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나를 홀린 글쓰기 책 이야기

나를 홀린 글쓰기 32 - 책이 전하는 창의적 영감
고선애 외 지음 / 도서출판이곳 / 2025년 5월

블로그를 시작하고, 책을 쓰겠다며 작법서를 읽던 때가 있었어요.

온전히 받아들인 건 아니었겠지만 책을 쓰겠다는 일념에 밑줄도 치면서 열심히 읽었지요. 그 결과 <교사, 블로그를 하다> 목차를 짤 수 있었고, 출간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요즘 책쓰기에 대한 열망이 살짝 줄어든 걸 느낍니다. 아니, 열망은 그대로인데 몸이 움직이질 않았습니다. 산발적으로 메모해 놓은 아이디어를 정리해서 목차 짜기로 넘어가야 하는데, 영 진도가 나가지 않네요.

그런 요즘 이 책을 만났습니다.

도서출판 이곳에서 나온 <나를 홀린 글쓰기 32>란 책입니다. 사실 정확한 내용을 모르고 책을 읽었어요. 블로그 세계에서 알게 된 이웃님들이 저자로 나섰고, 밤호수 임수진 작가님이 추천사를 쓰신 책이라는 것만 알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이 책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글쓰기 모임 활동을 하는 작가들이 시중의 작법서 32권을 읽고 적은 리뷰 모음집입니다.

책 소개에서는 '시대를 막론하고 꾸준히 읽히고 있는 작법서, 태어날 때부터 재능을 타고난 작가들의 글쓰기 방법론, 아울러 요즘 유행하고 있는 글쓰기 책을 통해 어디에서 어떤 면에 홀렸는지, 작가 자신의 언어로 풀어 그 팁을 소개한다.'라고 설명하고 있어요.

32권 작법서의 요약집이면서 이 책의 작가들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글쓰기 쿨팁을 정리하고 있는 에세이 모음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읽다 보니 제가 이 책에 홀리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유명한 작법서의 목록을 얻을 수 있어요.

작가들이 글쓰기 모임 중에 읽었던 책들이라고 해요. 읽어 본 책도, 제목만 들어 본 책도, 아예 초면인 책도 보입니다. 제가 크게 관심을 갖지 않았던 소설 작가, 기자, 카피라이터의 글쓰기 비법서도 포함되었기 때문이에요. 7명의 작가가 쓴 책이다 보니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다는 장점이 있는 것이죠.

이런 작법서의 중요 내용을 발췌하여 작가들의 해석까지 곁들이니 저는 앉아서 코 푸는 느낌이에요. 32권을 다 읽으려면 시간이 얼마나 걸렸겠어요? 그리고 제목만으로는 읽지도 않았을 책이지만 큰 영감을 주는 책도 만날 수 있고요.

책에서도 강조하지만 글 잘 쓰는 방법을 배운다고 해서 글이 술술 써지는 것은 아니에요. 하지만 작법서를 통해 글쓰기의 이정표가 생길 수도 있고, 무엇보다 쓰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덕분에 저도 책쓰기에 대한 열망이 더욱 커졌고요. 책을 다 읽기도 전에 당장 한글 파일을 열고 책 목차 작업을 시작했어요. 지금 두 가지 아이디어가 머릿속에 둥둥 떠다니고 있거든요. 이 아이디어를 얼른 정리해서 목차부터 잡아야겠습니다.

모든 책에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책 중간에 예쁜 책갈피도 있더라고요. 표지 디자인도 그렇고 책의 간지도 그렇고 색감이 정말 예쁩니다. 책 내용뿐만 아니라 책 그 자체에도 홀릴 판이에요.

여러모로 사람들을 홀리는 책 <나를 홀린 글쓰기 32>를 읽고 창의적인 영감 얻어 보시길 바랍니다!

[100자평] 교사, 블로그를 하다

교사, 블로그를 하다 - 블로거가 되고 나는 좋은 선생님이 되었다
심재근 지음 / 박영스토리 / 2024년 7월

선생님들은 블로그를 어떻게 활용할까? 교육과 어떤 연관이 있을까? 궁금하다면!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른 북극곰 생존기

북극곰 왈루크 ㅣ 알맹이 그림책 69
아나 미라예스.에밀리오 루이스 지음, 구유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24년 1월

지구온난화나 기후 위기 수업을 할 때 가장 많이 등장하는 동물이 북극곰입니다.

