이들 중 하나 이상의 파벌이 초파벌이 되며 권력욕이 강한 지도자가 나타나 이들을 이끈다. 이 기회주의자들은 특정 집단의 이름으로 기꺼이 차별을 호소하고 차별 정책을 추구하며 공포와 원한, 또는 민족주의를 부추겨 정치적 착취 및 폭력을 자행한다. 한편 정치 과정에서 밀려난 집단 중 극단적 일부는 폭력행사를 수단으로 삼고, 온건한 무리도 처음엔 평화적 시위를 여러차례 벌이나 이런 시위가 여러차례 실패로 돌아가면서 생각이 바뀐다.

흥미롭게 읽은 것은 과거와 현재의 내전양태의 변화이다. 저자에 따르면 예전에는 군 장성들의 쿠데타에 의해 독재가 생겨났다면, 요즘은 SNS 등에 의해 유권자들이 스스로 독재를 탄생시킨다고 한다. 한편 과거에는 내전=전쟁이었으나 요즘은 비대칭 폭력, 정치폭력으로 나타난다고 한다.
저자는 아노크라시 해결을 위해 민주주의 및 법치 강화 등 정부를 개혁하고, 사회적 취약자들을 부양하려는 노력이 시행되어야 하며 파벌주의를 조장하는 소셜미디어 제어도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12.3 계엄사태로 벌어진 혼란한 정국탓에 더 몰입이 되었던 것 같다. 여타 어느 국가, 다른때보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널리 읽혀져야 할 책인 것 같다.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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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생존 전략 - 구글 AI 엔지니어가 공개한 AI 활용 비법
세가 쳉 지음, 홍민경 옮김, 샤오위핀 정리 / 더페이지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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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샘 올트만이 방한했다. 여기에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도 함께 방한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3자 회동을 하면서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세간의 화제다. 어느 순간 AI하면 챗GPT와 샘 올트만이 떠오를만큼 대명사가 되어 무엇을 하든 이목이 집중된다. 과연 챗GPT가 AI를 집어삼킬까? AI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여러 뉴스기사에 오르내리듯 우리의 일자리는 없어지는 것일까?

이런 물음에 단서를 제공해 줄 책이 한권 나왔다. 'AI 시대 생존전략'이란 책으로 저자는 대만 사람이다. 스탠포드 대학을 졸업하고 구글에서 일하다 현재는 아이카라란 AI기업을 창립하고 CEO로 일하고 있는 인물로, 'AI와 기술의 미래' 하면 으레 디스토피아가 떠오르는, 다소 비장하거나 심각해질수 있는 주제건만 저자는 다양한 문화적 배경과 성장 환경을 배경으로 흥미로운 경험들과 함께 술술 펼쳐나간다.

이번 책은 몇가지 점에서 굉장히 흥미롭다. 우선 근래 본 책 중 2025년 현재 AI 기술 수준을 일반인이 이해할 수 있는 선에서 가장 잘 설명한 자료가 아닐까 싶다. AI에 관한 수많은 진단과 평가가 세간에 쏟아지는 지금, 정작 뚜껑을 열어보면 그 얘기가 그 얘기라 실망하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이번 책은 현재 인공지능 수준이나 AGI의 개발 수준 등에 대해 비교적 자세하고 쉽게 설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읽을 가치가 있다. 두번째론 대다수가 AI에 의해 인간의 일자리와 삶이 위협받을 것으로 점치는 이때, AI와 구분지어지는 인간만의 특성으로 공감과 비판적 사고를 들며 희망적인 분석을 내놓는 점이다. 그 분석이 막연한 내용이 아니라 제법 구체적인 논거라 신뢰가 간다. 마지막으론 오픈AI와 미국 빅테크들간 경쟁 및 향후 AI 활용 방향성에 대해 제안한 점이다. 당장 지금은 오픈AI가 AI 천하를 통일할 것처럼 여겨지지만, 저자는 실제론 한계가 있을것으로 보고 그 이후 대비해야 할 것들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한다.
저자의 회사인 아이카라에 대한 설명이 투머치로 느껴지는 부분도 다소 있지만 AI 로 인해 모든 것이 변화하고 그렇기에 뒤쳐질까 두렵기까지 한 지금,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꼭 한번 읽어보아야 할 책이다.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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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사업가입니까 - 창업 전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질문들, 출간 10주년 기념 개정판
캐럴 로스 지음, 유정식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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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바야흐로 창업의 시대이다. 여기저기서 스타트업 붐이 일고 많은 사람이 창업에 뛰어들고 있다. 여러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개인적으론 창업시 가장 큰 문제 중 하나였던 자금조달 측면에서 시장에 굉장히 우호적 분위기가 조성된 것이 최근 창업 붐에 유효한 것이 아닐까 추측해 보기도 한다. 그럼 창업을 하려면 어떤 것들을 고려해야 할까? 이번에 읽은 '당신은 사업가입니까'는 사업에 관한 책으로, 그동안 창업(사업)의 장밋빛 미래에 가려져 있던 냉엄한 현실을 구체적으로 상세히 드러낸다.

