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게 띄우는 편지
엄기원 지음 / 아동문학세상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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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을 어린아이와 같은 동심으로 살고 계시는 작가의 마음이 고스란히 묻어 나오는 <가을에게 띄우는 편지>...

평생을 거짓없이, 사심없이 자연과 더불어 욕심없이 살아가는 생활 모습이 우리네 아버지마냥 푸근하고 편안한 고향내음을 전해주고 있다. 시라고 하면 흔히 난해하고 사색적이고 혼자만의 세계로 울타리를 쳐놓아 나같은 범인은 고개 빼밀고 인상 그리며 들여다보는 추상화같은 어려운 것이라 생각되는데 엄기원 선생님의 시는 싸립문 밀고 들어가 초가집 툇마루에 걸터 앉아 솔솔부는 솔숲 향기 맡으며 팔베게하고 드러누워 흰구름 흐르는 하늘쳐다보며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산수화다. 어릴적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 나를 되돌아보며 남은 세월을 어떻게 살아가면 좋을지 잔잔하게 보여주는 마음이 그대로 전해온다.

북한산 자락에서 데려온 나뭇잎 하나에도 세심한 마음을 주는 푸근함<나뭇잎을 데리고>,
창조주 하나님이 주신 가을을 가장 사랑하며 지혜와 겸손, 평화를 배운다는 자연의 방랑자<가을에게 띄우는 편지>,  강남구 신사동 자그만 사무실을 드나드는 행복이 충만한 노시인의 일상을 보여주는<얼간이의 하루> 등 일상에서 묻어나오는 잔잔한 감동이 편안하게 전해온다.

'어쩌다/ 내가 누구에게/ 편지를 쓰면/ 쓰는만큼 쌓이는 정/보내는 기쁨 /.../편지란/서로가 살아있다는 증거다/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증표다'<편지>처럼, 며칠 전 주간교육신문에 산골마을 우리학교 사연이 소개되었는데 그 기사를 보시고 친필로 쓴 편지와 함께 양서 1박스를 택배로 부쳐주신 나눔의 삶을 서슴없이 보여주시는 삶에서 '생활이 시이며, 시가 곧 생활'이신 엄기원 시인께 존경과 사랑의 마음을 드린다. 앞으로도 청청한 기운으로 더 좋은 시같은 삶을 사시면서 강퍅한 이 시대에 메마른 감성으로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더 좋은 글로 감동과 감사, 사랑과 배려를 전염시켜주시기를 기도한다. 


<엄기원 시인께서 쓰신 친필 편지>에서...

  정금자 교장선생님께

  안녕하십니까? 아동문학하는 엄기원이란 늙은이입니다.

  6월 28일자 <주간교육신문>에서 좋은 기사를 읽고 편지를 보냅니다. 전교생 19명을 데리고 정겨운 학교, 아름다운 학교을 운영하시는 정교장님께 박수를 보내면서 책을 몇 권 보냅니다. 어려운 살림, 여건 속에서 밝고 맑은 사랑으로 어린이들에게 꿈과 용기를 심어주는 따뜻한 교육애에 감동하고 있습니다. 별로 좋은 책이 아니지만 귀교 어린이들에게 작은 선물이 되었으면 합니다.

  교장선생님 건강과 임곡초등학교의 발전을 빕니다.

                                                       2010년 7월 1일 서울에서 엄 기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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