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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의 힘 - 21세기 금융전쟁 속 당신의 부를 지켜줄 최적의 정치경제학
김동기 지음 / 해냄 / 2023년 11월
평점 :
지정학에 관심이 많아 이런저런 책을 골고루 본다. 그런 중에 현재 우리나라의 분단이 강대국의 국제정치, 지정학적 관점에 부합하기 때문에 유지되고 있다는 내용의 책을 보게 되었다. 여기까지는 몇번 들어봐서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반면 그 책의 저자는 그러한 결론에 이르게 된 이유로 우리나라가 알프레드 마한의 시파워와 헤퍼드 매킨더의 랜드파워가 충돌하는 지점이며, 여기서 랜드파워는 러시아와 중국, 시파워는 미국과 일본에 해당한다는 가설도 내놓았다. 그는 미국이 베트남이나 중국은 적성국임에도 국교를 수립하였지만 북한은 미국 입장에서 전혀 수교를 맺을 맘이 없어보인다면서 이 또한 역내 균형을 위해 분단국가를 선호하는 그들의 속내를 드러내준다. 굉장히 참신하면서도 흥미로운 이야기인지라, 저자가 누구인지 찾아보았는데 지정학이나 정치학자가 아닌 미국의 한 변호사라고 해서 매우 놀란 기억이 있다.
이번엔 그 저자가 '달러의 힘'이라는 달러에 대한 이야기를 들고 두번째 책으로 찾아왔다. 이 책은 화폐사이면서 경제해설서의 특징을 지닌 책으로, 총 2부에 걸쳐 달러의 탄생, 달러 패권의 구축에 대해 이야기한다.
내용은 전체적으로 달러의 생성, 달러가 기축통화로 자리잡게 된 과정 및 국제적 배경, 1, 2차 세계대전 등 달러의 일대 전환기, 2008년 금융위기 등 달러가 도전을 받았던 사건, 달러의 권위에 대항하는 도전자들 등 화폐사적 내용이 대부분이지만, 그럼에도 개인적으로 이 책에 깊은 감명을 받은 부분은 2가지이다. 하나는 달러에 기반한 세계경제의 흐름을 기술하면서도 기존의 다른 책이나 자료들이 달러의 본고장이자 기축통화국인 미국의 관점에서 대부분 씌여진 것에 반해, 이 책은 3자적 입장에서 보다 객관적으로 달러에 관해 고찰한 점이 특징이다. 두번째로는 이 책을 통해 2008년 금융위기의 내밀한 속사정을 좀 더 상세하게 알 수 있었다. 기존에는 2008년 금융위기가 단순히 미국 월가 투기자본의 지나친 탐욕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같은 파생상품에 과도하게 레버리지를 차입한 것에서 비롯된 것이라 이해하고 있었는데, 이 책에선 당시 상황이 그보단 좀 더 복잡했음을 알려준다. 1986년 마거릿 대처의 금융규제 철폐로 인한 금융 빅뱅 이후, 느슨한 규제로 런던은 장외파생상품 거래의 중심지가 되었고, 이후 스위스,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의 은행들이 공격적으로 여기에 진출함으로써 2007년 런던에는 뉴욕의 2배에 달하는 금융기관이 있었다고 한다. 이들은 이어서 뉴욕에도 공격적으로 진출하여 상위 20개 브로커-딜러 중 12개 회사, 총자산 50% 이상을 보유했다고 한다. 이 책에선 이렇게 미국에 유입된 유동성의 대부분이 상당 부분 유럽 은행들에 의해 제공되었고, 2008년 금융위기의 중요한 한 요인이 되었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ABCP 시장은 한때 1조 2천억 달러에 달해 미 국채 시장을 넘어섰으며 이 중 미국은행이 매입 보장 또는 신용공여를 약정한 ABCP는 31%지만 영국과 유럽이 약정한 ABCP는 62%에 달해 명백한 유럽의 금융과잉이 문제였다고 말하고 있다. 한편 2007년까지는 민간의 문제는 민간부문에서 알아서 해결하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던 미 정부지만, 사태가 생각보다 엄청나게 심각하다는 것을 빨리 깨달았던 벤 버냉키와 티모시 가이트너 등이 파월 독트린을 빠르게 적용함으로써 미 경제의 빠른 회복이 가능했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내용이 꽤 방대해 가볍게 읽기는 쉽지 않았지만, 1부와 2부, 장별로 내용 분절이 잘 되어 있어 발췌독으로 읽기에도 좋을 것 같다. 달러의 역사, 달러가 기축통화가 된 배경과 사건들에 대해 잘 정리되어 있어 좋았고 경제에 관심있는 분들이라면 반드시 한번 읽어보길 권한다. 강력히 추천한다.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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