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의 온도 - 생활부터 투자까지 숫자를 넘어 서사로 읽는 고환율 시대의 생존법
김명실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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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코로나 이후 유동성 증가, 그리고 그에 따른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이 화두가 되더니 어느 순간 환율이 또다른 이슈로 떠올랐다. 특히 얼마전에는 원달러 환율이 IMF, 2008년 금융위기 수준인 1500원을 넘나들면서, 또 한번의 환란이 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쏟아졌다. 외환보유고가 충분하다는 설명과 함께 이번엔 다르다는 분석이 많았지만 사실 금융투자계에서 '이번엔 다르다'가 가장 위험한 생각중 하나인만큼 현재 환율의 상황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어졌다. 그러던 중 환율을 자세히 다룬 '환율의 온도'란 책이 출간되었다고 해 관심있게 읽어보았다.

이번 책의 저자는 국내 대형 증권사 리서치본부에서 매크로와 채권을 담당하는 애널리스트로서, 오랜 기간 채권 분석과 펀드매니저로 활동해온 전문가이다. 그는 이번 책에서 환율이 단기 이벤트에 의해 등락하기보다 장기적인 구조적 변화에 움직이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최근까지 상승해 온 환율이 과거 외환위기 같은 단기 충격에 의한 것이 아니라 만성적인 구조가 변화했기 때문임을 주목한다. 이어 이렇게 형성된 환율이 수출기업의 실적부터 가계의 실질소득, 수입 물가, 부동산과 원자재 같은 자산시장까지 어떻게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는지 폭넓게 다루고, 환율을 장기, 중기, 단기 순서로 읽어내는 방법론을 제시한다. 그다음으로는 국면별 자산 재구성 전략과 실전 달러 투자 전략을 구체적으로 안내하며, 마지막으로는 탈달러화 논의와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포함해 지금의 고환율이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으로 마무리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환율이 꼭 국가 간 금리 수치 차이를 따르는 게 아니라 서사를 따른다는 관점이었다. 2년물 국채금리는 미국의 정책금리 기대를 가장 민감하게 반영하는 구간이라 이 금리가 오르면 매파적인 정책 경로를 예상해볼 수 있는 반면, 10년물 국채금리는 장기 성장 전망과 인플레이션 기대, 기간 프리미엄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서 단순히 경제 활력을 의미하는 것인지, 아니면 정부의 재정 적자나 국채 발행 부담에 따른 불안한 금리 상승인지를 구분해서 봐야 한다는 설명이 특히 도움이 되었다. 또 우리가 흔히 접하는 명목금리는 결국 기대인플레이션과 실질금리가 합쳐진 것이기 때문에, 명목금리 자체보다 실질금리의 방향을 챙겨봐야 한다는 내용도 새겨둘 만했다. 여기에 더해 위험 지표로 잘 알려진 VIX를 달러지수와 함께 연동해서 보면 실제 달러 수요의 증감을 가늠할 수 있다는 부분도 흥미로웠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크게 하락했는데, 5, 6월 이후 하락한 달러지수와 원달러 환율의 움직임이 상당히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게 눈에 들어왔다. 지금이 약달러 국면의 시작인지 아니면 일시적인 변곡점에 불과한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지만, 책에 담긴 달러 사이클별 투자 가이드로 앞으로의 어떻게 대응할지 생각해보는데 도움이 되었다. 환율에 대해 막연히 뜬구름 잡는 이야기를 늘어놓는 책이 아니라, 실전에서 바로 참고할 수 있는 판단 기준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아주 유익한 책이었다.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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