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 아프리카 - 뜨겁게 부상하는 기회의 대륙, 왜 지금 아프리카에 주목해야 하는가
제이크 브라이트.오브리 흐루비 지음, 이영래 옮김 / 미래의창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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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프리카의 이미지는 항상 어둡다. 그들의 피부가 검은 탓도 있겠지만, 건조하고, 혼란스러우며 불길이 각인되어 있다. 그들을 다루는 방송들도 이에 일조하였다. 아프리카에 관한 대부분의 방송은 사회적자본이 결여된 지역, 오지탐사팀의 주요무대, 뜨거운 화염이 솟구치는 척박한 땅과 내전의 모습들. 하지만 왜곡된 모습이 아니라는 것이 더욱 안타깝다.


사실 안타까운점은 그들의 가난보다도, 비인격적 가치를 씌우는데 있다. 아프리카는 여행하는 곳이 아니라 탐험하는 곳이며, 아프리카는 투자하는 곳이 아니라 원조하는 곳이다. 특히나 아프리카에는 친구가 없다. 아프리카에는 아이들만 있을 뿐이다. 그래서 우리는 아프리카의 가난한 아이들을 돕기 위한 광고를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에 인간애는 있지만, 동등한 인격적 가치를 두고있지는 않다. 아프리카 아이들은 티없이 해맑으며, 계산을 할 줄 모른다. 다 같은 사람이라고는 하지만 그들을 볼 때 우리는 연민의 감정과 인간내면에서 솟아오르는 인류애를 끌어올린다. 


아프리카에는 어린이들이 많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은 이미지다. 모든 대륙에서 청년의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이 아프리카다. 우리는 잘 안다. 사회를 근본적으로 발달시키기 위해서는 경제력이 있는 청년들을 재교육시키거나 도와야 경제적 여건이 나아진다는 것을. 물론 교육과 기본적인 생활도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기 보다는, 그들에게 물고기를 직접 주는 사랑을 베푸는 경우가 많다. 이것 자체가 그르다기 보다는 이것에만 치중한 것으로 말미암아 아프리카의 사람들은 동등한 인격을 부여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가감없이 떠오르는 이미지를 바로 이야기하는 우리내 아이들에게 물어보면 선명한 해답을 구할 수 있다.


이러한 현실을 선구적으로 직시한 두 저자. 제이크 브라이트와 오브리 흐루비는 아프리카를 기회의 땅이라 부른다.



[1]



제1부 아프리카의 위대한 경제적 도약

P.71

외국인 직접 투자(Foreign Direct investment; FDI) 한 나라(보통 기업들에 의한)가 다른 나라의 기업이나 독립체에 하는 투자, 세계 자본 흐름에서 가장 흔한 방법

해외 간접 투자(Foreign Portfolio Investment; FPI) 외국의 투자자나 독립체가 한 나라의 주식이나 채권에 하는 투자 

디아스포라 송금(diasopora remittances) 외국에 있는 아프리카인들이 고향의 친지나 친구들에게 보내는 돈」

현재 아프리카에 유입되는 자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디아스포라 송금이다. 위에 언급한 다른 두 가지가 커져야 하는 방향으로 개선되어야 하는 부분이다.


p.83

「"아프리카를 돕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프리카에 투자하는 것입니다. 우선, 아프리카 투자는 미국인들에게 높은 수익을 가져다줄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아프리카 투자는 자본 비용을 감소시키고, 보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고, 보다 지속가능한 경제 성장을 가능케 하고, 빈곤율을 떨어뜨릴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과거 아프리카가 기부와 유명인들의 자선으로 대변되었다면 내일의 아프리카는 당신의 401K에 포함된 12퍼센트 수익률이라는 아프리카 주식으로 대변될 것입니다.」



제2부 제약과 딜브레이커

p.134

「세계은행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세계 다른 지역과의 개발 격차를 줄이려면 주요 기반 시설에 연간 930억 달러를 투자해야 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개인이 뜻깊은 마음으로 아프리카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은 기부 이외에는 달리 방도가 없다. 따라서 위에서 언급한바와 같이 사회자본을 형성하는 식의 투자가 아닌 봉사와 기부가 아프리카를 돕는 유일한 방법이 되었다. 간혹 마을 우물을 만들고, 학교를 건설하는 부호가 있기는 하지만 아프리카에 성장동력을 제공하는데에는 역부족이다. 국가차원, 기업차원의 투자가 절실하다.


최근 인천국제공항이 필리핀, 베트남, 과테말라 등지에 8,700억 원 규모의 BOT사업을 진행하게 되었다는 소식이 접해졌다. BOT사업이란 건설(build), 운영(operate), 이양(transfer)의 준말로. 인천공항의 노하우로 공항건설 이후 일정기간 운영을 직접담당한 후 해당국가에 통째로 이양을 하는 사업을 말한다. 이러한 방식의 사업이 아프리카에도 투입된다면, 단기적인 수익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국제사회에서의 갖는 영향력 또한 증대될 것이다.


p.139

「삼성은 애플과의 싸움에서 아프리카 시장을 우선순위에 두었고 그 전략은 성공을 거두었다. 2013년 삼성은 아프리카 대륙 전체 스마트폰 시장의 50%를 확보했다. 도시의 중산층이 증가하면서 스마트폰 시장은 매년 19%씩 성장할 것으로 예건된다.