이런 영상을 활용해서 수업을 하곤 했어요. 북극곰의 안타까운 현실을 보여주며 동정심을 유발하는 느낌의 영상이 참 많아요.

그런데 돌이켜 보면 결국 인간의 입장이었더라고요.

"지구온난화로 인해 북극곰이 살기가 어렵다. 이러다 보면 우리 인간도 살기가 어려워진다."

이런 식이었던 것 같아요. 인간이 망가트린 환경인데, 북극곰처럼 안 되려면 이제부터라도 환경에 관심을 갖자란 느낌을 준 건 아닐까 모르겠어요.

그러다 <북극곰 왈루크>란 책을 만나게 되었어요. 표지만 봐서는 지금까지 봐왔던 기후 위기에 경고를 주는 책이라 생각했습니다.

눈 밭에 쓰레기가 쌓여 있고, 눈인지 도로인지 모르는 곳에 덩치가 작은 북극곰이 우리를 쳐다보고 있어요. 북극곰의 동정심을 유발하려는 전략인가 싶었네요.

그런데 책을 읽어보니 기대(?)와는 달라요.

오히려 시작은 어린 곰 왈루크와 늙은 곰 에스키모의 북극 생활기를 자세히 그려내고 있어요. 북극곰들이 살기 어려워진 북극의 환경을 자세히 설명하는 것이 다큐멘터리를 보는 느낌이 들었네요.

또 왈루크와 에스키모의 우정이 쌓이는 과정을 보는 재미도 쏠쏠했어요. 각자 결핍이 있는 두 곰이 척박한 북극 환경에서 힘을 합치는 모습에서 <북극곰 왈루크>는 단순히 기후 위기만을 주제로 한 책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이 책에서 재미있었던 건 인간들이 등장하는 장면이에요. 앞에서 이야기했듯 '불쌍한' 북극곰을 위해 도움을 주거나 단순히 북극곰을 구경하는 인간들이 등장해요. 그런데 이 모든 장면은 철저하게 북극곰의 입장에서 표현하고 있어요.

인간은 북극곰을 도우려는 것이지만 과연 북극곰도 그렇게 생각할까란 의문을 갖게 만들어 주더라고요.

<북극곰 왈루크>의 작가 에밀리오 루이스는

기후 변화가 과학적 현실이 되고, 전 세계 해운회사들이 여름철 북극해 항로를 설계하고, 주위 국가들이 가스와 석유 같은 천연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싸우는 지금, 북극곰의 세계는 사라져 가고 있어요. 우리는 헤엄치는 데 완전히 지쳐 바다 한가운데서 작은 얼음조각을 붙들고 있는 북극곰을 봐요. 바로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북극곰들을 기억해야 할 때예요.

저는 북극곰들이 사라지지 않기를 바라요. 북극곰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동물이니까요.'라고 말해요.

라고 말해요.

물론, 이 책도 기휘 위기를 해결해 북극곰을 살리길 원하는 작가들의 외침이에요. 하지만 인간의 입장이 아닌, 북극곰의 입장에서 다시 한번 살피게 만든다는 점에서 기존의 책들과는 차별성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글밥이 조금 많은 편이긴 하지만 어려운 내용은 없어서 중학년 이상이라면 모두 재밌게 읽을 것 같아요. 새 학년, 새교실 학급문고에 비치해 아이들에게 꼭 추천해 줘야겠네요^^

[100자평] 문해력 마법 학교 : 동시

문해력 마법 학교 : 동시
심재근 지음, 리페 그림 / 그린애플 / 2023년 9월

아이들이 직접 쓴 동시를 소재로 비유법, 맞춤법 등을 알기 쉽게 설영해주는 책입니다. 마법학교 컨셉으로 책을 읽는 아이들을 마법사로 만들어줘요.

