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측정법 - 강하고 지속가능한 회사를 만드는 50개의 블록
한영수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일본의 키엔스라는 기업에 대한 책을 읽고 감명받은 적이 있다. 일본에 강소기업이 많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부품이나 소재 기업은 완제품이나 B2C 기업에 비해 대체로 주목 받지 못하기에 구체적으로 어떤 기업이 뛰어난지는 잘 알지 못했다. 이 키엔스란 기업은 센서, 계측기, 제어장비 및 첨단 자동화 솔루션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영업이익률이 50%에 달하는 무시무시한 기업이라고 한다. 현재 시총이 150조원 수준으로 일본 상위 10위 안에 든다고 하니 우리나라의 현대나 SK 같은 기업 정도 되는 기업으로 보인다. 센서류는 돈이 안되는 사업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엄청난 이익률과 규모를 가진 기업이 있다는 사실에 놀랐고, 혹시 우리나라엔 비슷한 기업이 있지 않을까 궁금해했다.

이번에 읽은 책은 이와 비슷하게 센서, 제어계측기 등 자동화 부품을 공급하는 국내 업체 한영넉스의 회장이 쓴 '리더의 측정법'이란 책이다. 키엔스와 비슷한 사업구조란 점에서 우선 궁금증이 생겼고, 규모가 크진 않지만 다른 재벌 대기업과 달리 1970년대 사업을 일으켜 50여년이 지난 현재까지 성공적으로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는 점에서도 흥미로웠다.
한영넉스는 1972년 서울 문래동의 작은 천막 사무실에서 두 명의 직원과 함께 시작했다고 한다. 저자는 이번 책에서 도전, 열정, 생존, 직원, 품질, 협력사, 글로벌 사업 등 10개의 주제에 걸쳐 50여개의 소주제를 바탕으로 기업 비전과 경영, 기술과 품질, 사람과 관계 등 저자가 몸소 경험하고 깨달은 사업의 요체를 전달한다.

군대 제대후, 충무로 출판 골목에서 잠시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다. 소규모 기업용 연말 다이어리, 달력 제작을 하는 조그만 가게였는데, 지금처럼 인터넷이 발달하지 않은 시대였기에 많은 업체 담당자들이 직접 찾아와 도안을 결정하고, 계약하는 형태였다. 신기한 것은 가게는 정말 규모가 작았는데, 엄청나게 많은 고객의 니즈에 척척 맞춰 적시에 공급이 가능한 점이었다. 찾아오는 업체마다 원하는 다이어리 사이즈나 달력 형태, 부수가 다 다른데도 2명이서 그 주문을 다 소화해냈다. 생각해보면 그게 가능했던 이유는 철저히 분업화 된 공급망 체계가 아니었나 싶다. 다이어리건 달력이건 각 도안과 단계에 따라 협력하는 업체가 정해져 있었고, 전화 한 두통이면 이들이 제시간에 딱딱 맞추어 다음 단계로 넘겨줄 결과물을 전달해줬다. 그때도 마치 출판 골목 전체가 한 몸처럼 돌아가는 것을 보며 대단하다 생각을 했는데, 이번 책에서도 협력사에 관한 내용을 보고 있자니 그때 생각이 다시 났다. 저자 또한 협력사를 회사의 얼굴과 같이 중요하게 여기며, 단순한 거래처나 하청 업체가 아닌 기업의 신뢰와 품질을 함께 만들어가는 동업자로 여긴다. 생각해보면 그때 그 작은 가게가 온갖 맞춤형 대응이 가능했던 이유도 협업 파트너들과의 신뢰가 있었기에, 전화 한두통이면 서로 원하는 것을 이해하고, 정해진 시간까지 품질이 확보된 물량을 제때 전달해 줄 수 있다는 신뢰가 있었기에 잘 돌아간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저자는 자동화와 스마트 센서 개발이 기업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하는데, AI시대와 맞물려 새겨들어야 할 교훈이라 생각된다. 창업, 사업운영, 리더십, 경영전략 등에 대해 많은 걸 배울 수 있는 책이다.

#리더의측정법 #한영수 #매일경제신문사 #경영철학 #중소기업 #강소기업 #현장경영 #글로벌경영 #기업가정신 #리더십 #자기관리 #자동제어 #계측기 #혁신경영 #경영노하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