제3부 게임 체인저와 선구자

p.203

「2005년부터 2010년에 이르는 동안 케냐에서는 예외적인 환경, 우연, 미래를 내다보는 삶들이 조합되어 '실리콘 사바나'라는 이름을 떠올리게 하는 4가지 이정표를 만들어냈다. ①모바일 머니 ②세계적인 크라우드소싱 앱 ③아프리카의 기술 인큐베이터 모델 ④ICT 정책에 대한 정부의 헌신적인 역할」



제4부 앞으로의 아프리카

저자들은 권미에 아프리카에 대한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오해들을 찝어주었다. 그리고, 그에 관한 자세한 내용을 하략하고 있다. 오해들은 다음과 같다. ①아프리카는 하나의 나라다 ②아프리카는 위험하다 ③아프리카는 돈이 적게 든다 ④아프리카에서는 부패가 게임의 유일한 규칙이다 ⑤아프리카는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아프리카는 하나의 대륙이다. 아시아대륙의 모든 나라를 하나의 집단으로 인식하지 않는 것 처럼 아프리카도 단일국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 우리나라에 수출할 수 있는 소고기는 인도에 절대 반입이 되지 못한다. 그러나 아시아를 단일 문화권으로 오인하고, '그 나라가 그 나라지'라는 말을 듣는다면 기분이 상당히 불쾌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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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음식의 사회학 - 음식 속에 담긴 세상을 배우다
폴라 에이어 지음, 김아림 옮김 / 그린북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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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리미디어'라는 출판사에서는 '청소년을 위한' 시리즈를 다수 내놓고 있다. 근자에는 그 책으로 전공서적을 서브하는 사람도 보았다. 그 만큼이나 내용이 깊이가 있다. 어린이를 위한, 또는 청소년을 위한 이라는 단어는 내용으 깊이를 줄였다기 보다는 같은 내용을 조금 더 쉽게 설명을 해주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클리드 기하학에서 삼각형 내각의 합이 180도가 아니라는 것은 수학자에게 설명하는 것이 가장 쉽고, 그 다음이 비전공자, 그 다음이 청소년, 어린이 순으로 간다. 조금 더 명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만이 전달력을 가진다.


『청소년을 위한 음식의 사회학』은 두리미디어에서 나온 것은 아니고, '그린북' 출판사에서 나온 것이다. 주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책을 펴내며, 간혹 미취학 아동이나 청소년, 성인을 위한 책을 내놓기도 한다. 주력상품인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서적들은 학년별, 과목별, 단원별로 연관을 갖도록 하였으니 어린자녀가 있는 학부모들께서는 알아두면 좋을 출판사다.


앞 서에도 언급했듯, 청소년을 위한 책이라 하면, 비전공자 또는 해당 학문에 배경지식이 없는 성인에게 아주 좋은 책이다. 요리를 잘하더라도, <냉장고를 부탁해>를 꼭 챙겨보고 <쿡가대표>를 애청했더라도 음식이라는 단어가 포괄하는 음식이 가지고 있는 사회학적 위치를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인류가 숨쉬는 것 다음으로 가장 먼저했을 것이 음식의 섭취일 텐데도 말이다.


지역별로 사투리가 발생하고, 음식이 다르며, 문화가 상이한 이유는 자연환경을 토대로 이룩된 인문환경의 차이로 인한 것이라는 사실은 초등학교 3학년 사회시간에 배운다. 그런데, 음식, 요리가 어떤 사회학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를 15분간 이라도 연설하는 일은 쉬운일이 아니다. 초장에 어려운 다큐와 두꺼운 책을 보기는 어렵다. 사회학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면 700페이지가 넘는 『총균쇠』를 읽을 수도 있고, 소설에 관심이 있었다면 10권짜리 『태백산맥』을 읽을 수도 있지만, 음식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지 못했다면, 청소년을 위한 책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청소년을 위한~" 책이 주는 장점

첫째, 시종일관 경어를 사용해준다. 어떤 책이 우리에게 존대를 해주던가. 시험문제만 보아도 안다. 초등학생 때는 "~를 풀어보세요" 중고등학생때는 "~를 푸시오" 대학생때는 "~에 대해 논하라" 점점 말이 짧아진다. 이와 마찬가지의 논리로 보는 것은 비약일지 모르지만 여튼 청소년을 위한 책들은 우리에게 항상 경어를 사용해준다.

둘째. 많은 컬러를 제공해준다. 어차피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책들은 흑백으로 팔아도, 재질이 안좋아도 내용에 의해 판매량이 결정된다. 심지어는 88올림픽 때 즈음하여 출판된 갱지 보다 조금 좋은 누런 종이에도 내용만 좋다면 잘 팔린다. 따라서 출판사 입장에서는 외적인 부분보다는 내적인 부분에 더 신경을 많이 쓰게 된다. 마케팅에 열을 올린다면 내용에 조금은 덜 자신있는 책이겠지.. 그러나 청소년을 위한 책들은 부모가 읽어보고 사주는 경우보다 애들이 골라야 사준다. 따라서 좋은 재질에, 이쁜 컬러가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셋째. 내용이 편안하게 쓰여있다. 청소년을 위한 책인데 저자가 내 꿈을 펼쳐보겠다며 무책임한 논술을 해대지 않는다. 좋은 책이라고 해서 반드시 내용의 체계가 올곧거나 논점이 흐려지지 않는 것이 아니다. 내용만 명료하고, 정확하면 된다. 다윈이 적어 놓은 『종의 기원』, 멘델의 『식물잡종에 대한 실험』을 읽느니 중학교 3학년 생물책을 보는 편이 낫다(물론, 다윈과 멘델의 저서를 정리해 놓은 것이다). 그러나 청소년이 보는 책들은 논리적 위계가 완벽에 가깝다.

