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공간 디자인 산책 - 우리가 몰랐던 교육 공간의 변화와 혁신을 디자인하다
김지호 지음 / 슬로디미디어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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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공간 구조와 디자인에 관심이 많다. 특히 외국 여행을 다니면서 만난 아름다운 건축과 조형물들을 보며 왜 우리나라엔 왜 이런 아름다운 것들이 없는 걸까 생각하게 된 것 같다. 특히 역사적으로 유서깊은 조형물이나 자본이 많이 투입된 건물이 아니라, 아이들이 노는 놀이터도 국내의 단조로운 놀이터와 다르다는 것에 감탄했던 적이 있다. 일례로 스페인 여행중 한 마을에서 만난 놀이터는 우리나라에서 볼 수 없는 아기자기한 경관과 재미있어 보이는 다양한 놀이기구로 나이를 잊고 잠시간 즐겁게 논 기억이 있다. 그나마 요즘은 우리나라도 신축 아파트나 건물이 많이 지어지면서 예전의 하나같이 단조로웠던 놀이공간에서 조금씩 탈피하는 것 같아 다행인 것 같다.

이번에 읽은 '학교 공간 디자인 산책'은 이러한 생각의 연장선에서 어느정도 해답을 주는 책이다. 저자는 25년간 100여 곳 이상 교육 공간을 설계해온 현장 전문가로, 그간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교육 공간의 문제와 이를 어떻게 하면 해소할 수 있을지 고민을 담아냈다. 저자는 우리 교육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창의성과 다양성의 부재가 획일화된 학교 건축으로부터 비롯된다는 믿음을 토대로 교육 공간의 변화와 혁신을 위해 교육공간이 어떻게 디자인되어야 하는지를 제시한다. 구체적으로 우리나라에서 현대 교육이 자리잡게 된 과정을 돌아보고 마치 파놉티콘처럼 설계된 공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아파트로 대변되는 획일화된 주거환경과 학교의 연관성을 살펴본다. 이어 기분좋은 학교를 위해 공기질, 온도, 빛, 음향과 같은 감각적 환경과 리듬감있는 구조, 복도의 비율, 사각이 아닌 동그라미와 삼각형 등 다양한 조형적 요소를 가미하고, 도서관과 화장실, 다양한 형태의 놀이터, 언덕을 닮은 구조, 자연과 함께하는 공간 등에 대해 베트남, 일본, 북유럽 등 다양한 국가의 교육 공간 사례를 살펴본다. 이어서 마지막으로 각국의 사례를 통해 교육 공간이 커리큘럼, 교육 철학과 어떻게 공조 혹은 공진화되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함을 역설한다.

책을 읽고보니 그간 창의성과 다양성을 위해 색채와 여러 형태의 모양, 자연과의 조화를 고려한 건축에 대한 논의는 낮익은 면이 있다. 하지만 오랜기간 실제 공간을 디자인 해 온 저자답게 다양한 국내외 사례를 사진과 함께 보여주어 더 흥미로웠다. 개인적으로 국내 공항고 사례에 굉장히 호기심이 생겼는데 마을결합형 학교로 특정시간대에 공개된다고 해 기회가 되면 한번 찾아가 경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저자는 커리큘럼이나 교육철학과 공간 디자인의 통합을 제안했는데, 현장에서 철저히 분업되어 발주되는 현 시스템에서 조금 더 나아가 설계과정부터 교육자와 건축가 등 관련자들이 참여해 의견을 나누며 어린이들을 위해 좀 더 나은 공간을 만드는데 굉장히 공감이 되었다. 이와 함께 저출산으로 학교 증축 등은 제한되는 반면, 줄어드는 학생으로 예산이 남는다는 기사를 본 적 있는데 공항고와 같이 학교 시설을 잘 활용해 시민들이 활용할 수 있는 시설로 변용하는 사례가 좀 더 많이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 보았다.
우리나라에서 '교육'이라 하면 사교육 문제와 공교육 강화 방안이 제일 먼저 떠오르지만, 창의성과 다양성 측면에서도 공간에 대한 고민이 더 심도있게 논의되면 어떨까 하는 바램이다.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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