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적절한 좌절

적절한 좌절
김경일.류한욱 지음 / 저녁달 / 2025년 5월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첫째가 학교에 들어가면서 아이에 관심이 더 많아졌다. 그 전에도 많긴 했지만 기존엔 건강, 정서, 애착에 관한 관심이 주였다면 이제는 친구들과 선생님이라는 작은 사회에 편입된만큼 아이의 생활이나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해 관심이 더 간다. 너무 오냐오냐해서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치진 않을지, 다른 아이들과 게임을 할때 공정하게 경쟁하는지, 경쟁에서 지면 깨끗이 승복하고 실패에서 배우려 하는지, 양보해야 하는 상황에서 고집을 피우진 않을지 등 걱정이 많다. 그러다 보니 입학 후 훈육의 빈도가 굉장히 높아졌는데 과연 어떻게 훈육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어느 정도로 이야기를 해주어야 하는지에 대해선 막막하다.

이번에 읽은 책은 '적절한 좌절'이란 책이다. 인지심리학자로 유명한 김경일 교수와 소아정신과 의사인 류한욱 원장이 공저한 책으로, 제목과 부제의 '좌절'과 '애착과잉'이란 단어가 나를 사로잡았다.
책은 2부로 구성되어 있고, 1부는 육아와 관련해 아이들이 적절한 좌절을 경험한다는 것이 어떠한 것인지, 이것이 왜 중요한지에 대해 알아보고, 연령에 따른 심리 상태 및 성장단계별, 사례별 가이드를 제공한다. 2부에서는 관련주제를 보통의 어른으로 확장해 적절한 좌절을 겪지 못한 채 성장한 어른들, 일종의 '어른아이'들이 겪는 여러 부정적 감정들과 관계에서의 어려움을 짚어보고, 각 상황별로 이에 맞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훈육에 대한 관심으로 책을 집어들었던 만큼, 굉장히 귀감이 될만한 내용이 많았다. 헌데 기대했던 1부도 인상깊었지만 생각외로 2부 또한 굉장히 유용했다. 저자는 나르시시스트, 관계적 공격성, 모든걸 붙잡고 있어야 안심하는 사람, 자존감이 낮은 사람 등 심리적으로 독립하지 못한 채 어른이 된 여러 유형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는데, 사회생활을 하며 종종 경험해왔지만 그럴때 어떻게 관계를 풀어나갈지 막막한 경우가 많았다. 저자는 이런 답답한 상황들에서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 명쾌한 솔루션을 제공해 무릎을 치며 읽었다. 한편 나 스스로 유사한 성향이 없는지 자기객관화하고, 반성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감명깊었는데 책 분량이 너무 짧아 아쉬웠고, 저자분의 이야기가 더 들어보고 싶었다. 육아를 하건 안하건 상관없이 널리 읽혀지면 좋을 책이다. 강력 추천한다.

마지막으로 책속 글귀가 마음에 깊이 와닿아 옮겨본다.

"실패는 우리 모두의 삶에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손님으로, 피할 수 없다면 잘 맞이하고, 잘 보내야 합니다. 실패를 드러내는 것은 용기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행동임을 서로 인정하는 문화가 필요합니다. 실패는 나누면 더 똑똑해지고 더 따뜻해질 수 있습니다."

실패가 두려운 것이 아니라 실패를 두려워하는것이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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