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경학의 부활 - 미국 제재 정책의 트릴레마(Trilemma)와 한국의 선택 AcornLoft
주현준 지음 / 에이콘온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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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최근 신냉전에 관한 책을 몇권 읽으면서, 몇가지 마음에 새기게 된 것들이 있다. 흔히 '전쟁'이라 하면 물리적 방편을 이용한 다툼을 생각하지만 이는 'Hot war'에 해당하며, 앞으로 미국과 중국이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다투는 과정은 물리적 수단 외 다른 수단을 활용하는 'Cold war'가 될 것이라는 사실, 그리고 그 주요 수단은 경제력이 될 것이라는 사실등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럼 그 경제력을 어떻게 투사할 것인가? 오늘을 이에 대한 이해를 넓혀줄 '지경학의 부활'이란 책을 읽었다. 저자는 기재부 고위관료이자 국제금융, 정치 전문가로 현재 국제질서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의 대외정책들이 어떻게 고안되고 시행되는지, 특히 제재측면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트럼프 대통령 등장 이후, 관세와 제재라는 단어가 이제는 익숙해졌지만 두가지 부분에서 항상 궁금증이 있어왔다. 첫번째는 관세나 제재 부과가 상대방에게 과연 얼마나 효과적으로 피해를 입힐 수 있을지이고, 두번째는 그러한 제재가 작동하는 매커니즘과 설계시 고려되는 세부요소, 제제부과의 기준 등이었다. TV 프로그램 어프렌티스에서 'You're fired!'를 외쳤던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은 입만 열면 제재를 쏟아내는데 과연 무슨 생각으로 그런 제재를 부과하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는 즉흥적인 트럼프 대통령을 떠나, 조금 더 신중해보였던 바이든 정부에서도 비슷했는데, 칩스법이나 인플레이션 감축법처럼 다단계로 복잡하게 설계된 제재를 발표할때면 과연 이러한 내용들이 실질적으로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지 의문점이긴 했다.

그런면에서 이번 책은 미국의 그러한 제재에 대해 이해의 폭을 넓혀주는 책이다. 저자는 미국의 제재 정책이 국가안보 및 외교적 목표 달성과 국내외 법질서 준수, 동맹국들과의 협력 유지라는 세 가지 측면 모두를 만족하기 어려움을 인정하면서도 제도 분석 프레임워크라는 이론을 차용해 제재 정책의 결정 과정을 세밀하게 분석시도한다. 또한 우리나라처럼 이해관계가 다소 모호할 수 있는 중간국가적 위치에서 이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전략적 방안을 모색한다.
책을 읽기전엔 국제관계나 지정학, 원자재 수출 통제 같은 내용이 아닐까 예상했었는데, 생각지 못했던 제재와 관련된 내용이라 더 흥미롭게 읽었던 것 같다. 한편 그 결정과정이나 실효성에서 고도의 의사결정이 필요한 점도 십분 이해할 수 있었다.
지경학적 관점에서 강대국이 목표달성을 위해 어떤 노력들을 경주하는지, 최근 자주 언급되는 관세, 제재 부과의 매커니즘이 어떻게 구성되는지 궁금하다면 꼭 한번 읽어볼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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