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종이 1
조정래 지음 / 해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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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때 부모님께선 내가 장차 고위 관료가 되거나 사관학교에 입학해 장군이 되면 좋겠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었다. 나는 게임을 좋아해 용산에서 게임팩 장사하는 걸 하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많았지만. 어쨌건 부모님께선 사농공상의 유교적인 색채가 많이 남아있어서인지 장사는 하면 안되는 것, 보증과 빚은 절대 쓰면 안되는 것이란 이야기를 많이 하셨었다.

하지만 요즘은 시대가 바뀌었다. 그동안 신문 칼럼 같은데서 가끔 볼 수 있었던 물질만능주의, 배금주의 같은 단어는 요즘 찾아보기 힘들다. 돈이 권력이고 힘인 시대가 된 것 같다. 특히 부동산, 코인, 주식 등에서 경험한 FOMO 증후군은 많은 사람들에게 돈의 힘을 깨닫게 해 주었다. 반면 돈을 너무 중시하다보니 사람의 가치가 땅에 떨어진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돈벌이를 위해 부정과 편법을 저지르기도 하고, 몇 백만원을 위해 살인한 사건이 벌어져 충격을 주기도 했다. 얼마전 한 국회의원은 존속대상 패륜범죄가 최근 5년새 50% 가까이 증가했다는 지적을 내놓기도 했는데, 그 원인으로 금전을 노린 존속살해를 예로 들기도 했다.
이러한 세태를 풍자한 '황금종이' 란 소설이 출간되었다. 태백산맥, 한강으로 유명한 조정래 작가가 쓴 책으로, 그는 이번 작에서 등장인물들을 통해 돈과 욕망에 매몰되어 가는 현대인들을 그려내고, 종교, 권력, 가족, 윤리 그 어떤 것보다 위에 군림한 돈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게 한다.
1권에선 주인공인 이태하와 그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요즘 돈때문에 발생하고 있는 일들을 살펴본다. 구체적으로는 월세 4배 인상을 결정한 김성기가 세입자 강남길에게 폭행당한 사건, 아버지의 임종을 앞둔 이복형제 최민제와 상원, 수천억 프랜차이즈 부자와 만나기 위해 옛 연인과 이별한 박현규와 신혜주의 딸 박서린 및 복수에 눈이 먼 그녀의 옛 연인 남인호, 편의점 아르바이트로 열심히 살아가지만 생활고에 비관하는 김수희까지. 소설속 이야기라고만 생각하기엔 힘든 일들이 벌어진다.

책을 덮고, 인터넷을 켜니 포털의 뉴스와 책 내용이 오버랩되며 눈에 들어왔다. 하루가 멀다하고 나오는 이런 돈문제들.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된 걸까. 흡인력 있는 이야기와 저자의 생각이 궁금해 2권을 바로 펼쳐 들게 만들었다.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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