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가 빨라지는 수학력 - 빅데이터 분석에 필요한 기본 수학 통계·물리 수학
나가노 히로유키 지음, 위정훈 옮김, 오카다 겐스케.홍종선 감수, 기타미 류지 그림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애플북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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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른바 빅데이터의 시대가 도래했다. 과거에도 정보가 중요하지 않았던 시절은 없었지만, 빅데이터는 중요한 정보를 더욱 중요한 가치로 격상시켜주었다. 과거에 비해 저장매체의 확장, 기록매체의 발달, 정보처리기술의 확충에 의한 것으로 새로운 직업도 탄생시켰다. 빅데이터는 말 그대로 어마무시한 양의 데이터를 가공하는 기술을 일컫는데, 데이터 날 것으로는 큰 소득을 얻어내기 어렵다. 데이터라 함은 오늘의 온도 정도가 된다. 오늘은 25도, 어제는 24도, 그제는 23도와 같은 데이터가 모여서 내일은 26도 정도가 되지 않을까 하는 정보를 도출해 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빅데이터 시장에서는 통계학 전공자에 대한 수요가 발생하며, 빅데이터 시장 자체의 확장으로 인해 사회 전체에서 통계학 전공자에 대한 지위가 올라갔다. 이제는 한 발 더 나아가 그 데이터를 직접 가공하지는 못하더라도 이해 정도는 할 수 있어야 근래의 사회에 적응할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일반인에게도 기본소양으로서의 요구되는 통계학적 지식 수준이 올라갔음을 느낄 수 있다.


일반인에게 필요한 통계학적 지식의 키워드는 '직관'이다. 딱 보면, 대충 그 데이터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감을 잡을 수 있어야한다. 이를 위해 본서는 수학력을 강조하고 있다.



통계적 직관력

집에서 고기를 먹기 위해 채소쌈을 구입하면서, 정확히 몇 그람을 사는 이는 드물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략 이 정도를 구매한다. 그것이 바로 직관력이다. 통계에 있어서의 직관력은 통계 수치를 보고 대략 체감하는 것이 있음을 의미한다. 한 반에 평균이 83점이고, 표준편차가 8.7점이라고 하였을 때, 이 반이 어떤 수준에 있는 반인지 대략적인 느낌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여기에서 직관력이라는 것은 맹신할 수는 없지만, 대체적으로 그러한 것을 의미한다. 채소쌈을 대략적으로 구입하면서, 단 한 장도 모자르거나 남지 않게 구입할 것을 기대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이 정도양이면 적당하다 싶은 양이 있다. 통계적 직관력 또한 마찬가지다. 구체적 수치로 검증을 하면 다소 빗나가거나, 심지어는 완전히 다른 결과를 얻을지라도 일견하여 얻는 느낌은 있어야 한다.



책의 구성

저자와 감수자가 있다. 저자는 통계학 전문가가 아니나, 감수자는 통계학과 교수다. 그러다보니 기초적인 수학적 논의, 아주 기초적인 것으로 부터 시작하여 통계적 원리를 설명하고있다. 아마 통계적 원리를 설득하고 있다는 표현이 더 적합할 것이다. 


책은 "통계적 기초 - 수리적 기초 - 기본적 통계학"으로 구성되어 있다. 내용 자체는 어렵지 않았다. 고등학생 때 수학을 꽤나 했다면, 누구나 눈으로 익힐 수 있는 수준이다. 다만, 그 지식들을 통계학적 원리에 맞추어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 특이할 만하며, 가치가 있음을 인정할 만 하다.



책의 난이도

고등학교 수학 교육과정을 벗어나지 않는다. 따라서, 고등학생 때 수학을 꽤 했다: 눈으로 읽어도 알 수 있다. / 고등학생 때 수학을 그럭저럭 했다: 뒷 쪽에 수열, 연속형확률변수 등에서만 펜이 필요하다. / 수포자였다: 새로운 마음으로 새롭게 정리할 수 있다.



