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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사교육을 줄이셔야 합니다
정승익 지음 / 메이트북스 / 2023년 1월
평점 :
우리나라를 설명하는 문구 중 예전 교과서에 항상 실렸던 '한강의 기적' 이란 말이 있다. 지금은 잘 회자되지 않는 것 같지만, 어쨌든 6.25 전쟁 이후 국제 최빈국 중 하나였던 우리나라가 높은 경제성장률로 잘 살게 되었음을 일컫는 용어이다. 그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잘 알고 있듯이 인적자원의 힘이 컸다. 좁은 땅에서 천연자원 하나 없이 제조업(중개무역) 기반의 2차 산업으로 수출위주의 정책을 폈던 것이 유효했다. 양질의 인적자원이 풍부하게 된 것은 역시 '맹모삼천지교'와 같이 매우매우 높은 교육열에 기인한 것이며 해외 연구자료 등에도 비슷한 분석사례를 본 적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높은 교육열은 많은 비효율과 부작용을 가져왔다. 교육열에 의한 경쟁, 아이들의 불행, 교육과 부의 대물림, 비대해진 사교육 시장, 공교육의 유명무실화 및 부차적으로 소외나 왕따문제, 비행청소년, 마약, 자살 등 여러가지 문제가 양산된 것이다. 마침 '글로리'라는 컨텐츠가 현재 굉장히 핫한데, 이러한 어두운 면이 높은 교육열과 대학입시라는 제도에서 기인한 바가 크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인터넷이나 유튜브에서 볼 수 있는 대치동 1타강사들은 학생 본인의 마음가짐, 자세에 대한 내용을 많이 거론한다. 어떻게 보면 사교육의 정점이라고 볼 수 있는 대치동 1타 강사들이 왜? 그만큼 본인의 의지나 자세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선생님과 자료로 교육을 시키려 해도 학생 본인이 주도적으로 하지 않는다면 말짱 도루묵이다. 많은 학부모들은 교육환경, 양질의 교육컨텐츠를 중요시해서 더 좋은(고가의) 사교육을 학생에게 들이밀지만 실제로 이것이 높은 성적과 직결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이번에 출간된 정승익 님의 '어머니, 사교육을 줄이셔야 합니다'는 이와 맞닿는 내용의 책이다. 저자는 EBSi 및 강남구청 인터넷 수능방송의 수능영어 대표강사이자 인천공항고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현직교사이다. 공교육과 사교육 모두 경험한 교육자이기에 우선 그의 이야기에 솔깃하다.
책은 총 3부로 사교육의 현실, 부모입장에서 사교육 줄이기, 학생입장에서 사교육 줄이기로 나뉜다. 먼저 일반적인 우리나라 평균가정의 사교육 현황과 부담수준, 다 똑같이 해주기 어려운 현실, 과연 사교육이 답일까? 에 대해 고민하고, 자녀가 주체적으로 공부하기 위해 부모가 노력해야할 소통, 환경조성 등에 대한 생각, 그리고 학생 본인의 노력과 마인드셋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책을 읽으며 오래전이지만 과거가 많이 생각났다. 요즘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나때는 '단과반'이라는 학원 프로그램이 있었다. 국어, 영어, 수학 등 원하는 과목과 선생님에 따라 매달 수강신청을 하면, 신청학생수에 따라 교실이 배정되고 필요한 수업만 저렴하게 들을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 개별적으로 수강하기 때문에 비용도 저렴하고, 시간이나 각 선생님의 성향에 따라 내가 맞는 선생님과 시간을 선택할 수도 있는 시스템으로 대학교 수업 같은 시스템이었다. 이게 나한테는 굉장히 좋았던게 주체적으로 수강을 하기때문에 동기부여도 좀 더 잘되고 공부분위기도 좋았다. 그때도 인기강사의 수업은 200명씩 몰려 신청하기 어려운 점이 있었지만, 나의 경우엔 소수 정예 식으로 인기없는 선생님들 위주로(하지만 실력은 다들 대단하신) 신청을 했고 가족적인 분위기에서 수강도 하고 입학 후 고맙다고 따로 인사도 드리러 가고 했었던 좋은 추억이 있다.
나 또한 이 책의 내용과 동일한 경험을 스스로 하였기에 십분 동의한다. 하지만 막상 어린 자녀를 키우기 있는 나도 보면 요즘은 교과과정도 많이 달라지고, 다들 학원을 가서 학원을 안보내면 같이 놀 친구가 없는 웃픈 현실이다. 지금은 혼자 뭘 하긴 어려운 나이니 프로그램 위주의 학원에 보내고 있지만, 주체적인 자기주도 학습의 중요성은 크게 공감하는 바이고, 조금 더 크면 오히려 하고 싶은 방향으로 공부든 뭐든 할 수 있게 지원할 여건을 조성해주기 위해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