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당신은 다른 사람을 위해 살고 있는가 - 아침과 저녁, 나를 위한 철학 30day 고윤(페이서스코리아)의 첫 생각 시리즈 3부작
고윤(페이서스 코리아) 지음 / 딥앤와이드(Deep&WIde)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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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는 방식은 우리의 생각에 의해 결정된다.”

철학자 에픽테토스의 말입니다. 기원전 3세기 제논이 창시한 스토아학파 가운데 세네카를 필두로 이어지는, 현실에 철학을 적용하려 힘쓴 후기 스토아학파의 대표적 인물인데요.

삶의 많은 부분이 통제 밖에 존재하지만 우리는 가장 중요한 것을 통제할 수 있는데, 그것이 바로 정신적 삶이다.” 이와 같은 주장을 통해, 그는 당시 혼란한 사회에서 미래에 대한 불안을 잠재울 수 있는 해결책은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라는 강조했습니다.

성공을 위해, 미래를 위해 하루 24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정신없이 살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현타를 맞게 되는데요. 이제 갓 사회에 진출한 2030에게는 더 크게 다가올 텐데요. 지금이야말로 우리에게 에픽테토스와 같은 철학자들의 지혜가 필요한 때가 아닐까요?

 

왜 당신은 다른 사람을 위해 살고 있는가, 딥앤와이드 출판사에서 출간한 고윤의 신간이라면 그들이 전하는 삶의 지혜를 만나게 될 것 같은데요.

저자 고윤은 그에게 동기부여를 받은 독자만 1,000만 명이 넘는 성공학 콘텐츠 전문가이자 2030을 위한 성공학 전문가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페이서스 코리아 대표입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중요한 것은 외부의 변화가 아니라 자신의 내적 변화에 집중하는 것이라는 저자의 주장이 담긴,

이 책은 니체를 비롯한 동서양의 철학자 54인의 철학과 저자의 인생철학을 엿볼 수 있는 인문교양 철학서입니다. 로버트 슐러의 적극적 사고방식, 낙관주의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되는 이 책은 60편으로 되어 있는데요. 아침과 저녁에 한 편 씩 읽으면 30일 완독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모두 207쪽 분량이지만, 크기 19cm×12cm로 다소 가벼운 이 책은 휴대하기 편리하고, 각 장마다 접는 선이 표시되어 있어 책갈피가 없어도 읽은 부분을 표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데요. 내용뿐 아니라 형식에 있어서도, 독자들이 충분히 자신을 돌아볼 시간과 스스로의 인생철학을 갖게 되기를 바라는 저자의 배려가 느껴지는 책입니다.

54인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관을 담아 놓은 책이니만큼, 노트에 적어 놓고 틈틈이 보며 동기부여 받을 인생 명언이 많은데요


저자의 조언대로, 이 책을 통해 아침저녁 하루 10분 나를 돌아보고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면 어느 순간 나를 위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자신과 만나게 될 것입니다.

 

인생이라는 항해는 절대로 평화롭지 않다. 난파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스스로 키를 잡고, 움직일 줄 알아야 하니 당신에게 필요한 건 밝은 시야로 목적을 바라보고 거센 파도에 흔들리지 않으며 우직하게 나를 믿고 나아가는 태도다.”(p.143)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직접 읽고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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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30년째 - 휴일 없이 26만 2800시간 동안 영업 중
니시나 요시노 지음, 김미형 옮김 / 엘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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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로 1057일 연속 근무

 

일본에서 30년째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점주 니시나 요시노의 업무 일지입니다.

 

3년째 휴일 없이 262800시간 동안 가게 문을 닫은 적이 없다는 니시나 요시노가 직업인으로서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펴냈는데요.

 

편의점 30년째, 이 책으로 일본의 대표적 극한 직업 에세이 시리즈 <땀과 눈물의 다큐멘터리 일기 시리즈> 가운데 가장 많은 응원을 받은 작품입니다.

 

먹는 것, 읽는 것, 유행하는 것, 그 모든 것들이 갖춰져 있는 곳”(p.8), 24시간 언제든 이용할 수 있는 편리한 가게 convenience store.

