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문에 대해서 쓴 책'이라는 특이한 소재가 나를 사로잡았다. 항문은 우리가 하루에 한번쯤은 꼭 사용하는 중요한 기관임에도 사실 정보가 거의 없다. 다만 희화화의 소재로 가끔 쓰이거나 옆에서 오래 앉아 있어 그곳에 문제가 생겼다는 정도 얘기를 들었을 뿐. 그런데 그에 대해 쓴 책이라니 과연 어떤 내용일지 궁금해졌다.
책은 기관으로서의 항문과 다른 생물들과의 유사성과 차이점으로 시작한다. 고대 역사에서 항문에 관한 에피소드들, 성장과정에서의 항문기, 이를 활용해 벌어지는 일들 등. 뭔가 어둡고 부끄럽고 음성적이라 평소에 얘기하기 어렵고 숨겨왔던 얘기들을 허심탄회하게 풀어낸다. 개중엔 좀 너무 급진적이라 적지않게 당황시키는 이야기도 있지만, 대체로 '아~ 그런가보다' 하며 재미있게 읽었다. 그 와중에 영국 국가가 이와 관련이 있다는 상식도 알게 되고. 웃으면 힘이 들어가 건강에 유익하니 많이 웃어야 된다는 도움이 되는 정보도 읽었다.
전통적으로 터부시되는 느낌이 있어 꺼내지도 못한 감이 있지만, 생각보단 훨씬 더 중요한 기관인 항문에 대해서 여러 관점에서 돌아볼 수 있어 재밌고 유익한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