개인적으로 이번 책을 읽고 굉장히 느낀점이 많았다. 첫번째로는 '죠비'라는 단어가 가장 마음에 와 닿았다. 저자는 일에 대한 정의를 죠비, 잡-비즈니스, 진정한 사업 세가지로 분류하는데, 이 중 죠비는 '직업이나 사업으로 가장한 취미' 로 취미처럼 내가 좋아하는 일이고 가끔 돈을 벌어다 주기도 하지만 꾸준한 현금흐름 창출이 어려워 생계유지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정도의 일이다. 그동안 내가 좋아하는 것, 취미를 꾸준히 개발하다보면 그걸로도 뭔가 돈이 되지 않을까? 먹고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내심 해왔었는데, 그 생각과 정면배치되는 내용이라 다소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한편으로는 고민을 하다보면 그 끝에 항상 마주쳤던 물음이었기에 겸허하게 받아들여지는 사실이기도 했다.

두번째론 그동안 쭉 '뛰어난 아이디어나 기술 하나만 있으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왔었는데 저자는 이번책에서 일언지하에 'No'라는 대답을 내놓는다. 사업이란 여러가지 기술을 습득해야 하므로 기술 하나만으로는 해결되지 않고, 오히려 그보다는 인맥이 더 중요할 수 있다거나, 똑똑하면 잃을 것이 너무 많기에 오히려 독이 된다는 이야기 등 평소 생각해보지 못한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전해주었다.

세번째로 사업가와 직장인의 관점에서, 내가 어떤 부분이 사업가에 적합하고 부적합한지 구체적으로 돌아볼 수 있었던 점이 특히 인상깊었다. 저자는 누구나 사업에 뛰어들 순 있지만, 그 전에 사업과 직업 중 개개인에게 어떤 것이 적합하느냐는 남녀 궁합과 비슷한 속성이 있다고 한다. 나는 자존심이 높거나, 보스욕심이 있는건 아니기에 이 부분은 사업에 적합하지만 대체로 혼자 일하고 싶고 자유로움을 지향하는 속성에서 사업에 부적합한 측면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업에 대해 누구나 갖고 있을법한 막연한 통념들을 단박에 깨트려주는 책이면서도, 구체적으로 '~하면 안돼'를 통해 사업에 대한 방향을 역설적으로 제시하는 책이 아닌가 싶다. 연초부터 너무 감명깊은 책들을 많이 접하게 되어 기쁘고 이번 책도 사업을 생각한다면 반드시 읽어보아야 할 책이라 생각된다.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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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의 눈으로 본 십자군 전쟁 - 십자군 전쟁에서 배우는 평화를 위한 지혜
박승찬 지음 / 오르골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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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역사적으로 관심을 끄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많이 있다. 사람마다 관점은 다르겠지만 그 중 전쟁, 특히 역사를 바꾼 몇몇 전쟁은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그만큼 많은 사가들에 의해 회고된다.
역사상 많은 충돌이 일어났지만 그 중에서도 십자군 전쟁은 많은 점에서 흥미롭다. 단순하게는 지리적으로 동서양이 충돌한 사건이지만 좀 더 들여다보면 기독교와 이슬람교라는 양대 거대 종교가 부딪힌 사건일뿐만 아니라, 그를 기반으로 하는 두 문명의 충돌이자 봉건사회와 중앙집권사회 등 정치체제가 다른 두 집단이 충돌한 사건으로, 이후 두 집단에 정치, 사회, 종교 등 전반적으로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그런 십자군에 관한 '철학자의 눈으로 본 십자군 전쟁'이란 책이 출간되어 관심을 갖고 읽어보게 되었다. 저자는 현재 카톨릭대학교 교수로 재직중인 신학 및 철학자, 역사가로 십자군 전쟁 발발 당시 서구와 중동의 정세, 전쟁의 전개과정, 수차에 이르는 십자군 전쟁의 인물 및 사건에 대한 고찰을 통해 십자군 전쟁이 가져온 변화와 역사적 의의에 대해 살펴본다.

이번 책은 지금까지 역사책 등 여러 사료를 통해 십자군 관련 내용을 다양하게 접해왔지만 아무래도 십자군 전쟁에 대해 제일 본격적으로 접했던 내용은 시오노 나나미의 '십자군 이야기'가 아닐까 한다. 평소 그의 책을 많이 접하기도 했고, 인물 중심으로 그에 얽힌 주변 인물들과 흥미진진한 사건 위주로 써내려가는 전개방식에 몰입이 잘 되기 때문이기도 했다. 이러한 방식은 십자군하면 특정 전투나 보두앵, 리처드 처럼 주요 인물이 떠오르는 등 기억하기 쉬운 장점이 있었으나 다소 단편적으로 기억되는 아쉬움이 있었다. 반면 이번 책은 그보다는 한발짝 떨어져 전체 흐름을 잘 기술하고 있어 십자군 전쟁의 의의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또한 그간 십자군 소재의 이야기들은 대체로 서구 위주 관점에서 이민족과의 전투라는 개념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많았는데, 이번 책은 아민 말루프와 같은 중동 사람 및 다양한 사료들을 참고, 종합해 균형을 지키려 애쓴 점이 돋보였다.
십자군 전쟁을 지루하지 않으면서도 균형있게 다룬 이번 책 덕분에 이번 설 연휴도 즐겁게 보내게 된 것 같다. 서양사, 고대 양대 종교 및 동서양의 충돌이라는 십자군 전쟁에 대해 진지하게 탐구해 보고 싶은 분들께 이번 책을 강력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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