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교육과정을 디자인하다 교사 교육과정을 디자인하다
교육과정디자인연구소 지음 / 테크빌교육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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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교육과정'은 교사가 개발하는 교육과정을 의미합니다.


학년초에 맡은 학급의 1년 계획을 세우는 과정이라고 보면 됩니다.


즉, 교사마다 차별화된 교육과정이 개발될 것이고, 그 해에 맡은 학년, 학교의 여건, 학생들의 수준 등에 따라 한 교사도 매년 다른 교육과정을 개발하게 됩니다.


국가수준 교육과정에서 제시하는 학습 순서대로 진행할지, 교과서를 사용할지, 다른 교과와 통합할지 등 교사의 선택에 따라 매우 다양한 교육과정이 나오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교사의 전문성이 교육과정으로부터 나온다는 말이 여기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저만의 교육과정을 만들어오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진도표를 쉽게 짜주는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특색교육은 작년 학년 교육과정에서 복사, 붙여넣기를 하곤 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정기 인사이동이 2월 초에 발표가 되고, 2월 중순이면 학급 담임 배정을 완료하는 추세로 바뀌면서 교육과정을 짤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생겼다는 것입니다.


늘 쫓기듯 3월에 급하게 만들어 제출했던 것에 비하면, 2월달에 조금이라도 생각할 시간이 생긴 겁니다.


이런 상황이 되다보니, 지금까지 깊게 들여다볼 생각을 못 했던 '교육과정'에 대해 공부하고 싶은 열망이 생겼습니다.


그러다 만난 책이 <교사 교육과정을 디자인하다>입니다.


일단 '교사 교육과정'이라는 개념을 정립한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의미입니다.


학년 교육과정, 학급 교육과정이란 이름으로 큰 차별성을 두지 못 했던 과거에서 미래사회로의 변화 속 내가 가르치는 모든 학생의 성장을 위한 차별화된 교육과정을 만들자는 미래로 한 발 내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 의미로 '교사 교육과정'이란 개념은 매우 반갑습니다.


또한 이런 교사 교육과정을 '디자인'할 수 있도록 차근차근 설명해주는 실요서로서의 역할도 충분히 하고 있습니다.


초반의 개념 설명 부분을 넘어서면 'Step by step' 챕터를 통해 교육과정 개발 준비부터 실천 및 피드백까지 차근차근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거기에 교사 교육과정 실행사례를 소주제로 묶어 제시하고 있고, 해외 사례까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결국 이 책 한 권이 교육과정에 대한 개념서 역할, 교육과정 개발의 실용서 역할, 실제 개발 사례 및 관련 이슈들을 정리한 교육잡지의 역할을 다 하고 있습니다.


한 차시 한 차시 수업 준비를 넘어서 교육과정이라는 큰 숲을 보고 싶은 분들에게는 매우 유익한 책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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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칠성무당벌레야! 자연과 만나요 6
베르벨 오프트링 지음, 야나 발치크 그림, 한윤진 옮김, 박해철 감수 / 다섯수레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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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칠성무당벌레야!>는 다섯수레 출판사의 '자연과 만나요' 시리즈의 6번째 작품입니다.


전작으로는 <개구리가 알을 낳았어>, <개미가 날아올랐어>, <지렁이가 흙똥을 누었어>, <안녕, 달팽이야!>, <안녕, 거미야!>가 있습니다.

앞의 세 권은 한국 작가들(이성실 글, 이태수 그림)의 작품이라면 뒤의 세 권은 독일 작가들(베르벨 오프트링 글, 야나 발치크, 이자벨 뮐러 그림)의 작품입니다.


베르벨 오프트링 선생님은 큰 출판사에서 정원과 자연 분야 편지바로 일했고, 야외 활동 교육자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60권 이상의 책을 쓴 작가입니다. <안녕, 칠성무당벌레야!>의 일러스트 작가인 야나 발치크 선생님은 뮌스터 대학교에서 디자인과 일러스트를 공부했고, HAW 함부르크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시리즈 중 한 편인 <안녕, 달팽이야!>를 비롯한 그림책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이 책의 큰 특징은 페이지마다 책 날개를 펼치면 숨겨진 내용이 나온다는 점입니다.


책 날개를 펴지 않고 그림과 글을 본다면, 칠성무당벌레의 일상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칠성무당벌레와의 첫 만남, 식사 모습, 비행 모습, 짝짓기, 번데기에서 어른벌레로 변신하는 모습 등. 푸근한 느낌의 일러스트 속 칠성무당벌레의 모습을 보면서, 칠성무당벌레의 한살이를 구경할 수 있습니다. 여느 그림책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하지만 책 날개를 펴는 순간 새로운 세계가 열립니다.