넷째. 다각도로 분석이 가능하다. 단독집필의 경우 한 사람의 논리적 경향성을 독자들을 파악하게 된다. 대부분 옳은 말이다. 하지만 라면을 끓이는 방법을 아무리 명확하게 써놓더라도 분명 또 다른 레시피는 존재한다. 반면, 공저로 쓰여진 책 또한 그 사람들이 모여서 회의를 하면서 만든 책이 아니다. 파트별로 나누어 집필된 것을 컨트롤타워 기능을 하는 이들에 의해 접합된 것이다. 간혹 부부가 공저를 하는 책이 있는데, 부부는 일심동체라고 이들은 저자가 한 명인 것이나 다름없다. 따라서 논의의 다각화를 꾀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이것이 단점은 아니지만, 일관된 논리 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다각화된 논의이기 때문에 후자에 대한 장점을 놓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청소년을 위한 책은 일반적으로 해당분야 전공자가 많은 저자들의 성과물을 짜집기 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만의 논의를 펼치려면 논문를 쓰거나 하나의 독립된 저서를 내놓았을 것이다. 

다섯째. 이미 검증된 학문을 다룬다. 성인들끼리도 일정한 합의가 되지 않았는데 청소년을 위한 책을 내놓는 것은 무리가 있다. 따라서 『이기적 유전자』가 고전의 반열에 오리고나니 『청소년을 위한 이기적 유전자』가 나왔고, 『부의 미래』가 검증이 되고나니 『청소년을 위한 부의 미래』가 서점에 출시된 것이다.



제1장 음식은 어떻게 시작되었나

p.18

초기 인류를 연구하는 과학자 가운데 몇몇은 인간의 진화 과정에서 음식을 요리해 먹기 시작한 일이 매우 중요한 단계였다고 말합니다. 왜 그럴까요? 우리가 음식을 익히지 않고 날로만 먹는다면 무척 많은 양을 먹어야만 우리의 몸이 에너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예컨대 익히지 않은 셀러리를 씹어 먹는다고 하면 섭취한 셀러리가 우리 몸에 주는 에너지보다 그것을 씹고 소화시킬 때 드는 에너지가 조금 더 많습니다. 그래서 셀러리를 '음의 에너지 음식'이라고 부르기도 하지요. 어떤 과학자의 계산에 따르면 식재료를 요리하지 않고 그대로 먹었던 원시인들은 두뇌가 제대로 돌아갈 만큼의 에너지를 얻으려먼 하루에 9시간은 음식을 먹어야 했을 거라고 하네요.


p.22

초기 농부들은 농작물 '돌려짓기'라는 기술을 사용했습니다. 돌려짓기란 한 해의 일정한 기간씩 같은 밭에 각기 다른 농작물을 번갈아 재배하는 걸 말해요. 일반적으로 곡물류는 자라면서 흙에서 질소를 빨아먹는데, 렌틸콩 같은 콩과 식물은 오히려 흙에 질소를 더합니다. (...) 고대 시리아 사람들은 기원전 8천 년부터 돌려짓기의 형태를 응용했습니다.


p.32

키가 큰 것이 좋을까요? 작은 것이 좋을까요? 농작물이라면 키가 작은 것이 더 좋을지도 모릅니다. 오래전부터 사람들이 기르던 벼와 밀은 큰 키 때문에 다른 작물이 햇볕을 못 쬐게 가려버리고는 했거든요. 그래서 듬성듬성 심어야 했지요. 하지만 키가 작은 품종이 개발되면서 작물을 더 촘촘히 심을 수 있게 되자 수확량이 훨씬 늘어났어요.


산업혁명 이후 식료품에도 획기적인 변화가 있었다.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데,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 맬서스의 이론은 산산조각이 났다. 인구가 4배 증가 할 동안 식량은 16배 증가하였다. 이로 인해 더 이상 모든 사람이 식료품을 생산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가 온 것이다. 직접 벼를 수확하거나 돼지를 키우지 않는 사람들도 도시의 노동자로서 설탕과 밀가루를 얻을 수 있었다. 1800년 대 서구에서는 이러한 상점이 많았다. 과일을 사기 위해 청과를 들렸다가, 설탕을 구매하기 위해 해당 가게에 들르는 일을 해야했다. 그러나 1800년대 후반에 접어들며 이러한 가게들은 하나로 통합되어 잡화점이라는 것이 탄생하였다.


잡화점에서는 계산대가 있고, 그 뒤에 상품이 있었다. 그렇다. 손님은 김밥천국 처럼 품목에 체크를 하여 주인에게 주면, 가게 주인은 그것을 내어주는 시스템이었다. 예컨대, 설탕 12g과 쌀 600g을 구매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목록이 적혀있는 종이를 들고 주인은 뒤로가 설탕과 쌀을 해당량 만큼 퍼서 포장한 뒤 손님에게 내어주었다. 요즘에도 고기는 이러한 방식으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대기열을 길게 만들었고, 손님 회전률을 낮추어 가게의 수익이 극대화되지 못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셀프잡화점이다. 슈퍼마켓의 전신이다. 이제는 설탕 10g 쌀 1kg이 미리 포장되어 있고, 그것을 손님이 알아서 들고 주인에게 가서 물품을 구매하는 방식으로 변화하였다. 여기에 착안하여 기업들은 자신들의 이름을 걸고 포장지를 둘러 물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20세기 초반 등장한 슈퍼마켓이다. 현재는 SSM, 백화점, 대형마트들이 20만개 이상의 품목을 진열해 두고 손님을 맞이 하고 있다.


