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트럼프 금지어 사전

트럼프 금지어 사전 - 보기만 해도 상식이 채워지는 시사 개념어 수업
김봉중 지음 / 베르단디 / 2025년 8월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많은 것이 바뀌었다. 그전까지 미국이 겉으로 신사적인 태도를 표방하는 것처럼 보였다면, 이후는 자신의 생각이나 자국의 이익을 드러내는데 전혀 주저하지 않는다. 특이한 것은, 1기엔 집권 말기의 코로나 사태까지 겹쳐 뒤죽박죽 혼돈의 느낌이었다면, 2기엔 보다 정교하고 선명하게 메세지를 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늘 읽은 책은 '트럼프 금지어 사전'이란 책이다. 이 책은 그간 '미국을 안다는 착각' 등의 저자이자 미국사 분야에서 국내 제1의 권위자로 명성을 얻고 있는 저자가 10개 주제에 걸쳐 트럼프 정권에서 금기시 되고 있는 단어들을 꼽아 이들이 주목받는 배경과 그 의미를 되새기는 책이다.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DEI)부터 인종과 성, 장애, 기후위기까지 이들이 담기거나 화두가 된 뉴스를 통해 그 맥락을 살펴보고, 원래 의미를 되새기는 한편 트럼프 정권에서 이들이 무엇때문에 화두가 되었는지 친절히 설명한다.

책을 통해, 그간 복수의 매체들을 통해 접했던 것처럼 현 트럼프 정권 들어 차별, 인종주의, 민족주의 등을 조장하고 다양성을 저해하고자 하는 일련의 움직임을 직접적으로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어떤 면에선 무조건 나쁘다거나 잘못되었다고 말하기 애매한 상황도 마주했는데, 내 경우엔 성에 관한 표현들이 그러했다. 책에는 LGBTQIA+, non-binary, agender, bigender, genderfluid, genderqueer, demigender, people+uterus, chestfeed person 등 처음 듣는 다양한 용어들이 설명되는데, 이들이 옳다 그르다를 떠나 내 입장에선 처음 듣는 용어가 대부분이었기에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혼란스러운 부분이 있었다. 한편으론 미국 사회가 굉장히 복잡하고 다변화된 사회로 느껴졌고, 그렇기에 여러면에서 정책이나 접근이 굉장히 세심하게 잘 이루어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되었다.

다양한 단어를 통해 미국 사회의 다양한 모습을 살펴본 점도 유익했지만, 한편으론 문화나 사상 측면에서 민주주의의 본산인 미국마저도 중국처럼 어떤 방향성을 강제하려는게 아닌지 하는 의구심도 들었다. 현 시점 미국에서 언어와 문화에 대해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시도들에 대해 많은 생각거리를 제공하는 책.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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