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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의 배신 - 대중의 욕망인가, 기업의 마케팅인가
이호건 지음 / 월요일의꿈 / 2023년 9월
평점 :
살면서 주기적으로 우리나라는 유행에 민감한 나라인가..? 란 물음이 떠오를때가 있다. 분명한건, 어렸을 때 이 물음에 대한 나의 생각은 '유행에 민감하긴 하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유행의 첨단에서 트렌드를 주도하진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인터넷이 발달하고 스마트폰이 보급된 지금은 '유행에 굉장히 민감한 것 같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전세계적으로 최신 유행을 전달하고 공유하는 SNS가 발달한 까닭도 있지만, 유행, 트렌드, 키워드, 신조어를 빠르게 생산하고 수용, 흡수하는 저변엔 '빨리빨리' 문화와 입시, 군대 등 획일화된 집단에서 경쟁하는 문화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게다가 어느새 매년 연말 출간이 정례화된 트렌드 시리즈들은 의례 베스트셀러 자리를 차지하는 한편, 작년 트렌드가 올해 얼마나 맞았는지 반성하고 대규모 패널을 통해 올해의 트렌드를 신규 선점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나도 유명한 트렌드 책을 2018년부터 매년 출간 직후 재빨리 구해 읽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이제는 그러한 매체들이 트렌드를 찾아내는건지 트렌드를 이끌어나가는건지 좀 헷갈리기도 한다.
이번에 출간된 '트렌드의 배신'은 소위 '팩트체크' 방식으로 이제까지 제시된 트렌드 키워드들을 쫓아가며 실제 그 트렌드의 본질을 파고든다. 다만 이 책에서는 팩트를 따지는게 아니라 그 트렌드에 대해 비평을 가한다는 점이 다른 점이랄까? 이렇게 파이어족, N잡러, 소확행, 한달 살기 등 이제까지 들어봤음직한 총 26개의 키워드들에 대해 저자 나름의 비평을 실었다.
개인적으로 영끌 빚투와 N잡러, 펀슈머, 소확행 등 고개가 끄덕여지는 내용이 많았다. 일례를 들자면 펀슈머의 경우 '재미를 중시하는 소비자'인데 이를 충족하기 위해 운동이나 다이어트 상품도 재미있게 기획하지 않으면 안 팔리는 시대가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저자는 진정한 재미는 오로지 '재미'만 추구할때 얻기 힘들고 그렇게 얻는다 하더라도 금방 사라질 재미라는 점을 역설한다. 재미를 얻기까지의 과정, 노력하고 난관을 이겨내고 어려움을 겪어야 진정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소확행의 경우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뜻으로 돈이나 시간이 많이 드는 크루즈 해외 여행 등은 현실적으로 취하기 어려우니 일상의 작은 것에서 행복을 찾는 경향을 말한다. 저자는 이러한 소확행은 진정한 행복보다는 정신승리에 가까우니 여유와 행복을 추구해야 진정한 행복을 느낄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책을 다 읽고보니 트렌드는 트렌드 자체로 받아들이면 될 일인데, 그것을 쫓으려는 개인과 반대로 이를 이용해서 돈을 벌려는 기업들의 사이에서 트렌드의 설 자리가 조금 애매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도 트렌드의 현실적인 속내를 보여주며 트렌드가 다 좋고 맹목적으로 따라야 하는 것이 아님을 말하고자 한 것 같다. 한편으로는 트렌드의 옳고 그름을 떠나 그런 경향이 발생하게 된 사회적인 배경이나 시스템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들이 같이 진행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어 올해 수없이 발생하고 있는 강력범죄로 인해 내년 트렌드엔 분명히 호신용품이나 호신술, 또는 사람 많은 곳을 꺼리는 -포비아 등의 키워드가 나올 것 같은데, 이러한 트렌드 예측이 가능하다면 그에 대한 예방이나 대비책에 대한 논의도 진행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트렌드에 관심 많은 분들뿐만 아니라 트렌드의 본질, 실체에 대해 생각해 보고 싶은 분들께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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