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피, 생명의 지문

피, 생명의 지문 - 생명, 존재의 시원, 그리고 역사에 감춰진 피 이야기
라인하르트 프리들.셜리 미하엘라 소일 지음, 배명자 옮김 / 흐름출판 / 2024년 10월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책을 읽으며, 사고의 확장을 느낀다. 일례로 처음엔 이성-비이성적 사고에 관심이 있었는데, 어느덧 심리에까지 연장되었고, 뇌과학을 거쳐 이제는 우리 몸 자체에 관심이 많아졌다. 특히 뇌가 독립적으로 동작하는게 아니라 장뇌축 처럼 각 기관과 긴밀히 협응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뇌뿐만 아니라 위, 폐, 장 등 여러 기관과 면역, 박테리아 등 구성요소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됐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피'에 대한 책은 아직 읽어보지 못해 이를 잘 알려줄 책은 어디 없을까 궁금해헀다. 그러던 차 마침 독일의 심장외과 전문의가 쓴 '피, 생명의 지문'이란 책이 출간된다는 소식을 듣고 관심을 갖게 되었는다.

이 책은 크게 2부로 이루어져 있고, 1부는 특이하게도 응급실에 실려온 한 젊은 남성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어떤 연유에서인지 왼쪽 가슴에 칼이 꽂힌채로 실려와 생사를 헤메는 그와 그를 담당하는 심장외과, 그리고 그 가운데 생명의 불꽃을 꺼트리지 않기 위해 사투하는 과정을 통해 심장과 피에 관한 많은 것을 알려준다. 수술 후에도 혈액순환, 패혈증 등 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여러 현상과 질병들을 모두 보여주며 심장으로부터 발끝 모세혈관까지 피로 인한 모든 것을 담아냈다.
2부는 1부에서 미처 설명하지 못한 피에 대한 나머지 이야기를 저자의 다른 경험과 빗대어 이야기한다. 마치 한편의 영화같았던 1부에 비해, 2부는 잔잔한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어 가벼운 마음으로 읽다보면 어느덧 책은 끝을 맺는다.

그동안 의학관련 책을 꽤 여러권 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책은 여러모로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다. 어렵고 지루할 수 있는 피에 관한 이야기를, 응급실에 실려온 환자의 이야기를 통해 서술한것도 특이하지만 응급수술 현장의 박진감을 고스란히 담아내 손에 땀을 쥐며 읽었다. 또한 마음이 아프면 심장이 아파지는 원리를 이론적으로 잘 설명한 부분도 굉장히 인상깊게 읽었다.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어 책을 손에서 놓을수 없었는데, 어느덧 다 읽고보니 피에 관해 많은 걸 알 수 있었다. 개인적으론 닉 레인이나 싯다르타 무케르지에 이어 또 하나의 대형 의학 작가가 아닐까 생각한다. 흡인력 있으면서도 피에 관한 의학지식을 알려주는 이번 책, 많은 분들께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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