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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경제적 결과
존 메이너드 케인스 지음, 박만섭 옮김 / 휴머니스트 / 2024년 11월
평점 :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현대 경제학의 태두로서 케인스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그는 '고용, 이자 및 화폐에 관한 일반이론' 에서 유효수요 이론을 제기하고 정부가 적극적으로 시장에 개입해야 함을 주장한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한편 경제학자로서의 면모 외에도 브레튼우즈 회의에서 방코르라는 새로운 국제 준비 통화를 제안했으며, 국제 클리어링 유니온이라는 기관 설립 주장을 통해 후일 IMF의 설립에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한편 내가 아는 것은 여기까지로, 평소 그의 다른 행보에 대해도 궁금해 해왔다.
이번에 그의 다른 저작인 '평화의 경제적 결과'란 책이 새롭게 출간되어 읽어볼 기회를 얻게 되었다. 특히 이번 책은 고려대에서 경제학 교수로 교편을 잡아오다 현재는 고려대 명예교수, 태재대 특임교수로 활동하고 계신, 케인스 전문가인 박만섭 교수께서 번역을 담당했다고 해 더 큰 기대가 되었다.
책은 전쟁 전 유럽의 상황, 케인스가 참석했던 파리평화회의와 각국의 지도자들간 벌어진 논의, 전범국 독일에 대한 복수론과 평화조약에 대한 각국의 입장차, 결과적으로 유럽 전체의 안녕이라는 큰 틀보다 각국의 정치적 안위만을 고려한 최종 결과물 및 이에 대한 케인스의 반론으로 구성되어 있다.
케인스는 이 책에서 당시 독일을 구성하는 핵심 경제 체계는 해외무역, 석탄과 철 및 관련 산업, 수송 및 관세 제도 3가지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연합국은 배상이라는 명분하에 3가지 모두를 철저히 파괴하기로 결정했다고 비판한다. 연합국은 장기적인 고려보다 정치적 인기를 우선했고 이러한 단기적 결정으로 독일 국민은 패배감과 좌절감에 빠져들었다. 잘 알고 있다시피 이러한 독일국민의 절망을 파고든 히틀러에 의해 2차 세계대전이라는 비극이 재잉태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예기치 못한 전쟁과 수많은 사상자로 복수심과 분노에 가득차 있던 일반 사람들이 충분히 이해되지만, 무릇 통치자라면 그들과는 다르게 조금 먼 미래를 내다볼 수 있어야 하지 않았을까. 그런 의미에서 이를 예견한 케인스의 통찰력이 더욱 빛을 발한다.
트럼프의 재선으로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논의가 수면위로 떠오르고, 가자 전쟁 및 시리아 체제 전복 등이 일어나고 있는 지금, 이 책이 시사하는 바가 더 크게 다가오는 것 같다.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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