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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음식의 사회학 - 음식 속에 담긴 세상을 배우다
폴라 에이어 지음, 김아림 옮김 / 그린북 / 2016년 5월
평점 :
'두리미디어'라는 출판사에서는 '청소년을 위한' 시리즈를 다수 내놓고 있다. 근자에는 그 책으로 전공서적을 서브하는 사람도 보았다. 그 만큼이나 내용이 깊이가 있다. 어린이를 위한, 또는 청소년을 위한 이라는 단어는 내용으 깊이를 줄였다기 보다는 같은 내용을 조금 더 쉽게 설명을 해주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클리드 기하학에서 삼각형 내각의 합이 180도가 아니라는 것은 수학자에게 설명하는 것이 가장 쉽고, 그 다음이 비전공자, 그 다음이 청소년, 어린이 순으로 간다. 조금 더 명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만이 전달력을 가진다.
『청소년을 위한 음식의 사회학』은 두리미디어에서 나온 것은 아니고, '그린북' 출판사에서 나온 것이다. 주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책을 펴내며, 간혹 미취학 아동이나 청소년, 성인을 위한 책을 내놓기도 한다. 주력상품인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서적들은 학년별, 과목별, 단원별로 연관을 갖도록 하였으니 어린자녀가 있는 학부모들께서는 알아두면 좋을 출판사다.
앞 서에도 언급했듯, 청소년을 위한 책이라 하면, 비전공자 또는 해당 학문에 배경지식이 없는 성인에게 아주 좋은 책이다. 요리를 잘하더라도, <냉장고를 부탁해>를 꼭 챙겨보고 <쿡가대표>를 애청했더라도 음식이라는 단어가 포괄하는 음식이 가지고 있는 사회학적 위치를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인류가 숨쉬는 것 다음으로 가장 먼저했을 것이 음식의 섭취일 텐데도 말이다.
지역별로 사투리가 발생하고, 음식이 다르며, 문화가 상이한 이유는 자연환경을 토대로 이룩된 인문환경의 차이로 인한 것이라는 사실은 초등학교 3학년 사회시간에 배운다. 그런데, 음식, 요리가 어떤 사회학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를 15분간 이라도 연설하는 일은 쉬운일이 아니다. 초장에 어려운 다큐와 두꺼운 책을 보기는 어렵다. 사회학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면 700페이지가 넘는 『총균쇠』를 읽을 수도 있고, 소설에 관심이 있었다면 10권짜리 『태백산맥』을 읽을 수도 있지만, 음식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지 못했다면, 청소년을 위한 책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청소년을 위한~" 책이 주는 장점
첫째, 시종일관 경어를 사용해준다. 어떤 책이 우리에게 존대를 해주던가. 시험문제만 보아도 안다. 초등학생 때는 "~를 풀어보세요" 중고등학생때는 "~를 푸시오" 대학생때는 "~에 대해 논하라" 점점 말이 짧아진다. 이와 마찬가지의 논리로 보는 것은 비약일지 모르지만 여튼 청소년을 위한 책들은 우리에게 항상 경어를 사용해준다.
둘째. 많은 컬러를 제공해준다. 어차피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책들은 흑백으로 팔아도, 재질이 안좋아도 내용에 의해 판매량이 결정된다. 심지어는 88올림픽 때 즈음하여 출판된 갱지 보다 조금 좋은 누런 종이에도 내용만 좋다면 잘 팔린다. 따라서 출판사 입장에서는 외적인 부분보다는 내적인 부분에 더 신경을 많이 쓰게 된다. 마케팅에 열을 올린다면 내용에 조금은 덜 자신있는 책이겠지.. 그러나 청소년을 위한 책들은 부모가 읽어보고 사주는 경우보다 애들이 골라야 사준다. 따라서 좋은 재질에, 이쁜 컬러가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셋째. 내용이 편안하게 쓰여있다. 청소년을 위한 책인데 저자가 내 꿈을 펼쳐보겠다며 무책임한 논술을 해대지 않는다. 좋은 책이라고 해서 반드시 내용의 체계가 올곧거나 논점이 흐려지지 않는 것이 아니다. 내용만 명료하고, 정확하면 된다. 다윈이 적어 놓은 『종의 기원』, 멘델의 『식물잡종에 대한 실험』을 읽느니 중학교 3학년 생물책을 보는 편이 낫다(물론, 다윈과 멘델의 저서를 정리해 놓은 것이다). 그러나 청소년이 보는 책들은 논리적 위계가 완벽에 가깝다.
