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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열쇠
A. J. 크로닌 지음, 이윤기 옮김 / 섬앤섬 / 200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실화처럼 생생하게 전해오는 성자가 된 한 신부의 처절한 중국 선교 회상록
'천국의 열쇠'제목만 언듯 보면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내 손안에 마치 천국의 열쇠가 잡혀있으리라는 기대감과 설렘을 주는 소설, 하지만 막상 671장에 달하는 두꺼운 책을 들고보니 내용이 무겁고 지루하지는 않을까 염려가 되었지만 책장을 덮은 순간엔 언제 이 두꺼운 책을 읽어버렸는지 모르게 애잔한 감동과 함께 아! 이렇게 열심히, 이렇게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사는 인생도 잇구나 하는 생각으로 가슴을 뛰게 하는 이야기가 사실처럼 다가오ㅏㅆ다. 셔우드 홀의 <좋선회상>처럼 실제로 중국땅에서 선교의 삶을 살다간 치점 프린시스 신부의 모델이 잇지 않앗을까 궁금해지기도 했다.
소설의 짜임새도 처음 부분은 <끝의 시작>, 끝부분은 <시작의 끝>이라는 작가의 창의성이 돋보이는 부분이 썩 마음에 든다.
아홉살 프린시스의 운명은 그의 아버지 알렉산더 치첨 어부와 그의 어머니가 홍수로 불은 강을 건너다 실족하여 죽음으로 졸지에 고아가 되는 때 부터 시작되고 있다.
그리고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드는 어린시절 '안셀름 밀리, 그는 유복한 카톡릭 신자의 가정에서 자란 11살 친구)'과 여자친구 '노라, 고모부 의 누이동생 폴리아주머니의 보살핌을 받는 10살배기 고아 ' 그리고 인생의 동반자가 되는 친구 '윌리 탈록(의학도)이 등장하면서 프린시스의 운명은 서서히 하나님께로 다가서는데...
기묘한 소명으로...
부모님의 여의고 친척들의 손에서 어려운 생활을 하던 프린시스는 결국 신학원에 입학하여 공부하게 된다. 그리고 자아를 찾는 과정과 신앙에 귀의하게 되는 갈등에 붙잡혀 어려운 국면에 접어든다. 하지만 사랑하던 노라의 임신과 출산 그리고 자살로 인한 충격과 함께 영적인 반골 냄새가 난다는 주변의 신부들(특히 타란트 신부)의 적의에 찬 경멸과 모멸에도 꿋꿋이 견뎌내며 종교재판의 그물망을 벗어나는 대목에서는 말할 수 없는 쾌감이 밀려온다. 그가 밭은 고통은 그의 인생을 한꺼풀 벗는 계기로 성직자의 기묘한 소명을 드디어 받게 된다. 사제가 되기로 결심을 굳히는데...
결국 프린시스의 일기장을 훔쳐보던 타란트 신부는 그이 진심을 읽어 내려가면서 치점을 이해하게 되고 용서하게 되는데...소포롤 받은 몬트세라트의 성모상임을 알고 타란트신부에 대한 감사함에 눈물을 글썽거리는 부분에서는 인간의 내면을 알면 모든 행위의 원인과 결과에 대해 용서가 되고 이해가 된다는 진리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인데 이 소설을 끝가지 읽어 내려가면서 이러한 진리는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게 된다.
이즈음에서 재미의 백미를 더해주는 대목은 프린시스에게 긍정과 호감을 가진 학장 맥냅신부(녹슨 맥)과 티처슨 강에서의 연어 낚시 대목은 혼자서 배를 움켜잡게 할 정도로 재미있게 묘사되어 있다. 남편과 종종 낚시여행을 하는 나에게는 더없이 피부에 와닿은 대목이라 더 큰 웃음을 자아내게 하였다.(127~134쪽)
못난이 보좌 신부로...
드뎌... 쉐일즐리의 구세주 성당의 키저 신부의 보좌신부로 임용된다. 하지만 권위적이고 아집이 강한 키저 신부와의 마찰로 치점 신부는 고통을 당하게 되는데 와중에도 나름대로 누추하고 봘 것 없는 마을사람들의 희망을 위해 애쓰는 모습에서 그는 확실한 신부의 성품을 지녔음을 엿보게된다. 이후 결국 타이니캐슬의 성 도미니크 성당의 피츠제랄드 주임 신부가 있는 곳(폴란드 이민을 위한 주교구)으로 자리를 옮기게 되는데 거기엔 제1보좌신부는 안셀름 밀리와 맞딱드린다.
여기서 우리는 두 부류의 대표적인 성짖장의 성품을 만나게 된다. 사교적이면 정열적이고 정치성이 짙은 안셀름 밀리는 승승장구...하지만 프린시스는 자신의 일상 테두리 안에서 진정한 성직의 소명으로 어려움에 직면한 것에 회유하지 않는 강직함으로 맞서서 승리하는 예수를 닮은 시제라고나 할까... 암튼 둘의 운명은 완연하게 달라 그들의 인생 결말은 어떻게 종지부를 찍게 될까도 이 소설의 재미를 한층 북돋는다.
또 하나, 기적의 발현을 기대하는 교리적인 산자들의 어리석은 발상으로 만들어낸 '마리아의 샘' 사건에서 각자의 목적을 가지고 서로 다른 생각으로 편승하는 갖가지 인간 군상을 만나볼 수 있는 대목도 흥미를 끌어낸다. 하지만 결국은 믿음이 만들어낸 기적에서는 하나님의 얼국이 비치기만 하면 진흙탕에서도 기적은 일어날 수 가 있다는 것을 보게되는데 이 때의 전율은 책속의 주인공 치점 신부에게만 잇는 것이 아니라 독자들도 소름이 끼치게 한다. 하나님 앞에서는 우리 인간의 교만을 무침히 짓밟히고 오히려 겸손하고 믿음으로 꿇어 엎드릴 때에야 하나님의 기적은 믿는 자에게 발현되는 것을...(236-285 쪽)
중국에서...