고등학교 3년, 지독한 수학을 끝내겠다고 고생하고. 대학교 4년, 다행히도 고등학생 때 끝내버린 수학으로 과외를 했다. 그리고 수 년이 지난 지금 문과문과열매를 먹느라고 잊고 살았던 수학의 기쁨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수학이 배울 때는 어렵지만, 문제가 풀리고 이해가 되면 이 보다도 즐거웠던 과목은 없었던 것 같다. 그 기쁨을 다시금 느끼게 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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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축구 엠블럼 사전 - 축구 전문가로 만들어줄 세계 국가대표팀의 역사.기록.문화 축구 엠블럼 사전 시리즈
류청 지음 / 보누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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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엠블럼 도감과 같은 뉘앙스를 주는 제목이지만, 축구 유력국가들의 역사와 그들의 협회에 관한 내용도 포괄하고 있다. 많은 나라를 담으려다 보니 400페이지에 달하는 장서에도 자세한 내용들은 과감히 생략이 되어 있다. 축구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거나, 완전한 문외한인 사람보다는 각국의 축구역학관계를 다소간 알고 있는 이들에게 더 할 나위없는 여가서적이 될 것이다. 축구가 한창하는 열대야에 에어컨 바람 앞에 수박을 먹으며 소파에 기대어 읽으면, 그날 새벽에 할 축구가 새롭게 보일 것이다.


p.42

스페인 대표팀의 애칭은 '붉은 군단'이다. 1920년 첫 유니폼은 스페인 국기의 상징인 붉은색이었다. 1921년과 1922년에 잠시 하얀색 유니폼을 입었지만 1936년 스페인 내전이 발발하기 전까지 붉은 유니폼을 입었다. 내전 기간에 하얀색 유니폼을 입었고, 군사 정부가 들어서면서 감색을 유니폼 색상으로 사용했다. 내전 당시 감색이 군부를 상징하는 색이었고, 붉은색은 공화정을 상징하는 색이었기 때문이다. 1947년 모스카르도 장군이 다시 스페인 대표팀을 상징하는 색으로 붉은색을 지정한 이후 지금까지 붉은색 유니폼을 사용하고 있다.


저자가 축구역사 전반에 관한 지식이 해박함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과 축구사의 흐름을 짚고, 엠블럼의 상징체계를 제시함으로서, 조금 더 명확한 정보를 전달 받을 수 있었다.




p.50 <독일>

독수리는 독일 국장에도 들어가는 국가 상징이다. 독수리는 용맹과 위엄, 자유를 상징한다.(...) 이름은 파울러다.


p.98 <네덜란드>

현재의 엠블럼은 사자의 머리 부분만 뗴어 다시 만든 모습이다. 최초의 A매치를 치를 당시에 입은 유니폼에는 사자가 붙어 있었고, (...) 사자가 쓰고 있는 왕관은 네덜란드가 왕국이라는 사실을 나타낸다. 주황색은 물론 네덜란드 축구의 상징이다.


전차군단, 오렌지 군단이라는 별명에 걸맞는 엠블럼을 가지고 있는 독일과 네덜란드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국가들은 엠블럼 위에 우승컵을 들어올린 횟수 만큼 별을 다는데, 독일은 4회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엠블럼의 색상

엠블럼의 색상은 세 종류로 압축된다. 하나는 국기에 있는 색상을 모두 쓴 경우, 또 하나는 국가를 상징하는 색상으로 색칠한 경우. 마지막 하나는 위 두 가지와 무관한 경우가 있다.


국기의 색상 = 엠블럼 색상

<루마니아>

루마니아를 상징하는 색상은 파랑, 노랑, 빨강인데. 이는 과거 루마니아 지방에 있던 몰다비아, 왈라키아, 트란실바니아의 통합을 상징한다. 이것을 루마니아 축구협회의 엠블럼에서도 동일하게 찾아볼 수 있다.

 

<크로아티아>

크로아티아는 패턴 또한 국기와 엠블럼을 맞췄다.