넷째. 다각도로 분석이 가능하다. 단독집필의 경우 한 사람의 논리적 경향성을 독자들을 파악하게 된다. 대부분 옳은 말이다. 하지만 라면을 끓이는 방법을 아무리 명확하게 써놓더라도 분명 또 다른 레시피는 존재한다. 반면, 공저로 쓰여진 책 또한 그 사람들이 모여서 회의를 하면서 만든 책이 아니다. 파트별로 나누어 집필된 것을 컨트롤타워 기능을 하는 이들에 의해 접합된 것이다. 간혹 부부가 공저를 하는 책이 있는데, 부부는 일심동체라고 이들은 저자가 한 명인 것이나 다름없다. 따라서 논의의 다각화를 꾀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이것이 단점은 아니지만, 일관된 논리 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다각화된 논의이기 때문에 후자에 대한 장점을 놓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청소년을 위한 책은 일반적으로 해당분야 전공자가 많은 저자들의 성과물을 짜집기 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만의 논의를 펼치려면 논문를 쓰거나 하나의 독립된 저서를 내놓았을 것이다.
다섯째. 이미 검증된 학문을 다룬다. 성인들끼리도 일정한 합의가 되지 않았는데 청소년을 위한 책을 내놓는 것은 무리가 있다. 따라서 『이기적 유전자』가 고전의 반열에 오리고나니 『청소년을 위한 이기적 유전자』가 나왔고, 『부의 미래』가 검증이 되고나니 『청소년을 위한 부의 미래』가 서점에 출시된 것이다.
제1장 음식은 어떻게 시작되었나
p.18
초기 인류를 연구하는 과학자 가운데 몇몇은 인간의 진화 과정에서 음식을 요리해 먹기 시작한 일이 매우 중요한 단계였다고 말합니다. 왜 그럴까요? 우리가 음식을 익히지 않고 날로만 먹는다면 무척 많은 양을 먹어야만 우리의 몸이 에너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예컨대 익히지 않은 셀러리를 씹어 먹는다고 하면 섭취한 셀러리가 우리 몸에 주는 에너지보다 그것을 씹고 소화시킬 때 드는 에너지가 조금 더 많습니다. 그래서 셀러리를 '음의 에너지 음식'이라고 부르기도 하지요. 어떤 과학자의 계산에 따르면 식재료를 요리하지 않고 그대로 먹었던 원시인들은 두뇌가 제대로 돌아갈 만큼의 에너지를 얻으려먼 하루에 9시간은 음식을 먹어야 했을 거라고 하네요.
p.22
초기 농부들은 농작물 '돌려짓기'라는 기술을 사용했습니다. 돌려짓기란 한 해의 일정한 기간씩 같은 밭에 각기 다른 농작물을 번갈아 재배하는 걸 말해요. 일반적으로 곡물류는 자라면서 흙에서 질소를 빨아먹는데, 렌틸콩 같은 콩과 식물은 오히려 흙에 질소를 더합니다. (...) 고대 시리아 사람들은 기원전 8천 년부터 돌려짓기의 형태를 응용했습니다.
p.32
키가 큰 것이 좋을까요? 작은 것이 좋을까요? 농작물이라면 키가 작은 것이 더 좋을지도 모릅니다. 오래전부터 사람들이 기르던 벼와 밀은 큰 키 때문에 다른 작물이 햇볕을 못 쬐게 가려버리고는 했거든요. 그래서 듬성듬성 심어야 했지요. 하지만 키가 작은 품종이 개발되면서 작물을 더 촘촘히 심을 수 있게 되자 수확량이 훨씬 늘어났어요.