산모랄레스 신학원의 학장이었던 맥냅신부..그는 주교로서 프린시으를 가장 잘 이해해주고 성공한 성직자라고 인정해주는 면에서 그의 인간적이고 성직자적인 본래의 성품은 독자로 하여금 호감을 들게 하는 인물이다. 치첨 신부 또한 그를 가장 존경하며 그가 제의한 중국 선교에 선뜻 응하게 된다. 치점 신부 인생의 Turning Point 가 되는 큰 산건이 전개된다.
페허의 선교관 자리에서 절망감에 사로잡히고, 사기꾼의 커플 왕부부에게 시달리는 일...신자가 다 더난간 곳에서 선교관을 일으켜 세우려는 그의 집념..그의 고백 '그렇다. 나는 하나님을 의심했지만, 이 이상한 땅은 나를 필요로 한다.... 내게는 여기서 할 일이 있다...'
사람은 한치앞도 내다 볼 수 없는 나약한 존재지만 하나님의 눈으로 보시면 우리를 그의 도구로 들러 쓰시는 섭리를 우리는 알지 못한다. 하나님게서 치점을 하나님의 역사를 이루어 내는 도구로 크게 들어 쓰시는 산건들을 박진감과 스릴 넘치게 전개하는 작가의 놀라운 상상력을 여기서 만나게 되는 부분이다. 파오 종제가 준 지도를 보고 멀리 산간 오지의 기독교 마을에서 만난 류찌의 일가를 만나 실마리를 풀게 된다. 그후 선교관을 짖게 되는 대목, 마리아 베로니카 원장 수녀와의 인간적인 ㅈ갈등에 고통스러워하는 대목... 전쟁으로 인한 살육의 현장에서 다시금 고뇌하는 성직자...흑사병이 창권하는 대목에서는 목숨을 건 치점의 희생적인 행동돠 그의 절친 의사 윌리 탈록의 죽음...결국 갈등의 해소가 된 베로니카 수녀의 물적 도움으로 모든 일은 해결되고...노라의 딸 주디...그리고 불행한 결혼과 출산으로 맞는 죽음...그리고 앤드류...그의 죽음은 남성의 약점과 어리석음의 씨앗이라 단정하는 치점 신부의 생각에 전적으로 동감이다. 지금도 우리 주변에는 이런 죄악의 씨앗으로 몰락한 사람들을 흔히 보게 되니까...
각설하고... 이 소설 속의 치점 신부는 신앙의 자유주의자라고 자인한다. 하나님과 이웃에 대한 사랑만 갖추었다면 이것이 신앙의 기본 덕목이 아니겠는가, 세계의 온 교회가 서로 반목하는 것을 그만두고... 한 덩어리가 되어야 할 때...하나의 개체는 그 개체를 구성하는수십억개의 세포로 이루어져 잇다...이 개개의 세포가 곧 인간의 마음이 아니겠는가....(라고 하는 치점의 고백은 바로 저자가 어필하고 싶은 신앙관이라 할 수 있겠지...또 하나, 관례에 따라 앤드류를 고아원에다 위탁해야 하지만 노라의 기념비적인 아이는 자기와의 혈연관계라고 생각하고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하는 것은 너무나 비인간적인 짓이라 여기는 그의 생각에서 또한 치점의 인간성을 피력하고 저자의 삼삶의 철학을 엿볼 수 있다.
결국 귀국...
나이들어 감에 따라 교회에서 은퇴하라는 압력... 하지만 교회 하나를 맡아 다시 성직에 몸을 던지고 싶어하는 치점...하지만 인간의 경직된 사고와 더 경직된 관례의 벽을 높기만 한데... 치점을 당당하게 이렇게 기도한다 "아, 주님. 딱 한번만입니다. 이번만 ㅈ주님 뜻이 아니고 제 뜻대로 이루어지게 하소서." 결국 원점으로 다시 돌아오게 된 것은 앤드류를 보살피라는 하나님의 섭리라고 인정하면서 남을 생을 그렇게 하나님과 가까이 지내게 치첨을 바라보면서 승승장구햇던 안셀름 밀리의 손에 과연 천국의 열쇠가 잇으리란 의견엔 모두 동의하지 않을 것이리라. 철저히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며 어너무나 인간적인 삶을 살아낸 치점 신부... 그의 생애를 들여다 보면 성자 치점이라고 불리우는데 다 동의 할 것이다. 그리고 그의 손에 천국의 열쇠가 쥐어져 있다는 것도...역자는 또 한사람을 기억해 달라고 한다. 의사 윌리 탈록...맨손으로 삶을 치열하게 싸운 희생적이고 봉사적인 인간... 그 행위만으로 구원을 받을 수 없다는 주장에 쓸쓸함을 느낀다고 피력하고 있다.
하지만 천국의 열쇠는 인간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 보혈의 피로만 천국에 들어갈 수 있는 열쇠는 하나님 만이 가지고 계시는 것이다. 성경의 진리에 벗어나서는 인간적인 해석이나 합리화는 주님의 생각을 앞서가는 불신앙이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값없이 주시는 구원을 믿음으로서 천국을 보여주시고 들어가게 해 주신다고 하신 말씀을 반드시 믿는 사람에게만 천국의 열쇠가 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