국가 상징 색 = 엠블럼 색상

<대한민국>

국기에서도 흰색이 백의민족을 의미하기는 하지만, 흰색을 제외하고는 국기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 파란색도 태극기에서 의미하는 파란색과 달리, 희망과 젊음을 상징한다. 그리고 하나 의아한 사실은, 이 엠블럼은 2001년에 발표가 된 것으로, 비교적 최근 것이라는 것이다. 



유럽 26개국, 아메리카 5개국, 아시아 4개국 총 35개국에 대한 엠블럼과 그 역사를 담고 있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축구에 대해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는 더 할 나위없은 잇템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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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다리 풍경
이종근 지음 / 채륜서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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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가장 큰 선물은 새로움과 추억이다. 다양한 피조물에 대한 의미부여는 여행을 더욱 풍성하게 해준다. 맨홀 뚜껑 하나를 보더라도 '으레 있는 맨홀 뚜껑이구나' 보다는 '지역색을 따라 맨홀 뚜껑이 이렇게 생겼구나'라고 느낄 수 있으면 조금 더 남는 여행이 되지 않을까싶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다리에 대한 새로운 시야를 띄워준다. 길을 건너게 해주는 구조물에서, 과거를 느낄 수 있는 구조물로 바꾸어주는 것이다.



가교.

다리는 그 역할이 갖는 특성상 다양한 스토리를 내재하고 있다. 예컨대, 정몽주의 선죽교, 한국전쟁 때의 한강철교, 소나기의 징검다리가 대표적이다. 다리는 세월을 잇기도 하고, 사람을 잇기도 하며, 문화를 잇기도 한다. 수 많은 다리 중 저자는 스물 다섯 곳의 다리를 가져와 독자들에게 제시하고 있다. 각각이 가지고 있는 스토리는 다리를 보는 눈을 높여준다.


목차

평창 봉평의 다리/ 양평의 소나기 징검다리/ 수원의 화홍교/ 안양의 만안교/ 청계천의 다리/ 무섬의 외나무다리/ 주남돌다리/ 진천 농다리/ 논산 명재고택의 다리/ 광한루의 오작교/ 정읍 군자정의 다리/ 금산사의 무지개 다리/ 태인의 대각교/ 새창이다리/ 보길도 판석보/ 천은사 수홍루/ 진도 남박다리/ 태안사 능파각/화순 보안교/ 낙안읍성 평석교


여행을 통해 무심코 지나간 다리들도 있고, 내가 사는 지역의 다리도 있다. 이 책을 미리 알았더라면, 조금 더 눈에 담아 왔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드는 목차다.



p.27(수원의 화홍교)

「성곽이란 적의 침입에 대비해 효과적인 방어를 하기 위한 시설물로서 이에 유리한 지형에 구조물을 세웠습니다. 처음에는 산꼭대기에 성벽을 두른 퇴뫼형이 주로 축조되다가 차츰 규모도 커지면서 계곡을 포함한 포곡형 산성으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성곽의 다리는 윗부분의 연결 기능 말고도 성벽을 주변과 같이 쌓아 올려야 했기 때문에 일반적인 다리보다 튼튼한 구조여야 했습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다리의 형태는 대부분 홍예교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화홍문'이 이의 대표적인 예가 될 수 있습니다.」


다리에 관한 개인적 감상만을 담고 있지 않다. 저자가 가지고 있는 역사적 배경지식들이 함께 제시가 되고 있어, 학술적 가치도 기대해 볼 수 있다.



무섬마을 외나무다리

작년여름, 영주로 여행을 갔다. 그 때는 이렇게 중요한 곳인지 몰랐던 무섬마을을 둘러보게 되었는데, 나중에 다큐멘터리로 보니 무섬마을을 둘러싼 강이 내성천이라 하더라. 그 때 모르고 볼 때도 물이 유난히도 맑다 생각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전세계에서 내성천에서만 서식하는 물고기도 있었다. 그리고 또 하나, 길게 연결된 외나무 다리를 장난스럽게 건너갔다 건너왔는데, 그 다리가 그 유명한 무섬마을 외나무다리였다.


p.55

외나무다리가 없는 여름에는 바지를 홀딱 벗은 후 머리에 이고 건넜지. 강둑을 높이기 전에는 대청마루에 앉아 강을 건너는 사람의 엉덩이만 봐도 누군지 다 알아. 젊은이들은 소 꼬랑지를 잡고 헤엄쳐서 건너기도 했어. 핵교 가기 싫어 일부러 물에 빠지는 아이들도 많았지.




