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분자 조각가들 - 타이레놀부터 코로나19 백신까지 신약을 만드는 현대의 화학자들
백승만 지음 / 해나무 / 2023년 4월
평점 :
코로나 이후, 바이오-제약에 관심이 많아졌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특히 나의 경우엔 노바벡스나 모더나 등 당시 백신주에 관심을 가지면서 더 궁금했던 것 같다. 누군가의 추천으로 캠벨 생명과학책을 사보기도 했고, 바이오 관련 책을 좀 찾아봤는데 대부분 너무 기초거나, 교재 느낌이거나, 업체 광고 내지 소개 수준의 주식정보지 느낌이라 많이 실망했던 생각이 난다. 그보다 더 놀라웠던건 시중에 생각보다 교양서 느낌의 제약-바이오 책이 거의 출간되지 없다는 사실이다. 최근 셀트리온이나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우리나라도 바이오 대기업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는데, 반도체나 이차전지 관련 책들은 많지만 제약관련 책은 별로 없다는 사실이 충격적이었다.
다행히 요즘 그런 책들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는 것 같다. 최근 읽었던 책 중 좋았던 것으론 '닥터 바이오헬스'가 있는데 이번에 또 내 기대에 부합하는 좋은 책이 나왔다. 책 제목은 '분자 조각가들'. 공통점으론 둘다 전공 교수님들의 책이란 사실이다.
'분자 조각가'는 '제약' 이란 입장에서 약을 어떻게 만드는지로 책이 구성되어 있다. 운으로, 때로는 자연을 모방해서, 사람을 연구하다가, 직접 물질을 창조하여 약을 만들어낸 사례인 타이레놀, 비만치료제, 에이즈 치료제, 수면제 개발 히스토리에 대해 쉽고 친절하게 설명한다. 그리고 개론 느낌으로 현재 약을 만드는 방법인 화학반응 설계 - 분리과정 - 화합물 은행, 임상시험, 향후 AI가 제약업계에서 담당하게 될 방향 등에 대해서 설명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론 코로나 백신인 mRNA 백신의 탄생배경과 어떻게 그렇게 빠르게 개발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담겨있다.
처음엔 어렵고 딱딱한 내용일거라 약간 걱정도 했지만 가족분중에 약업에 종사하는 분이 있어 호기심에 읽기 시작했다. 나랑 분야는 다르지만 같은 이공계로서 제약을 연금술에 비유하는 저자분의 자신감과 사명감에 빨려들어가듯 재미있게 읽은 것 같다. 다 읽고보니 이야기를 재미있게 잘 구성하신 것 같고 제약업에 대한 많은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 가장 감명 깊었던 부분은 에이즈 완치된 사람이 두명 나왔다는 이야기였는데 이건 다른 어떤 곳에서도 못 본 이야기였고 과학의 위대함과 인간승리로 여겨지기도 했다. 더불어 치료하신 두 분이 자신들의 개인정보를 밝히고 또다른 환자분들을 위해 노력하였다는 이야기를 들었을땐 뭔가 숭고함마저 느껴졌다.
어려운 내용을 굉장히 흥미롭게 잘 읽은 것 같고, 교수님의 다른 책인 전쟁과 약, 기나긴 악연의 역사도 재밌을 것 같아 바로 주문했다. 앞으로도 이런 바이오-제약 등 잘 알려지지 않은 분야에 대한 책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