'무당벌레는 어떻게 생겼나요?', '무당벌레 무리에는 어떤 종류가 있나요?', '무당벌레는 어떻게 먹이를 먹을까요?' 등 과학도서에 나올 법한 주제들이 책 날개 속에 숨어 있습니다. 그 주제들 또한 그림책의 이야기와 관련된 내용들로 구성하여, 이야기를 읽으며 생긴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게 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일러스트와 이야기를 쭉 읽으며 칠성무당벌레의 일상과 함께하는 방법.

책 날개를 모두 펴고 칠성무당벌레의 먹이, 짝짓기, 알 낳는 법, 변태하는 법 등의 과학적 지식을 알아가는 방법.

이야기 한 쪽 읽고, 책 날개를 펴서 이야기와 관련된 과학적 지식을 함께 탐구하는 방법.


모두가 좋겠지만, 소개해 드린 순서대로 읽어보시면 책을 더욱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이들의 감수성도 키우고, 과학적 지식도 키울 수 있는  <안녕, 칠성무당벌레야!>를 한 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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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정지 버튼을 누르고 싶었던 순간들 - 마이 페이보릿 시퀀스
이민주(무궁화)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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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싫어한다고 자기가 좋아하는 걸 숨기고 사는 것도 바보같다고 생각해요"(족구왕)


사실 책 표지의 이 대사 때문에 책을 골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전역 후에 만난 아내가 '연예인도 아닌데 뭐 그리 군대를 늦게 갔냐고'라고 말 할 정도로 매우 늦은 나이에 군대를 다녀온 해였습니다.


근무지 도서관의 영화 DVD를 대여해 집에서 보는 게 낙이던 시절, '족구왕'이라는 영화를 빌려봤습니다.

출처 네이버영화

응답하라 1988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배우 안재홍 주인공의 영화란 점, 광화문 시네마의 '1999, 면회'를 재밌게 본 직후라는 점.


이 두 가지 이유로 영화를 빌려다 봤었는데, 낄낄대며 너무 재밌게 봐버리고 말았습니다.


군대 내내 일과처럼 하던 '족구'가 소재였기 때문인지, 복학생 만섭(안재홍)과 군대에서 막 복직한 제가 겹쳐서였기 때문인지, 영화가 끝난 다음에는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 영화 덕분이었는지 저도 복직 후 군대에서 하고 싶었던 여행도, 영화 보기도, 연애도 열심히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책 서평을 쓰는 데 사설이 너무 길었네요.


하지만 이 책이 이런 추억을 떠올려 주는 책이란 걸 알리고 싶었습니다.


저자가 책을 쓰는 방식이 이렇습니다.


각 챕터의 시작은 영화의 한 장면을 일러스트로 그린 작품으로 시작합니다.


영화를 그대로 옮긴 듯 특징을 잘 표현한 그림을 이야기를 시작하니 집중도가 올라갑니다.


일러스트 뒤에는 작가의 경험으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지금 제가 제 이야기를 풀어냈듯 말입니다.


그리고 영화의 줄거리를 매우 간단하게 옮겼습니다.


영화 전체의 줄거리라기 보단 작가의 경험과 맞닿아 있는 부분의 이야기만을 풀어냅니다.

(그래서 본 영화에 대한 이야기와 그렇지 않은 영화에 대한 이야기의 몰입감이 조금 다르다는 것이 아쉽게 다가옵니다.)


하지만 내 인생과 다르지 않은 작가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영화의 내용은 사실 중요하지 않습니다.


누구에게나 정지 버튼을 누르고 싶은 순간은 있을거고, 그 것이 영화의 한 장면과 맞닿아 있을 수 있다는 단순한 진리를 책을 통해 다시금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작가는 그 정지버튼을 '일러스트'라는 도구를 활용해 누르고 있습니다.


작가의 정지버튼을 함께 하는 영화는 총 26편입니다.


족구왕, 소공녀, 프랭크, 4등, 벌새, 더 랍스터, 리틀 포레스트, 바그다드 카페:디렉터스 컷, 패터슨, 우리들, 땐뽀걸즈, 마듬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레이디 버드, 빌리 엘리어트, 걸어도 걸어도, 할머니의 먼 집, 원더, 칠곡 가시나들, 앙: 단팥 인생 이야기, 집의 시간들, 프란시스 하, 내일을 위한 시간, 류이치 사카모토:코다, 하나 그리고 둘, 그녀, 찬실이는 복도 많지.