산업혁명 이후 식료품에도 획기적인 변화가 있었다.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데,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 맬서스의 이론은 산산조각이 났다. 인구가 4배 증가 할 동안 식량은 16배 증가하였다. 이로 인해 더 이상 모든 사람이 식료품을 생산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가 온 것이다. 직접 벼를 수확하거나 돼지를 키우지 않는 사람들도 도시의 노동자로서 설탕과 밀가루를 얻을 수 있었다. 1800년 대 서구에서는 이러한 상점이 많았다. 과일을 사기 위해 청과를 들렸다가, 설탕을 구매하기 위해 해당 가게에 들르는 일을 해야했다. 그러나 1800년대 후반에 접어들며 이러한 가게들은 하나로 통합되어 잡화점이라는 것이 탄생하였다.
잡화점에서는 계산대가 있고, 그 뒤에 상품이 있었다. 그렇다. 손님은 김밥천국 처럼 품목에 체크를 하여 주인에게 주면, 가게 주인은 그것을 내어주는 시스템이었다. 예컨대, 설탕 12g과 쌀 600g을 구매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목록이 적혀있는 종이를 들고 주인은 뒤로가 설탕과 쌀을 해당량 만큼 퍼서 포장한 뒤 손님에게 내어주었다. 요즘에도 고기는 이러한 방식으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대기열을 길게 만들었고, 손님 회전률을 낮추어 가게의 수익이 극대화되지 못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셀프잡화점이다. 슈퍼마켓의 전신이다. 이제는 설탕 10g 쌀 1kg이 미리 포장되어 있고, 그것을 손님이 알아서 들고 주인에게 가서 물품을 구매하는 방식으로 변화하였다. 여기에 착안하여 기업들은 자신들의 이름을 걸고 포장지를 둘러 물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20세기 초반 등장한 슈퍼마켓이다. 현재는 SSM, 백화점, 대형마트들이 20만개 이상의 품목을 진열해 두고 손님을 맞이 하고 있다.
식료품점의 진화는 현재 대형마트와 같이 진화하여 다른 상품들의 유통을 도왔다.
<이 장의 관련서적>
제2장 음식주식회사
p.48
오늘날에는 식품의 다양성이 상당 부분 사라진 상태입니다. 카길(Cargill)이나 콘아그라(ConAgra) 같은 글로벌 식품 회사들이 동물과 식물의 특정 품종에 대한 권리를 가지고 시장을 장악하고 있지요. 미국에서 달걀을 낳은 닭의 유전자 90%를 고작 두 곳의 회사가 갖고 있는 것처럼 말이에요.
전문가들은 10만 종에 달하는 식물이 멸종 위기에 놓여 있으며, 수천만 종의 과일과 채소, 곡물이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실제로도 이미 꽤 많은 과일과 채소의 품종이 없어졌지요.
p.54
①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살충제의 독성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매년 3백만 명의 농장 일꾼들이 사망합니다.
② 살충제 찌꺼기는 흙이나 지하수에 흡수되며, 공중에 뿌린 살충제는 공기 속에서 계속 떠돌기도 합니다. 이는 야생 동식물에게는 물론이고 사람에게도 해를 입히지요,
③ 살충제 가운데는 꿀벌을 죽이는 것도 있습니다. 꿀벌은 꽃가루를 옮겨 작물이 식량을 생산하도록 합니다. 전 세계 식량 공급량의 3분의 1이 꿀벌에 의존하고 있지요, 하지만 살충제 때문에 꿀벌의 개체 수가 가파르게 줄어들고 있어 이런 추세라면 사과, 산딸기, 아몬드, 멜론을 포함한 여러 종류의 농작물을 생산하지 못하는 문제가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④ 먹이 사슬의 바닥에 있는 벌레나 설치류 같은 동물들이 살충제에 닿거나 살충제를 먹으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들이 흡수한 살충제가 먹이 사슬의 윗 단계에 있는 작은 새나 물고기 등에 고스란히 전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살충제의 독이 먹이 사슬 중간 단계의 동물들 몸속에 축적되지요, 이 중간 단계의 동물들이 맹금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동물에게 먹히면 독은 더욱 농축됩니다. 이런 현상을 '생물 축적'이라고 불러요.