식료품점의 진화는 현재 대형마트와 같이 진화하여 다른 상품들의 유통을 도왔다.


<이 장의 관련서적>

부의 기원

작가
에릭 바인하커
출판
랜덤하우스코리아
발매
2007.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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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장 음식주식회사

p.48

오늘날에는 식품의 다양성이 상당 부분 사라진 상태입니다. 카길(Cargill)이나 콘아그라(ConAgra) 같은 글로벌 식품 회사들이 동물과 식물의 특정 품종에 대한 권리를 가지고 시장을 장악하고 있지요. 미국에서 달걀을 낳은 닭의 유전자 90%를 고작 두 곳의 회사가 갖고 있는 것처럼 말이에요.


전문가들은 10만 종에 달하는 식물이 멸종 위기에 놓여 있으며, 수천만 종의 과일과 채소, 곡물이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실제로도 이미 꽤 많은 과일과 채소의 품종이 없어졌지요.


p.54

①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살충제의 독성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매년 3백만 명의 농장 일꾼들이 사망합니다.

② 살충제 찌꺼기는 흙이나 지하수에 흡수되며, 공중에 뿌린 살충제는 공기 속에서 계속 떠돌기도 합니다. 이는 야생 동식물에게는 물론이고 사람에게도 해를 입히지요,

③ 살충제 가운데는 꿀벌을 죽이는 것도 있습니다. 꿀벌은 꽃가루를 옮겨 작물이 식량을 생산하도록 합니다. 전 세계 식량 공급량의 3분의 1이 꿀벌에 의존하고 있지요, 하지만 살충제 때문에 꿀벌의 개체 수가 가파르게 줄어들고 있어 이런 추세라면 사과, 산딸기, 아몬드, 멜론을 포함한 여러 종류의 농작물을 생산하지 못하는 문제가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④ 먹이 사슬의 바닥에 있는 벌레나 설치류 같은 동물들이 살충제에 닿거나 살충제를 먹으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들이 흡수한 살충제가 먹이 사슬의 윗 단계에 있는 작은 새나 물고기 등에 고스란히 전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살충제의 독이 먹이 사슬 중간 단계의 동물들 몸속에 축적되지요, 이 중간 단계의 동물들이 맹금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동물에게 먹히면 독은 더욱 농축됩니다. 이런 현상을 '생물 축적'이라고 불러요.

⑤ 살충제에 익숙해진 해충들은 살충제에 대한 내성이 생깁니다. 내성이 생긴 해충을 죽이기 위헤서는 더 독한 화학 물질을 쓰거나 살충제를 더 많이 뿌려야만 하지요.

⑥ 살충제는 농작물에 남아 있다가 그것을 먹는 사람에게도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적은 양이라도 살충제를 장기적으로 섭취하면 건강에 해롭습니다, 


그러나 마냥 살충제를 금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살충제가 없다면, 더 많은 작물이 병해로 죽을 것이다. 가령 산다고 하더라도 더 많은 인력과 시설이 투입되어야 한다. 이는 곧 농작물의 가격상승으로 직결된다. 농작물의 가격상승은 사회 가장 낮은 경제력을 가진 사람에게 직격탄이 된다. 부유한 이들은 현재도 유기농 식품을 먹기 때문에 살충제의 영향은 오롯히 가난한 자들의 몫이다. 가격이 올라 못 먹거나, 가격을 낮춰 몸에 해롭거나. 제3의 대안이 나오기 전까지 살충제에 대한 어떠한 논의도 가장 가난한 이들에게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 다시 말하자면, 제3의 대인이 절실하다.


<이 장의 관련서적>

식량주권

작가
Peter M. Rosset
출판
시대의창
발매
2008.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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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장 우리몸에 좋은 음식

p.85

설탕을 먹었을 때 우리의 몸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앞서 말햇듯이 우리를 행복하게 해 주는 도파민과 세로토닌이 분비됩니다. 하지만 이 좋은 기분은 오래 가지 않아요. 설탕을 많이 먹으면 우리 뇌 속의 자연스런 도파민 농도가 엉망이 되기 때문이지요. 그러면 우리는 짜증이 나고 피곤을 느끼게 되며, 머릿속에 안개가 낀 것처럼 똑바로 생각을 못하고 기억력도 떨어집니다. 그리고 더 많은 도파민을 얻기 위해 더 많은 설탕을 원하게 되지요.


p.92

식단을 영양학적으로 훌륭하게 만들고 싶은가요? 구글에서는 어떤 식품을 검색할 때마다 결과 창의 오른쪽에 영향학적 분석표를 함께 제공합니다. 어떤 음식을 다른 음식과 비교하고 싶을 때도 검색창에 비교를 원하는 음식을 적고 검색을 누르기만 하면 됩니다. 영양 성분이 나란히 비교되어 나오니 한 번 검색해 보세요.


p.94

끼니를 거르기보다는 충분한 운동과 함께 먹는 양을 줄이고 과일이나 채소 등의 간식을 적당량 먹는 것이 물질 대사를 빠른 속도로 유지하는 데 좋습니다.


p.97

사람의 몸은 같은 음식에 대해서도 저마다 매우 다른 반응을 보일 수 있습니다. 이 점을 잘 보여 주는 예가 바로 알레르기예요. 음식 알레르기는 몸의 면역계가 음식 안의 특정 단백질을 해로운 물질이라고 착각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면역계는 상상 속의 적군을 공격하기 위해 백혈구를 내보내고, 그에 따라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지요. 알레르기 반응은 형태가 다양한데, 주로 피부에 발진이 일어나거나 입술과 혓바닥이 붓고 숨을 쉬기 어려워지는 등의 모습을 보여요. 가끔은 '아나필락시스' 반응과 같은 쇼크 증상이 일어나 목숨이 위태로워지기도 하지요. (...) 하지만 이에 대한 뚜렷한 치료법은 아직까지 없답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서구 사회에서 음식 알레르기 체질을 가진 사람들이 빠르게 늘어났습니다.