일제 수탈의 상징 부잔교

호남평야에서 생산된 쌀을 일본으로 공출하기 위해 1899년 군산항이 개항되었다. 이러한 수탈의 역사를 여실히 보여주는 건축물 하나를 꼽으라 하면, 서슴없이 부잔교를 꼽겠다. 천안에서 출발한 자전거를 타고 군산에 가 부잔교 앞에서 쉬었던 기억이 난다.


군산의 부잔교에가면, 부잔교에 관한 설명이 새겨져있다. "부잔교(일명 뜬다리)는 서해안의 특징인 조수간만의 차로 인한 부두기능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제작되었다. 작동형태는 썰물로 바닷물이 빠져나가면 배를 정박하는 부두인근에 갯벌(5~10m)이 드러나 배가 부두에 정박할 수 없는 점을 보완하고자 물에 뜰 수 있는 콘크리트 구조물의 정박시설을 건설하고 부두에서 정박시설 사이에 다리를 만들어 밀물과 썰물시 상하로 움직이며 선착장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설치되었다. 부잔교는 일제가 전라도 곡창지역에서 수탈한 쌀을 일본으로 소울하기 위해 건설한 항만시설로 제3차 축항공사기간(1926-1933)에 부잔교 3기를 설치하여 3천 톤급 기선 3척이 동시에 접안할 수 있도록 했으며, 이후 3기가 추가되어 6기가 사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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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 스미스의 따뜻한 손 - <국부론>과 <도덕감정론>에서 찾은 자본주의 문제와 해법
김근배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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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도가 아니더라도, 경제학에 관심이 있다면 또는 학창시절 배웠던 기억을 조금만 더듬더라도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은 금새 기억이 날 것이다. 최초로 경제학과를 설립한 마셜을 제치고 그를 경제학의 아버지의 반열에 올려준 위대한 저작이다. 이 책에 언급된 '핀'이야기는 이솝우화와 같이 전해져 내려온다. '한 사람이 하루 종일 핀을 만들면 2~3개밖에 만들지 못하지만, 열 사람이 분업을 하면 1인당 수 백개의 핀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그 내용이다. 또 하나의 더 무서운 이야기는 '보이지 않는 손'에 있다. 시장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하여 자동적으로 조율이 되므로 정부는 개입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 골자가 된다.


이 익숙한 이야기를 뒤집어 보겠다는 것이 본서. 『애덤스미스의 따뜻한 손』 저자의 목표다. 사실 뒤집는다기 보다는 애덤스미스를 제대로 보자는 것이 목표라고 하는 것이 더 적절해 보인다.


『국부론』 못지 않게 저명한 그의 저서는 한 권 더 있다. 『도덕감정론』. 사실 『국부론』은 애덤스미스가 26세에 쓴 저서이며, 『도덕감정론』은 쉰이 넘어 완성된 작품이다. 이 두 서적이 상반된 견해를 견지하고 있다면 우리는 무엇을 더 신봉해야 할 것인가. 명확한 기준을 찾기는 어려울 수 있다. 다행히도, 두 책은 상충된 의견을 내놓고 있지 않다. 저저의 말을 빌리자면, 우리들이 알고있던 애덤스미스의 사상은 완전히 틀렸다. 애덤스미스의 사상을 하나씩 살펴보자.



