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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츠비의 위험한 경제학 - 문학의 숲에서 경제사를 산책하다
신현호 지음 / 어바웃어북 / 2025년 7월
평점 :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논픽션 위주로만 책을 읽다보니 문학작품에 대한 호기심과 갈증이 항상 있다. 그래서 몇번 읽어보려 노력은 했지만 몇 장 넘기다 실패했다. 개인적으로 생각한 원인은 1. 처음부터 끝까지 쭉 읽기 어려운 환경과 2. 재미가 없어서였다. 1은 그렇다 치고 2의 경우 아직 재미있는 책을 발견하지 못해서라 생각하고 새로운 주제들을 틈틈히 발굴하려 노력하고 있다.
이번 책 '개츠비의 위험한 경제학'은 이런 내 기대에 부합하는 책이다. 문학 작품 속 경제학을 해설한 책으로, 오랜 기간 경제정책 분석가이자 이코노미스트로 활동해 온 저자가 그간의 경험과 문학에 대한 통섭적 사고를 바탕으로 쓴 경제 교양서다. 저자는 이번 책에서 17세기 튤립, 남해 및 미시시피 버블 등 오랜 금융 투기의 역사부터 위대한 개츠비, 일본의 잃어버린 30년과 우리나라 문학으로 살펴본 미두거래와 금채굴 등 20세기 경제, 그리고 최근 부동산 열풍 관련 압구정과 강남 이야기, 자본주의의 발달로 점점 더 심화된 각국의 불균형, 금융공학이 만연한 21세기에 이르기까지 자본과 인간의 욕망이 어우러진 경제사의 여러 페이지를 다양한 문학 작품으로 풀어낸다.
어느 물리학자의 비행 또한 흥미로웠는데, 천재 물리학자 호프만이 VIX와 인공지능 컴퓨터 HAL을 통합한 VIXAL을 개발한 장면이나 CERN에서 인공지능을 개발 시작했으나 그 위험성에 CERN을 떠난 일, 그리고 다시 펀드 세계로 들어온 일 등은 마치 현재의 그것과 매우 닮아있어 굉장히 기억에 남았다. 샘 올트만의 ChatGPT 등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또 다른 인공지능의 대가 제프리 힌턴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인공지능의 윤리성이나 통제 가능성에 회의론적 시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그런 우려에도 인공지능의 단점보다 장점에 주목한 몇몇 분야에서 많은 투자를 하고 있고 그 대표적인 분야가 바로 금융이다. 인간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끊임없이 생겨나는 파생상품과, 수익을 얻기 위해선 리스크를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들이 이 책이 오래전 출간되었음에도 마치 지금 현재를 말하고 있는 것 같아 굉장히 기묘한 느낌이 들었다.
이 외에도 파생상품으로 국가부채를 속이려 했던 그리스를 다룬 '조직된 한패'나 일본형 정경 유착을 다룬 '금융부식열도'도 굉장히 흥미로웠다.
다양한 문학작품과 그에 녹아든 경제를 재미있고 유익하게 해설한 책인 동시에, 흔히 접해보지 못한 작품들을 다루어 그 기획과 내용이 참신하다.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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