이러한 영향으로 인해, 몇 해 전 부터 초중등학교의 급식식단표에는 모든 음식에 알레르기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그 종류는 19종에 달하여, 모든 학생들이 자신의 체질에 맞지 않음 음식을 피할 수 있도록 돕고있다.


<이 장의 관련서적>

인간이 만든 위대한 속임수 식품첨가물 1

작가
아베 쓰카사
출판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발매
2006.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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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장 프랑켄슈타인 음식

음식의 발전상을 논함에 있어 전쟁사를 빼놓을 수는 없다. 전쟁이 주는 유일한 장점이 기술 발전이라는 말도 있다. 어거지인 부분이 없잖아 있지만, 어쨌든 큰 전쟁이 있던 시기에 인류는 기술진보를 단행해온 것은 사실이다. 이는 음식에 관해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전쟁 중에는 극한의 온도를 경험할 수 있으므로, 음식이 잘 녹지도, 잘 변질 되지도 않게 가공을 해야 했다. 또한 이동과 보관이 편리해야 했으며, 수분을 쉽게 공급할 수 있어야 하며, 열량까지도 높아야 했다. 이러한 까다로운 제약은 가공식품의 발전을 낳았다.


나폴레옹전쟁기에 더 빠른 행군을 목적으로 통조림과 같은 형태의 가공식품이 생겼다. 그것은 와인병 안에 음식을 넣고 최대한 밀봉을 하는 형태였다. 덕분에 나폴레옹의 군대는 식사에 반나절이나 투자를 하지 않아도 되었고, 영국군을 심각하게 각성시켰다. 이를 통조림의 전신인 병조림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병조림의 단점은 빛을 받으면 변질될 수 있으며, 이동 중 깨지는 경우가 많았다. 가장 큰 문제는 무겁다는 것이다. 한 두 병이야 안깨지고 안무겁게 들고 다닐 수 있지만, 한 끼니에 한 병씩 먹어야 했기 때문에 그 무게는 어마어마했다. 이를 보완하여 나온 것이 통조림이다. 병에 음식을 넣던 것을 통에 넣은 것이다. 이것이 현재 우리가 보고 있는 참치캔이나 꽁치캔과 같은 것이다. 우리나라는 베트남 전쟁 때 그 통조림 가공기술을 익혔다. 전쟁을 통해 발전한 음식 가공의 기술은 우주 전쟁이 한창이던 냉전시기에 극에 달했다. 이제는 지구상에서의 보관이 아닌 우주상에서의 보관이니 기술의 향상은 더욱 획기적이었다.


이제는, 식품첨가물이다.


p.118

요구르트나 과일 맛 음료, 사탕, 과자의 성분표에 보이는 '천연 색소'. '인공 색소'가 어떤 것인지 궁금하지 않나요? 이 색소를 만드는 사람들은 조향사나 식품 과학자들입니다. 이들은 약간의 지방, 설탕, 소금 등의 내용물로 소비자들에게 더욱 매력적인 맛을 선보입니다. 실험실에서 우리 혀의 맛을 느끼는 감각을 속여 껌을 씹을 때 딸기 맛이 난다거나 과자에서 불고기 맛이 난다고 착각하게 하는 화학 합성물을 만드는 것이지요. 이 작업은 새롭고 독특한 맛을 계속 내놓아야 하는 식품 산업에서 커다란 비중을 차지해요. 식품에 맛내기 작업을 하는 실험실들은 식품 회사에 어마어마한 값을 받고 특정한 맛을 판매합니다. 조향사들은 씹는 동안 맛이 세 번 바뀌는 껌 같은 실험적인 신제품을 만들기도 해요.


p.122

1952년, 미국 뉴욕 브루클린의 키르슈 보틀링(Kirsch Bottling)社는 무설탕 청량음료를 내놓았습니다. 이 후 다른 회사들도 빠르게 비슷한 음료를 출시했지요. 무설탕 음료는 설탕 대신 인공 감미료를 넣어 살이 찔 걱정을 덜어 낸 제품이었습니다. 수크랄로스나 아스파탐 같은 인공 감미료들은 설탕 이상으로 달콤하면서도 칼로리는 거의 없지요. 이 감미료들을 구성하는 분자들은 소화되지 않은 채 몸을 통과하기 때문입니다. 또 이를 썩게 만들지도 않아요. 이런 인공 감미료는 다이어트용 탄산음료나 껌에 흔히 들어 있으며, 커피나 차를 마실 때 편리하게 넣을 수 있도록 한 봉지씩 포장되어 있기도 합니다. (...) 그 동안 수차례 아스파탐이나 수크랄로스의 안전성을 실험했으며 사람들이 보통 먹는 양 정도로는 모에 해가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하지만 몸무게를 줄이는 데 실제로 도움이 되는지는 여전히 논쟁거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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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된 버블
주닝 지음, 이은주 옮김, 박한진 감수 / 프롬북스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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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묵적 보증

중국이 시장경제를 받아들이긴 했지만 이는 제도적 변화에 한정되어 있다. 아직 중국의 투자자들은 그 변혁을 온전히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지 못한 듯 하다. 여기에서 말하는 투자자들이란 기업과 같은 전문가 집단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개인 또는 소규모 집단을 의미한다.