작가의 인생이 액션이나 블록 버스터는 아니었나 봅니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도 그럴 겁니다.


친구들과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 가족과의 추억 이야기, 직장 생활의 애환 등 누구나 겪었을만한 이야기를 하고 있어 매우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그 감성을 이어갈 수 있는 일러스트가 더해져 오래간만에 감성 충만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일러스트와 영화 스틸컷을 비교해 보는 즐거움은 보너스고요!


여러분들의 인생에서 정지 버튼을 누르고 싶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작가의 이야기를 한 번 읽어 보시고, 여러분도 블로그나 일기장에 간단히 적어 보시는 건 어떨까요?


내 인생과 맞닿아 있는 영화를 찾아보시는 건 어떤가요?


이민주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 겸 디자이너)의 <인생에서 정지 버튼을 누르고 싶었던 순간들>과 함께 여러분 인생의 추억을 다시 한 번 꺼내 보는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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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니처 Signature - 새로운 시대를 대비하는 나만의 경쟁력
이항심 지음 / 다산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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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직 생활을 하면서 늘 고민이 있었습니다.

'나의 장점은 무엇인가?' 혹은 '나의 특기는 무엇인가?'

연수를 듣거나, 유튜브 혹은 블로그를 보다 보면 화려한 스펙을 가지고 있는 교사들을 많이 뵙게 됩니다.

자신만의 강점을 찾아 아이들과의 교육에 접목하고, 그것을 여러 교사들에게 알려주기까지 하는 실력자들...

늘 그런 분들이 부러우면서, 나는 어떤 강점을 키울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학창시절부터 모든 분야에서 중간 이상은 가는 학생이었지만, 가장 잘 하는게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콕 집어 얘기하지 못 하는 학생이었습니다.

이런 면이 모든 분야를 가르치는 초등학교 교사로서 어울릴지는 몰라도, 뚜렷한 성과를 내고 싶은 저 자신에게는 늘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일종의 강박일까요?


그런 생각을 갖고 있던 중 <시그니처>라는 책을 알게 되었습니다.

"당신의 시그니처는 무엇입니까?"라는 도발적인 질문에, 답을 알려줄까 싶어 책을 펼쳤습니다.


이 책의 저자인 이항심 작가는 진로심리 전문가입니다. 건국대학교 교육대학원 상담심리 전공 부교수로 재직 중이며, 해외 우수 저널에 다수 논물을 발표하면서 활발한 연구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미국과 한국, 서로 다른 문화권을 오가며 진행한 연구와 강의, 개인 및 그룹 상담, 학회 활동 등을 통해 국내외 창조적인 일을 하며 압도적인 성취를 이루는 인재들에게는 돈과 스펙 같은 물질적 자산보다 심리적 자산이 성공의 바탕이 되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시그니처>를 집필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시그니처(Signature)'는 무엇을 뜻할까요?

사전적 의미로는 중요한 서류에 자신의 이름을 적는 서명, 혹은 사람이나 특정 물건의 대표적인 것을 표현할 때 씁니다. 이 책에서 시그니처는 남과 다른 나의 한 끗, 즉 누구도 대체하지 못하는 나만의 대표적인 강점을 말합니다. 미래의 성공 동력이 되어줄 시그니처는 우리가 이미 갖고 있는 내면의 심리 자산을 잘 가꿀 때 비로소 발현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나는 나의 시그니처를 모르고 살았을까요?

저자는 당장 내 시그니처가 무엇인지 모른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다고 이야기 합니다. 시그니처가 없는 것이 아니라 있는데 잘 모르고 있을 수도 있고, 시그니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서 뚜렷하게 보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 '나의 시그니처는 무엇인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고, 나의 심리적 자산을 형성·확장시키는 것을 돕고 있습니다.


저자는 2018년 초여름부터 시그니처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자기다운 일으 하겠다는 목표로 기존에 없던 새로운 일을 창출하여 '가지 않은 길'을 '나의 길'로 만든 12인의 리더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눈겁니다.

