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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푸른 벚나무
시메노 나기 지음, 김지연 옮김 / 더퀘스트 / 2025년 5월
평점 :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지금은 소설이나 드라마를 잘 보지 않지만 한때 감성적인 일본 영화에 빠져든 적이 있다. 이와이 슌지 감독의 러브레터와 4월 이야기처럼, 직접 경험한 듯 소소하면서도 아련한 스토리와 따뜻한 감성에 빠져든 적 있다. 요즘도 가끔 그때 생각이 나지만, 한동안 그런 작품을 못 만난건지, 시간이 흐르며 감성이 메마른건지 다시 그런 경험을 하긴 쉽지 않은 것 같다.
이번에 읽은 '그해 푸른 벚나무'는 잠깐이나마 그때의 기억을 떠올려주는 책이다. 할머니로부터 3대에 걸쳐 가게를 물려받은 30대 히오가 작은 카페 ‘카페 체리블라썸’을 꾸려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내용이다. 오래된 벚나무를 통해 세월의 흐름에 따른 등장인물들의 삶을 투영해주는 것이 특징인 소설로, 특별한 이벤트나 극적인 반전은 없지만 일본 소설답게 몽글몽글한 느낌으로 계절 변화나 인물들의 속마음을 디테일하면서도 여운있게 묘사한다. 그 가운데 왕벚나무와 산벚나무, 잎사귀와 꽃잎 등 계절변화에 따른 벚꽃의 생장과정이 등장인물들의 삶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이렇게 인간의 삶과 자연의 순환과정의 대비를 통해 묵묵히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 아름다울 수 있음을 넌지시 비춘다.
하루하루 뭘 하느라 바빴는지 기억하기도 힘든 일상 속에서 잠시 떠나온 듯한 느낌을 받았다. 중간중간 익숙치 않은 일본문화나 풍습이 몰입감을 살짝 떨어뜨리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그 또한 나름대로 외국소설의 느낌을 살릴 수 있어 좋은 면도 있었다.
책을 읽으니 무엇보다 벚꽃여행이 가고 싶어졌다. 아이가 생기기 전엔 벚꽃 구경으로 참 여기저기 잘 놀러다녔던 것 같은데, 어느새 바쁜 일상탓에 그런 정취가 사라진 것 같다. 꽃이 활짝 피는 내년 4월에는 어디든 꼭 한번 가봐야지 싶었다.
한편으론 시계를 길게 보는 것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는 빨리빨리에 익숙해져 있다. 돈도 빨리 벌고 싶고, 즐거운 것도 당장 경험하고 싶다. 하루하루 일희일비하고, 한순간의 일로 희노애락을 경험하곤 한다. 하지만 벚나무가 사계절을 지내고 한살한살 먹어가듯 길게 보면 잠깐의 일들인데 너무 의미를 두는게 아닐까? 바쁜 일상에 따뜻한 감성으로 스며드는 이번 책. 곁에 두고 틈날때마다 읽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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