P.29

투자한 사람들은 상품안내서에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조항이 명시되어 있는데도 별로 개의치 않았다. 상품 발행 및 판매에 관여한 신탁회사와 관련은행사들은 자사의 평판이나 명성에 흠집이 생기는 것을 우려하여 어떻게든 그 상품의 안전을 보장하리라고 철석같이 믿어버린다.


위와 같은 암묵적 보증에 대해 저자는 깊은 우려를 표한다. 중국정부의 재무건정성에 심각한 타격을 일으킬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투자에 대한 낙관주의는 원활한 투자를 촉진시키지만 반대로 성장의 버블이 가지고 있는 민낯도 쉽게 드러나게 한다. 케인지언들은 과도한 투자는 공급과잉으로 인한 대공황을 초래할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허위계약서

p.95

주택매매에 따른 각종 세금은 매매계약서에 기재된 매매가를 기준으로 정해지기 때문에 주택매수자와 매도자 그리고 부동산중개업자가 합심하여 매매가를 낮춰 기재하는 일이 공공연하게 벌어졌다. 이렇게 하면 매수자나 매도자나 세금을 덜 낼 수 있다. 또 절약한 세금 일부를 매수자에게 나눠 주겠다고 약속하고 매수자의 협조를 구하는 일도 이다. 중개업자는 중개업자대로 계약서에 기재한 금액이 아니라 실재매매가를 기준으로 수수료를 받기 때문에 아쉬울 것이 없다. 앞서 얘기한 대로 이렇게 해서 절약한 세금은 매수자와 매도자가 나눠 가진다.


전세계 어느 곳에서도 일어나는 일이지만, 중국은 조금 더 심한 느낌을 준다. 처음 미군정이 우리나라에 들어왔을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의 생필품의 분배를 보급제로 하고있었다. 그러나 일제가 패망하고 나가면서 행정이 공백이 발생하였는데, 이로 인해 많은 보급품들이 창고에 쌓이게되었다. 이에 미군정은 당장 급한 쌀을 시장에 풀고자 하였는데, 이 때 미군정의 생각에 이번 기회를 통하여 한국에 자본주의를 이식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시장경제체제에 익숙하지 못한 우리 내 선조들에게 이러한 정책은 많은 폐단을 가져오게 되었다.


현재 중국의 실정이 이와 비슷하다. 세기말에 태어난 젊은이 들이야 시장경제체제를 어느 정도 이해를 하고 있었으며, 소위 말하는 국민성의 신장도 이뤄졌다. 그러나 현재 시장을 주도하는 구매력있는 소비자들은 그 이전의 기성세대가 대부분이며, 이로인해 시장경제는 규모면에서 몸집을 불렸지만, 내실은 공허한 버블의 상태가 노출되기 시작했다.


기성세대와 새로운 세대 간의 마찰이 문제가 아니다. 자본력을 가지고 있는 기성세대는 체제의 괴리를 느끼며, 자본주의에 대한 이해가 있는 새로운 세대들은 시장주도력이 부족하다. 이로 인해 중국의 경제는 실제보다 큰 규모로 측정이 되었다. 이와 관련하여서는 아래 인용된 문구가 근거로 기능할 수 있다.


p.109

첫째, 중국의 가종 규모가 축소되고 있다. 둘째, 결혼 가능한 연령대의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셋째, 도시화 진행률이 기대했던 수준에 못 미칠 수 있다. 넷째, 새로운 도시이주자들의 구매력 부족 혹은 구매력 결여가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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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기차여행 - 청춘의 낭만 싣고 달리는 일본기차여행 완벽 가이드!
인페인터글로벌 지음 / 꿈의지도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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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전혀 안하고 사는 것은 아니지만, 매번의 여행은 현실의 허가가 있어야 한다. 그 허가는 타의인 것으로 보이지만, 자의인 경우도 적지않다. 그런 이유로 이미 갔어야 할, 마음은 몇 번이고 다녀온 여행지들이 있다. 그 중 한 곳이 일본 전역의 국토여행이다.


국내를 종주 해 본 적은 있다. 충북을 시작으로하여, 시계 반대 방향으로 한 바퀴. 강원도를 시작으로 하여, 시계 방향으로 한 바퀴. 기차를 이용했다. 그리고, 그 사이에 자전거로도 한 번 횡단을 할 수 있었다. 이번에는, 일본을 그렇게 해보고 싶어졌다. 신칸센과 함께라면 가능한 일이 될 것이다.


2017년께나 가능하겠지만, 여행계획을 오래 짜는 편이라 지금부터 준비하는 것이 옳다 생각이 들어 이 책을 마주하게 되었다. 어머니와 딸이 함께 하고 쓴 책이라 광고를 본 것 같은데, 책에서는 그런 느낌을 받지 못했다. 그러면 어떤가, 여행책이 가고싶게만 만들면 그만 이지.


 



여느 여행책이 그렇듯, 시작은 총론으로 시작한다. 일본 기차의 종류와 타는 방법. 그리고 일본기차여행시 알아두면 좋은 팁들이 가지런하게 놓여있다. 필수 어휘도 챙겨주니 여행을 하면서 들고가도 괜찮을 듯 싶다.


총론에서 감을 잡았다면, 각론에 들어가야 한다. 서른 여섯곳에 달하는 기차역을 면밀하게 분석해 주었다. 분석이라 함은, 인근 맛집과 교통편 숙박사항 그리고 반드시 가보아야 할 장소들이 오밀조밀하게 소개가 되어있다. 여행계획의 초안을 짜는데 엄청난 도움을 받았다. 


