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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노퓨달리즘 - 클라우드와 알고리즘을 앞세운 새로운 지배 계급의 탄생
야니스 바루파키스 지음, 노정태 옮김, 이주희 감수 / 21세기북스 / 2024년 9월
평점 :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최근 야마자키 요헤이의 '3개의 세계'를 읽고 큰 감명을 받았다. 당시 책에선 현재의 세계를 캐피탈리즘, 버추얼리즘, 셰어리즘의 3가지로 나누어 설명했는데 특히 현재 우리가 갖고 있는 기업에 관한 이미지가 캐피탈리즘에서 버추얼리즘으로 진화하는 과정임을 설명한 부분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다른사람이 이야기했다면 사이비 종교처럼 허황된 이야기로 넘겨들었을 법도 하나 그가 그동안 쓴 책들을 읽어보았기에 결코 공상으로 흘려들을 수 없었다. 특히 가상세계는 무국적이란 것을 일찌기 인지한 마크 저커버그처럼, 소위 GAFAM이라 불리우는 빅테크들이 먼저 진입하였기에 그간 약진이 가능했다는 시나리오는 전혀 생각치도 못했었다.
이번에 읽은 책은 3개의 세계와 유사한 인식을 공유하면서도 조금은 다른 관점에서 빅테크들을 바라본 책이라 흥미를 불러일으켰다. 제목은 '테크노퓨달리즘'으로 이는 기술과 봉건제도를 합친 뜻이라고 한다. 그리스의 재무장관을 역임하고, 지금은 아테네 대학 경제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저자는 이번 책에서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테슬라 등 앞서 버추얼리즘을 선점한 것으로 소개된 빅테크들이 어떻게 우리들을 길들이고 지배하는지, 새로운 봉건 영주로서 어떻게 군림하고 있는지 파헤친다.
저자에 따르면 소위 이들 기업들은 플랫폼이라는 장치를 앞세워 아무것도 안하고 플랫폼 사용 수수료라는 명목으로 시민들에게 거금을 거둬들이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수수료가 봉건시대로 치면 소작농에게 받는 지세와 다르지 않다며 일갈한다. 봉건영주들이 농노들의 삶의 질 개선에는 아무 관심이 없으면서 갖은 빌미로 그들을 착취했던 것처럼, 지금의 빅테크 기업들도 소비자를 위한 서비스 개선보다는 다른 빅테크들과의 영토싸움에 더 관심있는 상황을 꼬집는다. 멀리 가지 않더라도, 최근 자체PB 상품을 우선적으로 노출해 공정위로부터 이를 지적받자 불복소송으로 국가를 상대로 전쟁을 시작한 쿠x의 예를 보며 과거 봉건시대 영주와 왕의 관계가 떠오르는 사람은 비단 나 하나가 아닐 것이다.
테크노퓨달리즘에서 벗어나는 방안으로 이 책에선 기업 민주화와 클라우드 및 자본의 공유지 개념 도입 등 몇가지 방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개인적으론 다소 추상적으로 느껴졌다. 오늘도 유튜브, 넷플릭스를 켰다 껐다 하는 나 자신을 보며, 이들에서 벗어나는게 과연 가능한 일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적어도 현실을 냉정하게 깨닫게 해준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한번쯤 꼭 읽어보아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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