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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의 신화 일본 - 숨길 수 없는 전쟁본능
호사카 유지 지음 / 책이라는신화 / 2026년 6월
평점 :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최근 일본이 오키나와 근처의 섬에 미사일과 전자전 부대를 대거 배치하고, 중국 또한 이에 강경하게 반응하며 양국간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태평양으로 진출하기 위해 영유권을 주장하며 점차 강공 드라이브를 거는 중국도 우려스럽지만, 한편으로 헌법까지 수정해가면서 점차 군국주의로 나아가는 일본 또한 우려스럽다. 특히 우리나라는 과거 일본의 침략 사례를 겪은 적이 있으므로 이러한 시도들을 좀 더 의혹의 눈초리로 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런 시류 속에 일본의 극우주의가 역사적으로 어떠했고, 그 뿌리가 어디서부터 비롯되었는지 알아볼 수 있는 '극우의 신화 일본'란 책이 출간되어 읽어보게 되었다.
이번 책의 저자는 일본인 출신으로 고려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한국으로 귀화한 한일관계 전문가 호사카 류지 교수님의 책이다. 그는 이번 책에서 일본 극우 사상의 뿌리를 신화와 종교, 정치사상사를 넘나들며 분석한다. 먼저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를 '아마테라스의 후예'로까지 신격화하는 최근 일본 내 분위기를 짚으며, 왜 지금 이 신화가 다시 소환되는지 문제를 제기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어 본래 평범한 신이었던 아마테라스가 덴무 일왕에 의해 최고신으로 격상되고 일왕가의 신격화 장치로 활용된 과정, 도요토미 히데요시와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각각 신이 되고자 했던 역사, 에도 시대 성리학이 왜곡 수용되며 신도와 결합해간 계보를 순서대로 살핀다. 이후 여러 사상가들이 진구 황후의 '삼한정벌' 서사를 어떻게 정당화했는지, 그리고 이 신화가 근대 국학자와 정치가들을 거치며 침략 정책의 명분으로 어떻게 활용되었는지를 살핀다. 마지막으로 패전 후 이 신화를 둘러싼 일본 내 시선이 어떻게 갈라졌는지를 짚으며 글을 마친다.
개인적으로는 두 가지 소득이 있었다. 첫째는 다카이치 총리의 성향에 대해 좀 더 잘 알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유럽과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가 자국우선주의를 외치고 있고, 그 가운데 극우가 득세해 가는 것이 일본만의 특징이라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종종 접하는 다카이치 총리의 결정이나 처신이 때론 과하다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고, 더 우려스러운 것은 그에 대한 지지율이 과거 그 어느 때보다 높다는 뉴스가 들려올 때이다. 하지만 그가 어떤 배경에서 나온 인물인지 알지 못했기에 판단을 보류해왔는데, 이번 책은 그의 정치적 뿌리를 이해할 수 있는 훌륭한 자료가 되었다. 둘째는 일본 극우 신화가 어디서 유래한 것인지 좀 더 잘 알 수 있게 된 점이다. 아마테라스라는 이름은 익숙했지만 이 신화를 침략=정의로 포장하는 과정과 이를 아시아 정벌로 구체화하는 과정 속에 우리나라를 침략한 역사적 흐름을 자세하게 알 수 있게 되었다. 어떻게 신화를 변형해 명분화했고 정치적으로 활용했는지 낱낱이 알 수 있게 되어 흥미롭게 읽었다. 일본 극우를 다룬 내용은 접하기 어렵지 않지만, 그 사상적 뿌리를 신화와 사상사 차원에서 이렇게 깊이 추적한 책은 흔치 않았던 것 같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본의 개헌 움직임과 강경보수의 부상을 그저 정세 변화로만 볼 것이 아니라, 그 밑바탕의 사고 흐름까지 짚어보고 싶은 분께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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