물론 추천경로도 있다. 6박7일 코스, 13박14일, 20박21일 코스가 제시되어 있는데, 이 중 세 번째 코스를 기본 토대로하여 계획을 세워나가고 있다. 단시간 내에 소개된 서른 여섯개의 모든 역을 갈 수도 없는 노릇이거나와 저자와 내가 취향을 공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유익은 하지만 내게는 불필요한 정보들도 있다. 그럼 다른 경로로 새로운 정보를 찾으면 될 일이지, 이 책은 어디까지나 여행계획의 초석을 다지는데 사용할 수 있다.


여행계획

여행을 가려던 막연한 계획이라도 가지고 있던 터라, 상당히 많은 도움을 받았다. 일본 어느 마을에 내려서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막막한 상황. 더욱 막막한 것은 어디에서 부터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얻어야 하는지 또한 막막한 차에 좋은 가이드라인을 얻었다. 대략적인 계획은 이렇다.


(큐슈)후쿠오카 공항 - 하카타 - 카고시마 - 미야자키 - 오이타 - 벳부 - (서일본)시모노셰키 - 히로시마 - 오카야마 -  (시코쿠)타카마츠 - 고치 - (동일본)오사카 - 교토 - 카나자와 - 카루이자와 - 도쿄 - (훗가이도)하코다테 - 아사히카와 - 아바시리 - 오비히로 - 삿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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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망상
루퍼트 셸드레이크 지음, 하창수 옮김 / 김영사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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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물에 대한 관점의 이동은 이미 400년전 부터 이루어져 오고 있었다. 혹은 그 전 부터였을지 모른다. 이미 당시의 중국인과 아랍인들은 특정한 법칙에 의하여 낮과 밤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아내, 자연과 종교의 고리를 한 번 쯤 흔들어 놓았다. 그들의 믿음은 그 이전과는 사뭇 다른 세계관을 보여주었다.


자연계에 일정한 법칙이 존재한다는 것은, 그 안에 있는 유기체들에게도 일정한 법칙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믿었다. 그리고 그 믿음은 지금까지도 이어져오고 있으며, 많은 과학자들에 의해 증명된 사실들도 다수 존재한다.



Chapter 1. 당신은 유물론을 믿도록 프로그램화 되어 있습니까?

p.49

카르트는 머릿속에서 생각만으로 진행하는 실험인 사고실험(thought experiment)을 통해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그는 동물의 움직임을 본뜬 자동화 장치를 상상한 다음, 그것들이 잘 만들어진다면 진짜 동물과 거의 구분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위와 같은 주장은 철저히 기계적 자연관에 기초한 것이다. 개의 신체 내부에 존재하는 장기는 일정한 법칙에 의해 작동하는 것이지, 어떠한 목적과 추구의 방향을 갖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나아가 개의 뇌에서 작동하는 숱한 화학적 작용들은 개가 하나의 유기체로서 어떠한 가치판단을 거쳐 나타나는 양태가 아니라 단지 그렇게 작동할 뿐이다. 여기에서 불확실성의 원리(uncertainty principle)를 도출하는데 까지는 수 세기가 걸렸지만, 어쨌든 유기체적 자연과에서 기계적 자연관으로 넘어가던 시기임에는 확실하다. 이러한 사고실험이 없었다면, 현대의학은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인간 몸에서 일어나는 심장과 혈관의 협응이 기계적인 작용이 아닌, 가치판단의 산물이라는 믿음하에서는 수술은 불가하다.



p.50

철학자 대니얼 데닛(Daniel Dennett)은 이를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데카르트는 동물이란 사실 정교하게 만들어진 기계와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잇었으며 그것은 단지 인간을 (또한 인간만을) 지성적이고 의식을 가진 동물로 만들어주는 비기계론적이며 비물리적인 생각이었다. 이것은 사실 미묘한 관점으로, 오늘날 동물학자들에게는 대부분 쉽게 지지되지만 데카르트의 시대에는 가히 혁명적이었다.



p.55

기계적 자연론이 오늘날 유물론을 지지하고는 있지만, 근대 과학의 선조라는 이유로 기독교를 뒤엎기는 커녕 오히려 지지하고 나섰다. 기계가 존재하려면 그것을 만드는 설계자가 있어야 한다. 가령, 로버트 보일은 자연의 기계적 질서가 신의 설계를 뒷받침해주는 증거로 보았다. 그리고 아이작 뉴턴은 신을 자신의 상상 안에서 '역학과 기하학에 매우 뛰어난 기술을 가진 존재'로 인식했다.



과학의 발전에 있어, 특히 과학철학의 패러다임의 문제를 다룸에 있어 종교적 문제를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뉴턴시대까지만 해도 과학자들은 자신을 과학자라 부르기 보다는 자연철학자로 불리기를 원했다. 그리고 그들의 철학에는 기독교적 사상이 깊에 자리하였다. 이러한 이유로 다윈의 진화론이 세상의 빛을 보는데 그토록 오랜 시간이 걸렸던 것이다. 다윈 이전의 과학들은 그것이 획기적이고, 설령 성경에 반하는 내용이 담겨있더라도 얼마든지 기독교적 교리로 환원될 수 있었다. 그러나 다윈의 진화론은 지적설계자 자체를 부정해 버리면서 신의 존재를 지워버리는 결과를 낳았다.



p.57

신은 식물과 동물을 직접 설계하거나 창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권위 있는 로마 가톨릭의 한 성경 주석서에 표현된 바에 따르면, 신은 이들을 간접적으로 창조했으며, 어머니의 역할을 대신한 것은 지구였다.


