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 이후의 중국
프랑크 디쾨터 지음, 고기탁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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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이다.

이번에 읽은 책은 '마오 이후의 중국'으로, 마오쩌둥 집권 말기부터 현 주석인 시진핑 집권 직전, 즉 2012년 후진타오 주석과 원자바오 총리의 시기까지 중국 사회에서 벌어진 역동적인 변화와 그 이면의 속성을 깊이 있게 고찰한 책이다. 마오쩌둥의 공산국가 수립 이후, 덩샤오핑이 후계자로 부상하기까지 중국 정치권 내에서 벌어진 은밀한 권력 다툼과 널리 알려지지 않은 인물들의 암약, 1989년 천안문 사태의 발단과 전개 과정에 이르기까지 심층적으로 다룬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겉으로 드러난 중국의 모습 이면에 숨겨진 실체를 철저히 해부함으로써, 고도화된 정보 통제로 쉽게 접근할 수 없었던 오늘날 중국 사회를 좀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천안문 사태의 경과와 그 이후 중국 사회가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조망한 대목이다. 천안문 사태 하면 대부분 민주화 운동과 그에 대한 탄압 정도로만 알고 있지만, 저자는 이를 단지 이상주의적 학생운동으로 보지 않는다. 천안문 사태는 경기 침체로 인한 인민의 불만과 지도층 내 파벌 간 권력 다툼에서 비롯된 것으로 본다. 급격한 개혁·개방은 1988~89년 인플레이션을 불러왔고, 정부는 강도 높은 긴축정책을 시행하면서 도시민을 비롯한 대다수 인민이 생활고와 불안을 겪게 된다. 사회 전반에 걸쳐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인민 다수가 상대적 박탈감과 체제에 대한 분노를 갖게 된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처음에는 개혁파 지도자 후야오방에 대한 추모로 시작했던 시위가 점차 대중의 지지를 얻으며 그 규모가 커진다. 자오쯔양과 리펑으로 대변되는 개혁파와 보수파는 소신 없이 막후의 덩샤오핑 눈치만 보며 서로 결정을 미루고, 결국 차일피일 미루던 끝에 강경 진압이라는 비극이 벌어진다. 그 결과, 중국 사회에는 자기검열과 체제에 대한 공포가 퍼졌고, 당의 선전 시스템이 더욱 정교해지면서 침묵이 일상이 된다. 즉, 천안문 사태는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현재의 중국 사회를 형성한 중대한 분기점이라 할 수 있다.

한 가지 더 확인할 수 있었던 점은, 지금 시진핑 체제 아래에서 벌어지는 통제와 억압이 결코 새로운 일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덩샤오핑, 장쩌민, 후진타오 등 과거의 지도자들 또한 유사한 방식의 강압과 통제를 선전과 결합해 유지해왔으며, 온건한 수사 뒤에는 보여주기식 행보가 숨어 있었던 경우가 많다. 결국 시대와 권력의 얼굴만 달라졌을 뿐, 중국 공산당의 통치 방식과 체제 보호 전략은 과거나 지금이나 본질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 드러난다.

공산당은 이해하기 어려운 존재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책 『마오 이후의 중국』은 현대 중국이 형성되어 온 과정을 통해, 중국 공산당이 중국을 지배해 온 방식을 깊이 있게 들여다본 명저다. 방대한 사료를 바탕으로 표면 아래에서 작동해온 실체에 집중한 이 책을 강력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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