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의 세계 - 인류의 식탁, 문화, 건강을 지배해온 차가움의 변천사
니콜라 트윌리 지음, 김희봉 옮김 / 세종연구원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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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언젠가 한번 언급한 적이 있지만 나는 군시절 취사병이었다. 그래서 색다른 경험을 많이 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요리를 곧잘 하게 된 점과 식재료 손질을 낯설지 않아하게 된 점, 그리고 식품의 유통과 냉장에 관심이 생긴 점 등에서 좋은 경험인 것 같다.
그러다 최근 식품의 부패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신선 냉장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온도를 낮추면 미생물의 증식이 억제되어 음식물이 천천히 상하게 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보다 보니 언제부터 이런 원리를 알게 되었을지, 어떻게 이런 시스템을 연결하는 콜드 체인 같은 시스템을 개발하게 되었는지, 식품마다 다른 적정 온도나 기간은 어떻게 되는지 등이 궁금하게 되었다.

이번에 읽은 책은 '냉장의 세계'란 책이다. 저자는 뉴요커 기고자이자 음식 관련 인기 팟캐스트 '가스트로포드'의 공동 진행자로, 오랜 기간 밀착 취재를 통해 냉장 냉동 기술이 현재의 식품과 유통산업에 끼친 변화, 인류에 미친 영향과 함께 최근 우려를 더해가고 있는 기후변화에 이르기까지 냉장과 관련된 많은 것을 밝혀낸다. 아울러 종합적인 측면에서 지금까지의 냉장시스템이 과연 지속가능할지에 대한 의문도 함께 던진다.

책은 그간 해당 분야 종사자나 특별히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알기 어려웠던 냉장의 세계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는 책이다. 차가운 곳에 식품을 두면 오랫동안 상하지 않는다는 것, 소금이나 간장에 절이거나 건조하면 보존기간이 길어진다는 것 등은 누구나 어느정도는 알고 있는 이야기지만 냉장이 퍼져나가는 과정에서 얼음의 수출입이 있었다거나, 콜드체인이 언제부터 어떻게 시작되었고, 어떻게 현대 냉장 시스템의 기본으로 자리잡게 되었는지, 지금은 당연하게 여겨지지만 냉장 기술이 발달하기 전과 후, 우리의 식탁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그리고 결국 냉장이 우리의 삶과 문화를 어떻게 바꾸었는지 등 냉장과 그것이 미친 영향에 대해 종합적으로 알려준다.

개인적으로 눈길을 끈 것은 냉장시스템 외에 각 식품의 숙성이나 신선도, 부패와 관련된 내용이었다. 소고기의 경우 대체로 건식 숙성한 고기는 풍미와 감칠맛이, 습식 숙성한 고기는 신맛과 금속, 피 맛이 많이 나는 경향이 있다거나, 지금은 수확한 뒤 10개월 지난 사과도 비교적 제 맛을 낸다는 것 등 신선식품에 관해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았다. 한편 육류 유통의 발달 과정에서 냉장시스템에 필요한 막대한 투자를 위해 규모의 경제가 필요해졌고, 그래서 더 많은 동물을 도축해야 했고 결과적으로 회전율을 높이기 위해 소 대신 송아지를, 양, 돼지도 어린 새끼 양과 돼지를 도축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는 인간의 풍요로움과 편의를 위해 다른 생물의 생태계에 영향을 주었다는 점에서 조금은 씁쓸한 내용이기도 했다.
그동안 너무 당연하고 익숙해 아무 생각없이 지나쳤던 냉장과 냉동 시스템 및 신선식품의 세계에 대해 새로운 영감을 던져주는 책이다.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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