최고의 사상가 애덤 스미스

애덤스미스가 활동했던 18세기에도 애덤스미스는 이미 최고의 사상가로 존경을 받고 있었다.


p.35

「한 번은 당시 수상이던 월리엄 피트 2세가 그를 주요한 회의에 초대한 일이 있었는데, 스미스가 방으로 걸어 들어오자 참석자들이 모두 자리에 일어나 그가 극구 앉으라고 말리는 일이 벌어졌다. 그러자 피트 수상은 '아닙니다. 선생님이 먼저 앉으실 때까지 우리는 서 있겠습니다. 우리들은 모두 당신의 제자입니다'라며 최고의 경의를 표했다.」


p.47

「스미스는 자신의 묘비명을 '도덕감정론의 저자, 여기에 잠들다'라고 해달라는 유언을 남길 정도로 『도덕감정론』에 큰 자부심을 가졌다. 실제 묘비명은 '도덕감정론과 국부론의 저자, 여기 잠들다'로 되어있다.」


만일. 국부론에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이는 도덕감정론을 읽고 해결할 수 있음을 알려주는 대목이다. 예컨대, 이기심이 인류를 발전시킨다거나 하는 공격적인 구문에 대해서도 그렇다. 실제 『국부론』에 이러한 구문이 있기는 하지만 이는 후대 경제학자들과 강대국들의 논리에 의해 가공이 된 것이다.


당시 영국은 중상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세계 최고의 패권국이었다. 따라서 무역에 있어 수입은 줄이고 수출을 극대화하는 정책을 펼쳤는데, 이 과정에서 특허제가 생겨났다. 현대에도 특허제가 있지만 당시의 특허제는 조금 다른 부분이다. 특정 상인에게 해당 물품의 전매권을 주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독점시장으로 흘러간 영국 사회의 물가는 급격하게 치솟았다. 그렇게 특허권이 부여된 물품은 700여개에 이르렀는데, 이를 막고 중산층을 두텁게 하자는 취지에서 스미스는 시장에 맡기자는 논리를 펼친 것이다. 이 때 부연하는 설명에서 정부개입을 최소화하자는 이야기가 나온 것이다. 이 저의를 알기 위해서는 『도덕감정론』을 반드시 병행하여 읽어야 한다.


p.52

『도덕감정론』은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인간이 아무리 이기적이라고 상정하더라도, 인간의 천성에는 분명 이와 상반되는 몇 가지 원칙들이 존재한다. 이 원칙들로 인해 인간은 타인의 운명에 관심을 가지게 되며, 단지 그것을 지켜보는 즐거움밖에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고 하더라도, 타인의 행복을 필요로 한다. 연민과 동정이 이런 종류의 천성에 속한다. 이것은 타인의 고통을 목격하거나 또는 것을 아주 생생하게 상상할 때 우리가 느끼는 감정이다. 우리가 타인의 슬픔을 보고 흔히 슬픔을 느끼는 사실은 너무나 명백하여 애써 증명하려고 예를 들 필요조차 없다.」


이런 논리의 행간을 무시한체, 그를 이기심의 화신으로 몰아버린 것을 애덤 스미스가 안다면, 자신이 『국부론』의 저자인 것 자체를 스스로 부정할 일이다. 특히나 스코틀랜드의 자부심에 먹칠을 하는 일이다.


p.63

다른 사람들의 행위를 지속적으로 관찰하여 우리는 부지불식간에 무엇을 하고 무엇은 하지 말아야 타당하고 적정한가에 대한 어떤 일반준칙(general rule)을 형성한다. 타인의 어떤 행위는 우리의 자연감정(natural sentiments)을 격분하게 한다. 우리는 주위 사람들도 그런 행위에 똑같은 혐오감을 표시하는 것을 보고 듣는다. 이런 사실은 그들의 행위의 추악함에 대한 우리의 자연감정을 확인시키고, 심지어 강화시키기까지 한다. 다른 사람들도 그것을 가은 관점에서 본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우리는 그것을 정확하게 보고 있다고 생각되어 만족한다. 그리고 우리는 결코 그와 같은 죄를 짓지 않겠다고 결심하고, 어떤 이유로든 우리 자신을 다른 모든 사람들이 부인하는 대상으로 만들지 않겠다고 결심하게 된다. 우리는 자신을 가증스럽고, 경멸스럽고 또는 처벌받아 마땅한 대상, 즉 우리가 두려워하고 혐오하는 모든 감정의 대상으로 만드는 그런 행위는 마땅히 피해야 한다는 일반준칙을 스스로 세운다.」 - 『국부론』 



