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건, 이런 게 아니겠니!
곽미혜 외 지음 / 모모북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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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그냥 사는 얘기, 잡답, 수다를 떨고 싶은 때가 있다. 생각해보면 어렸을땐 연애얘기, 스포츠, TV 프로, 코미디 장면, 영화, 운동, 취업, 진학, 친구들 근황 등 소재도 많고 만날 친구도 많아 재미있게 이야기 한 것 같은데 요즘은 주로 일 얘기, 애들 얘기 뿐이다. 말할 사람도 잘 없어서 주로 아내와 서로 이야기할 뿐이다. 그러다 보니 가끔은 시시콜콜한 사는 얘기를 듣고 싶을때가 있다.

이번에 읽은 '산다는 건, 이런 게 아니겠니!'는 바로 그런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다. 저자 11인은 인천 교육청 소속 공무원들로 이루어진 글쓰기 동아리 회원들이라고 한다. 따로 목적이 있다기보다 각자 사는 이야기를 주제로 쓴 수필들이라 우리네 이야기들을 진솔하고 담담하게 그려냈다.
책은 저자들마다 각 3편씩 에피소드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전문작가들이 아닌 동아리 회원의 수필 모음집이라 그런지 각각의 글에는 어떤 장치나 기교도 없고, 보기에 따라 조금은 투박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글이지만, 그만큼 솔직하게 우리네 이야기를 정감있게 담아내고 있어 독자에게 더 큰 감동을 가져다 준다. 마치 나이드신 어머니와 화롯불 앞에 앉아 오손도손 이야기를 하고 있는 느낌이랄까. 아들 셋을 군대 보낸 엄마의 마음, 어렸을적 조청을 태워먹었던 기억, 집보다 친구, 모임을 사랑하는 남편과 그를 똑 닮은 딸, 무뚝뚝한 아들의 시험, 전라도 시어머니와 경상도 며느리가 만나 오래 살아온 일들, 맞벌이 부부의 두 아이를 12년 동안 돌봐주신 또 하나의 가족 이모님 이야기, 동네 목욕탕에서 8년동안 모여 지내며 이제는 가족이나 다름없게 된 아줌마 모임 등 어디선가 한번쯤 들었을법한, 소소한 이야기들이 읽는 내내 가슴을 따뜻하게 해준다.

묻지마 흉기 사건, 아이를 내다 버리는 일 등 각박해져만 가는 세태에도 아직은 세상에 따뜻한 사람이 훨씬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이런 책들이 좀 더 널리 읽히면 좋겠다. 마음이 공허한 분들께 특히 추천하고 싶다.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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