토스 이승건 대표, 스타일쉐어 윤자영 대표, 글로우 레시피 사라 리 대표, 옐로우독 제현주 대표, 크래프톤 장병규 의장, 휴먼스케이프 장민후 대표, 매쉬업엔젤스 이택경 대표, 크레비스파트너스 김재현 대표, 팜스킨 곽태일 대표, TCK 인세스트먼트 마크 테토, 레드테이블 도해용 대표, 킹스베이 캐피털 신명철 대표.

이들은 현재의 일을 시작하게 된 배경은 다양했으나 스스로 더 나다운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자신의 시그니처를 찾아 용기 내 움직였다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이들의 사례들을 정리하여 7가지 심리적 자산으로 분류하여 소개하고, 이 심리적 자산을 기르기 위한 방법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7가지 심리 자산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기회와 운을 창출하는 능력 - 계획된 우연

2. 실패를 경험으로 여기는 태도 - 학습목표 지향

3. 내가 나를 믿을 때 나타나는 잠재력 - 자기 효능감

4. 나를 성장시키는 타인의 신뢰 - 반사된 효능감

5. 결과에 대한 믿음 - 긍정결과기대

6.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내는 열정 - 그릿

7. 내가 하는 일의 선한 영향력 - 의미 있는 일


이 7가지 심리 자산의 설명과 훈련 방법을 간단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책을 읽으며 나의 사례와 비교해보고, 훈련을 함께 하면서 자기다움을 만드는 과정을 함께 한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책을 읽고 보니 강박에서 조금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내가 이미 나만의 강점을 가지고 있고, 멋진 스펙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남들에게 인정 받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지고 있는 심리 자산을 확장시켜 나가다 보면 자연스레 남들에게 인정 받는 시간이 올 거라는 기대를 갖게 되었습니다.


또, 남들에게 인정 받지 못 한다고 좌절할 필요도 없습니다.

가장 확실한 자산은 남들의 인정이 아니라 내 안에 있습니다.


혹시 불안정한 미래로 불안하게 일 하고 계신가요?

나에게 맞는 일이 무엇인지 몰라 고민 중이신가요?


대체 불가능한 나로 일하며 성장하고 싶으신 분들은 이항심 교수의 <시그니처>를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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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 - 하
김동진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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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참 이상한 책입니다.

있어야 할 것이 없습니다.

먼저 저자 소개가 없습니다.

'김동진' 이름 석자가 다 입니다. 심지어 한자도 다르게 나와 있습니다.(金대신 桐으로 표기했어요^^;;)

그럼 작가의 말을 찾아봅니다.

역시 없습니다.

'온전히 작품으로 승부하겠다는건가?', '신인 작가라 적을 게 없나?'

잡다한 생각을 하며 책을 읽기 시작한 뒤에는 다른 의문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책을 덮은 뒤에는 이런 의문으로 바뀌었습니다.

'정치인이 필명으로 소설을 쓴 건가?'


이 소설을 일반적으로 규정한다면 '정치 소설' 쯤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는 거기에 '정치 무협 판타지'라고 덧붙이고 싶습니다.

책을 읽는 내내, 중고등학교 시절 열심히 읽었던 무협 소설이 떠올랐습니다.

보잘 것 없는 주인공이 무림에 나와 다양한 적을 만나 무찌르고 인간적인 모습으로 모두 자기 편으로 만들며 결국, 무림을 제패하는 이야기.

이 흐름을 현재의 정치판으로 옮긴 느낌이었습니다.

줄거리는 짧게 요약할 수 있습니다.

사이버대학 졸업 후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던 주인공이

최연소 국무총리가 되어

대한민국에 새로운 화두를 던지는 이야기

이 줄거리를 보시면 제가 말씀 드린 '정치 무협 판타지'란 말이 와 닿으실까요?


일단 '정치' 의미에 대해 이야기 드리겠습니다.

주인공은 편의점 아르바이트 중 자기 지역구 공천을 뺏기고 상대 당 텃밭에 공천을 받은 국회의원과 만나게 됩니다.

당에게 버림 받은 거나 다름 없는 국회의원은 선거를 거의 포기한 상태였지만 주인공과의 대화를 통해 힘을 얻고 버티고 일어나 결국 대통령이 됩니다.

이 과정은 매우 빠르게 전개됩니다. 주인공과는 이미 연락이 끊긴 상태기 때문입니다.

대통령에 취임한 국회의원은 여소야대 국면으로 취임 3년차를 맞게 되고, 여당 또한 현 대통령보단 차기 대통령에 대한 욕심만 보입니다.

3년차 만에 '레임덕'이 온 것이지요.