초등 6학년 문해력 교과서

문해력 교과서 : 초등 국어 6학년 ㅣ 문해력 교과서 국어
이도영 외 지음 / 창비교육 / 2022년 4월

EBS <당신의 문해력> 이란 프로그램 덕분에 '문해력'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큰 시기입니다. 문해력이 교과 공부에 기본이 된다는 것, 그리고 삶의 전반적인 부분에 영향을 끼친다는 걸 모든 사람들이 느끼고 있고요. 하지만 정작 문해력을 어떻게 향상시켜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해답이 없습니다.

책을 읽으면 문해력이 향상된다는 건 알고 있지만, 정작 문해력이 부족한 아이들이 책 읽기를 좋아할 리가 없습니다. 당연한 일입니다. 눈에 쏙쏙 들어오고 재미난 영상들이 넘쳐나는 시대에 이해도 안 되는 글을 읽는 것에 긴 시간을 투자할 리가 없을 겁니다.

그래도 몇 년간 '한 학기 한 권 읽기'나 '그림책 수업'을 통해 아이들이 책과 가까워질 수 있을 거란 믿음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책과 가까워지기만 하면 문해력이 키워질 수 있을까란 의문엔 해답을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문해력 향상을 위해 무언가 특별한 활동을 해야 하진 않을까, 교사나 학부모와 함께가 아니더라도 아이가 책이 읽고 싶어지게 만드는 방법은 무엇일까란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입니다.

이런 고민 중 만난 책이 <문해력 교과서>입니다.

국어 교과서 집필진, 초등 교육 전문가 10인이 함께 집필한 책인 <문해력 교과서>는 제 모교 교수님의 이름이 있어 더욱 반가운 책이었습니다(수업을 들어보진 못 했지만). 하지만 무엇보다 반가운 이유는 다양한 갈래의 학년별 필독 글감들이 엄선되어, 책 한가득 읽을거리가 가득했다는 점입니다.

<아몬드>,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해를 삼킨 사람들>, <발명, 신화를 만나다>, <안전하게 로그아웃> 등 아이들이 좋아할 이야기나 관심 분야가 담긴 이야기로 채워져 있었습니다.

또한 공익광고나 주장하는 글, 설명하는 글, 희극 등 갈래가 다양해서 골라 읽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온책읽기'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기는 하지만, 그에 앞서 짧은 글 읽기 연습이 충분히 이루어져야 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 면에서 아이들이 <문해력 교과서>를 통해 여러 책의 일부를 접하고 난 뒤, 원하는 책의 전문을 읽는 방법으로 독서의 범위를 넓혀도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단순히 좋은 글만 모아놨다고 '교과서'라고 부를 순 없을 겁니다. <문해력 교과서>는 지문을 제시하면서 다양한 안내를 곁들이고 있어 아이들의 문해력 향상 활동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책을 읽기 전에는 어떤 부분에 유의하며 읽어야 하는지를 발문을 통해 고민하게 합니다.

또한 어려운 어휘의 뜻을 제시하여 아이들의 어휘력 향상에도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론 어휘력이 문해력을 키우는 데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 생각하기 때문에 매우 반가운 책 구성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책의 중간중간 '생각이 열리는 어휘'로 속담이나 동음이의어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는 부분이 있어, 역시 전문가들이 만든 책은 다르다는 감탄도 했네요.

지문의 끝에는 간단히 할 수 있는 독후 활동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부담 없는 활동이라 내용을 복습하고 문해력 중간 점검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https://books.changbiedu.com/Home/LiteracyDetail

창비교육

창비교육은 창비의 교육 출판 부문 계열사입니다.

books.changbiedu.com

이 자료와 답은 창비교육 홈페이지에도 게시가 되어 있습니다. 다른 학년 자료도 함께 볼 수 있어서, 제 나름대로는 독후 활동 팁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문해력 교과서>는 학년별로 6권이 출간되었습니다. 그런데 꼭 자신의 학년에 국한될 필요는 없겠더라고요. 내가 원하는 지문, 원하는 갈래가 담긴 책을 선택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문해력 교과서>를 통해 어린이들이 읽고 쓰는 즐거움을 맛보고 글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다양한 작품을 제대로 읽는 경험을 통해 한 권의 책을 온전히 깊게 읽을 자신감도 얻게 될 것이고요. 아이들이 이 책을 통해 초등 공부의 기본인 문해력을 키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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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교육으로부터 제품만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