스미스가 자유무역을 주장한 이유

p.82

「1623년에 이르자, 영국 의회는 독점법(statute of monopolies)을 통과시켜, 제임스 1세가 국내에서 더 이상 새로운 독점권을 부여하지 못하도록 했다. 왕이 특허를 남발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 애덤 스미스가 『국부론』에서 자유무역을 주장한 것도 이런 폐단 때문이었다. 제음스 1세를 이은 찰스 1세 때에는 이런 독점권 남요잉 가장 심했는데, 재판 과정에 관여하여 사법부 독립을 훼손하는가 하면 의회의 승인 없이 선박세를 거두기도 했다.」


p.85

「상인과 제조업자는 국내시장의 이런 독점에서 가장 큰 수혜자들이다. (...) 상인과 제조업자들의 사리에서 나온 궤변이 인류의 상식을 혼란시키지만 않았ㄷ라도 이것은 문제가 될 수 없다. 이점에서 그들의 이해는 국민 대다수의 이해와 정면으로 대립된다. 주민들이 자기들 이외에 다른 사람들을 고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동업조합원의 이익이듯이, 국내시장에서 독점권을 확보하는 것이 상인과 제조업자에게 이익이 된다.」


다행히도, 현대 경제학에서도 이러한 스미스의 논리는 유효하다. 경제학자들은 언제나 자유무역과 자유경쟁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이론을 개진시켜왔다. 때문에 다른 많은 부분에서는 병폐가 나타나기도 했지만, 그래도 독과점 시장만큼은 어느 나라를 보든 꽤나 철저한 정책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독과점과 관련한 법률과 정책이 다수 발동되고 있다. 그러나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 이는 법률과 정책이 조금 더 조밀하고, 세밀하게 운영되어야 함을 이야기 하고 있다. 어쨌든,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독과점이 사회적 후생을 손실시킨다는 데에 동의를 하고 있다. 더 중요한 것은 모든 경제학의 골자가 이러한 방향으로 흘러야 한다는 점이다.



자연적 자유주의vs. 자유방임주의

p.106

「(스미스를 자유주의라 부르는 이유는 『국부론』에 등장한 문장에서 기인한다.)"모든 특혜나 억제의 체계가 완전히 사라진다면, 명백하고 단순한 자연적 자유의 체계(obvious and simple system of natural liberty)가 스스로 확립된다. 이 제도 하에서 누구든지 정의의 법을 어기지 않는 한,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방식대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고, 자신의 노동과 자본을 다른 어떤 사람 또는 어떤 계층의 사람들의 노동과 자본과 경쟁시킬 수 있도록 완전한 자유에 맡겨진다." (...) 스미스는 모든 경제 행위를 개인의 파난에 맡기는 '자연적 자유주의 체계'를 가장 이상적인 정치경제제도로 간주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스미스는 '자연적 자유주의자'이지만 흔히 말하는 '자유방임주의자'는 아리나는 것이다.」


p.111

「흔히 애덤 스미스가 자유방임을 주장한 것처럼 무역에서도 자유무역을 중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는 무역에 있어서도 '무제한의 자유'를 주장하지 않았다. 그가 자유무역을 주장한 것은 맞지만 보호주의를 펼 수 있는 예외적 상황도 언급하고 있다. 『국부론』에서 그는 우선 국방을 위해서는 자유무역을 제한할 수 있다고 봤는데, 그 대표적 사례로 든 것이 항혜조례다. 항해조례란 영국과 여타 국가 간 상품의 수출입을 영국인과 영국선박이 독점하는 조례였는데, 이는 당시 영국의 안전을 위협하는 해상국 네덜란드의 해군력을 약화시키기 위한 목적이었다. 이 조례는 1651년에 네덜란드를 겨냥해 제정되었지만 영국의 방어책으로 현명한 정책이라는 것이다. 또 스미스는 필요한 경우 자국 내 유치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높은 관세를 매기거나 수입을 금지 할 수 있다고 했다. 이는 외국상품이 국내시장에 들어와 자국민들의 고용을 악화시키고 실업자를 발생시키는 혼란을 막고자 한 것이다.」