⑤ 살충제에 익숙해진 해충들은 살충제에 대한 내성이 생깁니다. 내성이 생긴 해충을 죽이기 위헤서는 더 독한 화학 물질을 쓰거나 살충제를 더 많이 뿌려야만 하지요.
⑥ 살충제는 농작물에 남아 있다가 그것을 먹는 사람에게도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적은 양이라도 살충제를 장기적으로 섭취하면 건강에 해롭습니다,
그러나 마냥 살충제를 금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살충제가 없다면, 더 많은 작물이 병해로 죽을 것이다. 가령 산다고 하더라도 더 많은 인력과 시설이 투입되어야 한다. 이는 곧 농작물의 가격상승으로 직결된다. 농작물의 가격상승은 사회 가장 낮은 경제력을 가진 사람에게 직격탄이 된다. 부유한 이들은 현재도 유기농 식품을 먹기 때문에 살충제의 영향은 오롯히 가난한 자들의 몫이다. 가격이 올라 못 먹거나, 가격을 낮춰 몸에 해롭거나. 제3의 대안이 나오기 전까지 살충제에 대한 어떠한 논의도 가장 가난한 이들에게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 다시 말하자면, 제3의 대인이 절실하다.
<이 장의 관련서적>
식량주권
- 작가
- Peter M. Rosset
- 출판
- 시대의창
- 발매
- 2008.11.06.
리뷰보기
제3장 우리몸에 좋은 음식
p.85
설탕을 먹었을 때 우리의 몸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앞서 말햇듯이 우리를 행복하게 해 주는 도파민과 세로토닌이 분비됩니다. 하지만 이 좋은 기분은 오래 가지 않아요. 설탕을 많이 먹으면 우리 뇌 속의 자연스런 도파민 농도가 엉망이 되기 때문이지요. 그러면 우리는 짜증이 나고 피곤을 느끼게 되며, 머릿속에 안개가 낀 것처럼 똑바로 생각을 못하고 기억력도 떨어집니다. 그리고 더 많은 도파민을 얻기 위해 더 많은 설탕을 원하게 되지요.
p.92
식단을 영양학적으로 훌륭하게 만들고 싶은가요? 구글에서는 어떤 식품을 검색할 때마다 결과 창의 오른쪽에 영향학적 분석표를 함께 제공합니다. 어떤 음식을 다른 음식과 비교하고 싶을 때도 검색창에 비교를 원하는 음식을 적고 검색을 누르기만 하면 됩니다. 영양 성분이 나란히 비교되어 나오니 한 번 검색해 보세요.
p.94
끼니를 거르기보다는 충분한 운동과 함께 먹는 양을 줄이고 과일이나 채소 등의 간식을 적당량 먹는 것이 물질 대사를 빠른 속도로 유지하는 데 좋습니다.
p.97
사람의 몸은 같은 음식에 대해서도 저마다 매우 다른 반응을 보일 수 있습니다. 이 점을 잘 보여 주는 예가 바로 알레르기예요. 음식 알레르기는 몸의 면역계가 음식 안의 특정 단백질을 해로운 물질이라고 착각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면역계는 상상 속의 적군을 공격하기 위해 백혈구를 내보내고, 그에 따라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지요. 알레르기 반응은 형태가 다양한데, 주로 피부에 발진이 일어나거나 입술과 혓바닥이 붓고 숨을 쉬기 어려워지는 등의 모습을 보여요. 가끔은 '아나필락시스' 반응과 같은 쇼크 증상이 일어나 목숨이 위태로워지기도 하지요. (...) 하지만 이에 대한 뚜렷한 치료법은 아직까지 없답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서구 사회에서 음식 알레르기 체질을 가진 사람들이 빠르게 늘어났습니다.
이러한 영향으로 인해, 몇 해 전 부터 초중등학교의 급식식단표에는 모든 음식에 알레르기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그 종류는 19종에 달하여, 모든 학생들이 자신의 체질에 맞지 않음 음식을 피할 수 있도록 돕고있다.