하지만 우연찮은 기회에 주인공을 다시 만나고, 주인공의 정책 아이디어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을 보게 됩니다.

대한민국을 바꾸기 위해서는 '기회의 균등한 분배'가 필요하다는 주인공의 말에 대통령은 그 기회를 주인공에게 주기로 합니다.

바로 국무총리직 제안입니다.

그리고 인사청문회를 거쳐 국무총리가 된 주인공은 다양한 개혁을 시도합니다.

교육 3폐(수능, 교과서, 교대), 언론개혁, 체육협회 체질개선, 남북 교류, 후진국에 대한 선진국의 지원을 이야기하는 마닐라 선언, 국회의원 총조사, 지자체 중심의 새로운 유통망, 대기업 해체, 국회 해산 등...

정치에 대해 조금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엄청난 화두라는 것을 알고 계실겁니다.

사실 대한민국 전반에 걸쳐 논의 대상이 되는 것들입니다.

작가는 이런 다양한 개형 방법들을 소설이라는 매개를 통해 거침없이 쏟아내고 있습니다.

소설을 쭉 읽다보면 현실 정치에 대해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입니다.


두 번째로 '무협'의 의미입니다.

중국 무협지의 전형적인 패턴은 아까 말씀드렸듯, 주인공이 기연을 만나 절대 고수가 되어 무림을 평정해나가는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소설의 주인공도 평범하게 고등학교까지 졸업 후, 사이버 대학을 졸업한 사람입니다.

변변한 직업도 없이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는 이 시대의 평범한 청년의 모습입니다.

하지만 이런 평범한 청년이 국무총리가 된다고 하자, 수 많은 기득권 세력들은 반대를 넘어 어이가 없습니다.

"고졸에 비정규직이 국무총리를 한다고?"

그런 그를 막기 위해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토론을 신청하고, 암수를 펼치며 노력하지만, 주인공은 모두 예상했다는 듯이 하나 하나 넘어섭니다.

특히 주인공의 토론 수준은 엄청난 내공을 가지고 있는 듯, 상대를 굴복시키는 것을 넘어 설득시켜 자신의 동료로 만들어 냅니다.

무협 소설처럼 주인공 주변의 절세가인(?)들은 등장하지 않지만, 든든한 동료들이 있고 알게 모르게 도와주는 이들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주인공이 던지 개혁의 화두를 설득시키기 위한 토론 장면들은 한 편의 검술 대결을 보듯 현란하게 진행됩니다.

정치적인 현안들이 대부분이라 어려울 수 있는 말들이지만 최대한 쉽게 설명하고 있으며, 매우 통쾌합니다.

사실 다른 부수적인 것들을 신경쓰지 않고, 국민들을 위한 정책들이기에 이해가 되지 않을 것이 없습니다.

그냥 주인공의 검무를 보듯 천천히 읽어나가면, 무림의 절대고수처럼 대한민국의 정치계를 손에 쥐락펴락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판타지'의 의미입니다.

지금까지 살펴보셨다면, 판타지의 의미는 쉽게 이해하실 것 같습니다.

과연 가능한 일일까요?

물론 안 될 건 없지만, 현 대한민국의 절대적인 기득권 세력인 국회의원, 언론, 대기업을 상대로 전면전을 일으킬 국무총리를 볼 수 있을까요?

거기다가 북한을 설득해 월드컵 공동개최와 신의주 문화특별도시 추진까지 얻어낸다니...

생겨난다면 좋겠지만, 꿈에서나 볼 수 있을 내용들입니다.

하지만 그래서 많은 상상을 할 수 있습니다.

주인공이, 작가가 대한민국에 던진 화두들 중 하나만이라도 실제 논의가 이루어진다면 그 파장력이 어마어마 할 것입니다.

그리고 논의가 안 될 정도로 허무맹랑한 이야기들도 아니기 때문에, 정치인이 필명으로 글을 쓴게 아닐까 하는 의심을 하게 된겁니다.


<프라임(Prime)>을 어떤 소설이라고 규정할 순 없습니다.

작가의 말에 나와 있는 것도 아니고, 검색으로 찾아봐도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현실 정치판을 옮겨놓은 배경에 주인공의 통쾌한 행보, 그리고 이뤄질 수 없을 것 같지만 항상 꿈꾸는 대한민국의 모습을 보여준 이 소설을 나름 "정치 무협 판타지"라고 규정하고 싶습니다.

새로운 느낌의 한국 소설을 읽어보고 싶으신 분들께서는 한 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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