실제, 현재 통용되고 있는 경제학에서도 관세가 필요한 상황에 대해 국방과 유치산업 보호를 예시로 들고 있다. 이는 전반적이고 일반적인 경제학교과서에 모두 등장하는 조항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또 다른 이유를 들어 약소국의 유치산업 보호를 억제하고자 한다. 예컨대, 약소국A의 주력상품을 강다국B의 일반상품과 경쟁할 수 있도록 해주는 대신, 약소국A의 유치산업을 세계적 자유경쟁무대로 끌어 올리는 협약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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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보물찾기 - 우리 가족 주말 역사체험 따라잡기!
어린이동아 취재팀 기획, 김보민 글 / 어린이동아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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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대한 이해는, 인류의 진보와 함께 지속적으로 강조되어온 사안이다. 가장 오래된 직업 중 하나가 역사학자임은 틀림이 없다. 역사는 문자의 발견과 함께 시작되었으며, 실제로는 그 이전에도 다른 방법으로 선사의 문제를 해결해왔다. 이렇게 중요성이 강조되기는 하지만, 경험주의 보다 합리주의가 각광을 받는 시대가 도래하면서 역사는 어느 정도 인류진보의 뒤안으로 밀려난 경향이 있다.


과학의 시대 이전에는 지나온 역사가 곧 앞으로 나아갈 역사였다. 하지만, 과학의 발흥으로 인하여 그러한 공식은 많이 훼손되었다. 인간의 삶이라는 것은 어느 정도의 보편성을 갖기 때문에, 크게 볼 때 역사의 발전은 있지만 일상에서 직면하는 숱한 문제들은 그 이전에는 경험해보지 못한 일들의 연속이다. 이러한 흐름이 팽배해지면서 지난 시대의 이야기 보다는 앞으로의 이야기에 더 큰 관심을 갖게 되었다.


역사에 조예가 깊은 분들은 말씀하신다. 지나온 이야기가 나아갈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하지만, 일반인이 그 정도로 심도 있는 역사를 이해하고, 세상의 흐름을 파악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예를 들어, 삼각함수를 배우는 중학생이 사칙연산 이외의 수학이 왜 필요한지를 생각해내는 것과 같다. 교육부에서 고시하는 우리나라 수학과 교육과정에는 수학의 필요성이 열 가지 이상 제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근래에는 역사를. 국사라는 필수과목으로 지정함으로서 관심을 유도하는 것이 아니라 강제하고 있다. 오죽하면 이럴까 하지만, 우리나라 역사 자체에 관심을 갖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은 자명한 이야기다.


이러한 관점에서  『한국사 보물찾기를 읽어보았다.



책은 매우 얇으며, 글자도 크다. 사진도 많다. 어린이가 읽기에도, 부모님이 아이들과의 여행을 계획함에도 상당히 좋은 책이다. 총 스물 다섯 곳의 역사를 소개하고 있는데, 상세한 내용보다는 개괄적인 내용을 제시함으로서 직접 가보기를 권장하는 형태다.


p.86

흔히 '조선독립'이라고 하면 일본으로부터의 독립을 먼저 떠올리는 경우가 많지요. 하지만 독립문의 '독립'은 일본에 대한 독립이 아니랍니다. 일본보다 더 오래전부터 조선에 영향력을 미쳤던 나라인 중국, 즉 청나라에 대한 독립이지요.


p.88

독립문은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건축물이기도 합니다. 흰색 화강암으로 세워진 독립문의 형태는 서재필이 프랑스의 개선문을 본뜬 밑그림을 바탕으로 스위스인 건축가가 설계해 만들어졌습니다. 한글로 '독립문'일고 새겨진 현판 양쪽에는 태극기가 새겨져 있지요, 현판 아래쪽에는 오얏나무 문양이 있어요. 오얏꽃은 한자로 쓰면 이화로 조선 왕들의 성씨인 李를 뜻해 대한제국 황실을 상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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