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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부는 어디서 오는가 - 부의 한계를 넘어선 슈퍼리치 본격 탐구서
귀도 알파니 지음, 최정숙 옮김 / 미래의창 / 2025년 7월
평점 :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부자가 되고 싶다. 그래서 그 방편으로 투자와 관련된 책도 열심히 보고 있고, 한편으로는 부자의 궤적을 좇기 위한 책도 틈날때마다 구해 읽고 있다. 이번에 읽은 '최고의 부는 어디서 오는가' 또한 그런 책으로, 서구 경제사 속 부자들이 부와 권력을 축적하고 사회적 영향력을 확대한 방법들에 대해 깊이 탐구한 책이다. 이탈리아에서 경제사 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는 이번 책에서 고대 로마부터 현재 빅테크 자본가들에 이르기까지 부의 집중과 변화 과정을 역사적 맥락에서 조명하며 부와 부자의 변천사, 부자들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에 대한 흥미로운 물음을 던진다.
책은 역사속 부의 정의와 부자들에게 부가 집중되었던 정도, 부자의 규모를 살펴보고, 상속, 혁신과 기술, 금융 자본 등 부자가 되는 다양한 경로와 그 궤적을 상세히 분석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역사속에서 부자가 행해온 사회적 역할, 위기 대응, 정치적 영향력 등에 대해 살펴보고 오늘날과 비교한다. 이를 통해 지금까지 통념적으로 갖고 있던 부와 부자에 대한 인식을 한층 넓혀준다.
개인적으로 토머스 스탠리와 윌리엄 댄코의 유명한 저작인 '이웃집 백만장자' 시리즈와 비교해보는 재미가 있었다. '이웃집 백만장자'에서는 미국 내 자수성가 백만장자들의 실제 삶과 재정 습관에 초점을 맞추어 그들의 공통된 특징과 부를 축적하는 원칙을 분석했었다. 당시 책에서는 부자들의 검소함, 재무 효율성 및 재정 독립에 대한 조망을 통해 부자들이 가치를 중시하며, 소비보다는 현명한 자산 관리와 꾸준한 자기계발을 통해 부를 쌓아왔다고 분석한 바 있는데, 이번 책에서는 보수적으로 저축을 중시한 부자들도 있지만 사회적 지위와 영향력 강화를 위해 소비를 전략적으로 활용한 부자들도 있다는 견해를 밝힌다. '이웃집 백만장자'의 부자는 자수성가 타입에 촛점을 맞췄고, 이번 책은 그냥 '부자'에 촛점을 맞추었으므로 두 책의 관점이 다른 것도 있지만, 빌 게이츠나 워런 버핏 등 사례를 참고했을때 이번 책의 설명이 보다 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으로 부의 집중과 재분배, 계층의 변화에 관한 내용도 인상깊게 읽었다. 저자는 19세기 이전 대다수의 유럽 부자들은 상속에 의한 귀족 출신이 대부분이었으나, 20세기 이후 기술과 상업, 금융 등 새로운 부의 원천에서 자수성가한 부자들이 등장했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 상속을 통한 부의 대물림이 증가하면서 과거와 유사한 사이클로 회귀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지적하는데, 여러 그래프를 통해 설명한 바와 같이 1, 2차 세계대전과 같은 대격변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당분간 이런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여 사회적으로 계층 이동성이 경직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현재 부동산으로 서열화, 계층화되고 다시 상속으로 유전되는 우리나라의 현상과도 맞물려 더 유의미하게 다가온 부분이 아닐까싶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우리나라에선 '부자'에 대해 약간 부정적인 인식이 있는 것에 반해 서양은 결이 좀 달라 매번 그 이유가 궁금했었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그 원인을 일부 찾을 수 있었던 것 같아 기쁘다. 서구 역사 속 부의 형성과 부자들의 기원, 정치사회적 의미에 대해 고찰해 볼 수 있는 흥미로운 책이다.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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