1990년 보이저1호가 찍어 전송한 지구의 모습


p.59

세계관

자연

전통기독교

상호적 존재

유기체

초기 기계론

상호적 존재

기계

계몽주의 이신론

창조만 행한 존재

유기체

낭만주의 이신론

창조만 행한 존재

유기체

낭만주의 무신론

존재하지 않음

유기체

유물론

존재하지 않음

기계


용불용설의 라마르크와 찰스다윈의 조부, 에라스무스 다윈은 낭만주의적 이신론자였다.



p.65

1844년, 화학자 유스투스 폰 리비히(Justus von Liebig)는 생기론자의 일반적인 논지에 입각해, 화학자들이 살아있는 유기체에서 일어난 유기적 화학작용을 분석하고 통합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결코 눈 하나, 나뭇잎 한 장도 만들어낼 수는 없을 거라는 주장을 펼쳤다. 공인된 물리력을 제외하고, "새로운 특성(유기체 안에서가 아니면 나타나지 않는 형태와 특성들)을 가진 새로운 형태 내에서 원소를 결합하는 한층 다른 유형의 유발인자(cause)가 존재한다."



유기체를 혹은 기계를 세부적으로 분석하며 전체를 이해하려고자 하는 노력은 오래된 학습의 전통이다. 이는 교육학에서도 어느 정도 공인된 논리로서 대부분의 교육학 교과서에 실리는 내용이다. 그러나 이는 환원주의적 오류를 발생시키기도 한다. 책에서도 예를 들고 있지만, 분자나 원자 수준에서 생명체를 분석하는 일은 컴퓨터에 붙어있는 실리콘을 분석하여 컴퓨터를 이해하고자 하는 것과 같다. 언어를 이해함에 있어서도 우리는 앞뒤의 맥락과 문장구조를 파악하여 의미를 이해하지, 낱자 또는 활자를 통해 내용을 이해할 수 없다.




Chapter 2. 에너지보존의 법칙은 존재하는가?

p.91

데카르트가 모든 물질과 운동의 본래적 근원이 신이라고 말하는 순간, 물질과 운동의 전체량은 불변일 수밖에 없었다. 신과 신의 창조 행위는 바꿀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과학과 종교가 완전한 대척점에 있다는 믿음은 오히려 근래에 등장하였다. 과학의 발전이 신앙적 믿음. 특히 기독교적 믿음의 허상을 드러내 주는 듯했다. 예컨대, 신의 피조물인 줄 알았던 기린의 목은 진화론으로 대치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일련의 역사적 사건들을 들여다보면 과학적 업적과 신앙적 믿음은 상호양립을 해온 사례가 적지 않게 나타난다.



p.94

결국 물질적 우주가 마침내 장엄한 시작을 가지고 있었으며, 당시 거대한 에너지를 비축했다가 한순간에 분출한 뒤, 서서히 내어줌으로써 현재의 상태로 진화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 한순간에 수억 년 이전으로 쏜살같이 돌아갈 수 있는 현재의 과학은 "빛이 있으라!"고 하자 아무것도 없던 비초가 복사에너지의 바다로부터 모든 물질이 터져 나온 창세기의 순간을 눈으로 보는 듯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다시말해, 종교에 회의적인 사람들. 가령 무신론자라던지 열열한 반기독교인들은 기독교의 교리 타파의 근거로 과학철학적 소산물들을 제시하지만, 이는 과학과 종교의 괴리를 이어주지 못한다. 즉, 하나의 이론이 무신론자에게는 신이 없다는 증거가 되지만, 기독교인에게는 신이 있다는 증거가 되어 평행선만을 달리는 논쟁이 되어 버리는 경우가 많다.




Chapter 3. 자연법칙은 영원불변한 것인가?

p.120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자연의 법칙이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예전에도 지금과 마찬가지였으며, 앞으로도 영원히 그럴 것이다. 이것이 이론적 가설일 뿐 경험적 관찰이 아니라는 것은 명백하다. 200~300년 간 지구적 차원에서 이루어진 조사만을 기반으로 어떻게 이 법칙들이 어디서나 항상 같으며, 같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을까?



허블상수나 중력상수는 수 년에 걸쳐 변화하는 모습을 보인다. 물론 매순간 변화는 하겠지만, 변화에 대한 가시적인 결과물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수 개월 또는 수년에 걸친 모습을 확인해야 한다. 그러나 이는 과학적 이론이 고정불변이라는 가설을 해치지는 못한다. 이 변화를 통제하는 고정불변의 법칙이 있을테지만, 그 법칙을 아직은 모르는 것 뿐이라고 생각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제로 많은 과학적 성과물들은 그 상위의 법칙을 알아내왔고, 알아내고자 하고 있다. 그럼에도 위의 지문에서 처럼, 45억년 이상 되었다고 추정되는 지구를 고작 200~300년을 보고 귀납법적 접근을 확고부동하게 적용하기에는 어렵다. 다만, 인류의 한 세대를 30년으로 둘 때, 한 번 밝혀진 자연법칙은 꽤나 오랜 세대가 향유할 만큼 충분한 가치가 있는 정보로 이용될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이야기다.


따라서, 자연법칙이 고정불변하지 않다는 가설이 참이라 하면. 하나. 법칙은 충분한 이용가치가 있다. 둘. 신적 존재를 부정할 만한 근거가 될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과학의 고정불변성을 의심하는 과학철학자 보다는, 이를 믿거나, 암묵적 동의를 하는 과학자와 일반인이 월등히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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