<이 장의 관련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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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장 프랑켄슈타인 음식
음식의 발전상을 논함에 있어 전쟁사를 빼놓을 수는 없다. 전쟁이 주는 유일한 장점이 기술 발전이라는 말도 있다. 어거지인 부분이 없잖아 있지만, 어쨌든 큰 전쟁이 있던 시기에 인류는 기술진보를 단행해온 것은 사실이다. 이는 음식에 관해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전쟁 중에는 극한의 온도를 경험할 수 있으므로, 음식이 잘 녹지도, 잘 변질 되지도 않게 가공을 해야 했다. 또한 이동과 보관이 편리해야 했으며, 수분을 쉽게 공급할 수 있어야 하며, 열량까지도 높아야 했다. 이러한 까다로운 제약은 가공식품의 발전을 낳았다.
나폴레옹전쟁기에 더 빠른 행군을 목적으로 통조림과 같은 형태의 가공식품이 생겼다. 그것은 와인병 안에 음식을 넣고 최대한 밀봉을 하는 형태였다. 덕분에 나폴레옹의 군대는 식사에 반나절이나 투자를 하지 않아도 되었고, 영국군을 심각하게 각성시켰다. 이를 통조림의 전신인 병조림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병조림의 단점은 빛을 받으면 변질될 수 있으며, 이동 중 깨지는 경우가 많았다. 가장 큰 문제는 무겁다는 것이다. 한 두 병이야 안깨지고 안무겁게 들고 다닐 수 있지만, 한 끼니에 한 병씩 먹어야 했기 때문에 그 무게는 어마어마했다. 이를 보완하여 나온 것이 통조림이다. 병에 음식을 넣던 것을 통에 넣은 것이다. 이것이 현재 우리가 보고 있는 참치캔이나 꽁치캔과 같은 것이다. 우리나라는 베트남 전쟁 때 그 통조림 가공기술을 익혔다. 전쟁을 통해 발전한 음식 가공의 기술은 우주 전쟁이 한창이던 냉전시기에 극에 달했다. 이제는 지구상에서의 보관이 아닌 우주상에서의 보관이니 기술의 향상은 더욱 획기적이었다.
이제는, 식품첨가물이다.
p.118
요구르트나 과일 맛 음료, 사탕, 과자의 성분표에 보이는 '천연 색소'. '인공 색소'가 어떤 것인지 궁금하지 않나요? 이 색소를 만드는 사람들은 조향사나 식품 과학자들입니다. 이들은 약간의 지방, 설탕, 소금 등의 내용물로 소비자들에게 더욱 매력적인 맛을 선보입니다. 실험실에서 우리 혀의 맛을 느끼는 감각을 속여 껌을 씹을 때 딸기 맛이 난다거나 과자에서 불고기 맛이 난다고 착각하게 하는 화학 합성물을 만드는 것이지요. 이 작업은 새롭고 독특한 맛을 계속 내놓아야 하는 식품 산업에서 커다란 비중을 차지해요. 식품에 맛내기 작업을 하는 실험실들은 식품 회사에 어마어마한 값을 받고 특정한 맛을 판매합니다. 조향사들은 씹는 동안 맛이 세 번 바뀌는 껌 같은 실험적인 신제품을 만들기도 해요.
p.122
1952년, 미국 뉴욕 브루클린의 키르슈 보틀링(Kirsch Bottling)社는 무설탕 청량음료를 내놓았습니다. 이 후 다른 회사들도 빠르게 비슷한 음료를 출시했지요. 무설탕 음료는 설탕 대신 인공 감미료를 넣어 살이 찔 걱정을 덜어 낸 제품이었습니다. 수크랄로스나 아스파탐 같은 인공 감미료들은 설탕 이상으로 달콤하면서도 칼로리는 거의 없지요. 이 감미료들을 구성하는 분자들은 소화되지 않은 채 몸을 통과하기 때문입니다. 또 이를 썩게 만들지도 않아요. 이런 인공 감미료는 다이어트용 탄산음료나 껌에 흔히 들어 있으며, 커피나 차를 마실 때 편리하게 넣을 수 있도록 한 봉지씩 포장되어 있기도 합니다. (...) 그 동안 수차례 아스파탐이나 수크랄로스의 안전성을 실험했으며 사람들이 보통 먹는 양 정도로는 모에 해가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하지만 몸무게를 줄이는 데 실제로 도움이 되는지는 여전히 논쟁거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