 

저자 니시나 요시노는 남편과 함께 1990년대 중반부터 대기업 프랜차이즈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점주입니다. 30년째 지역 사회를 위한 봉사 활동도 열심히 하고 매일 주변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어느새 동네 가게로 인증을 받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책에는 저자가 30년 동안 편의점을 운영하면서 만난 인간 군상과 사회 변화, 점주로서의 희로애락 그리고 편의점의 실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자신의 일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더불어 주변을 한 번 더 둘러보는 시간을 갖게 될 것입니다.


천객만래(千客萬來)

 

한자어가 뜻하는 것처럼 천 명의 손님이 만 번씩 찾아온다는 편의점 운영에서 부부에게 가장 힘든 것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24시간 매장을 열어야 하는 것도 관절 류머티즘도 아닌 "이상한 손님"을 상대하는 일이라고 합니다.

 

교통량이 많은 국도변에 위치한 매장이라 많을 때는 2000명 가까이 되는 손님들이 찾아오는데요. 가게를 시작했을 당시 저자는 "계산을 하면서 동전을 던지거나 도시락을 데워드리냐는 물음에 턱으로 전자레인지를 가리키는 손님" . 그만큼 다양한 사람들과 사건 사고를 경험하고 불쾌한 일을 겪으면서 사람에 대한 불신이 생기기도 했다고 밝힙니다.

 

지금도 그런 손님들이 존재하고 다양한 양상을 보이기 때문에 30년 경험도 소용없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계속 운영할 수 있는 이유는 그냥 할 수 있는 마음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그 마음은 아마도 30년 세월을 견뎌낸 보상이 아닐까요.

 

"껄렁한 남자가 가게 밖으로 나가고 다음 차례 손님의 물건을 계산하려고 했을 때, 그제야 내 손이 부들부들 떨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너무 심하게 떨고 있어서 손님이 "괜찮아요? 경찰이 올 때까지 같이 기다려줄까요?" 하고 걱정했을 정도였다. ……

 

편의점은 24시간, 온갖 종류의 손님을 받는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때로는 도망치고 싶을 만큼 무섭다."(p.237)


프랜차이즈의 현실

 

사람들 이용이 편리한 주거지나 도로변에 위치한 "편리함(convenience)을 개념으로 도입된 소형 소매점포"를 뜻하는 편의점. 최초는 1927년 미국에서 문을 연 세븐일레븐(SEVEN-ELEVEN)이라고 합니다. (네이버 지식백과, 시사상식사전)

 

저자의 매장처럼 대부분 대기업의 프랜차이즈로, 본사와 가맹점으로 맺어진 계약에 의해 본사에 로열티를 지불해야 하는데요. 이 책에 나오는 패밀리하트는 "한 달 영업 이익 가운데 250만 엔 이하는 49퍼센트, 250만 엔 이상 350만 엔은 39퍼센트의 로열티를 지불"(p.90) 해야 하는 구조라고 합니다.

 

계약 10년이 지나면 리모델링을 해야 한다거나, 유통 기한이 지난 상품의 폐기 로스와 SV를 통한 가맹점 관리 등. 언뜻 보면 서로 상생할 것 같은 조항들에는 가맹점주로서 어려움이 숨어 있는데요. 이 책은 편의점뿐 아니라 지금 우리 시대 자영업자의 초상을 면면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책을 쓰고 있는 2023년 현재에는 본사가 '폐기 로스 부담금' 명목으로 보조를 해주고 있다. 각 점포가 월액 로스 금액이 10~30만 엔 미만일 경우 10%, 30만 엔 이상일 경우 15%의 보조금을 준다. 본문의 계산에 끼워 맞추면 삼각김밥 10개를 발주해 8개가 팔리고 2개를 폐기해야 할 경우(월 폐기 로스가 30만 엔이라고 쳤을 때) 주먹밥 2개 가격인 140엔의 10퍼센트(14)에 해당하는 보조금을 받는다.”(p.139)


그럼에도 불구하고 편의점을 사랑한다.

 

휴일 없음 알바 없음 돈 없음의 삼중고를 겪는 극한 직업인이지만, 저자는 20244월에 계약이 만료되는 패밀리하트를 다시 시작하겠다는 속내를 비춥니다. 자신이 이런 결심을 하게 된 것은 사회의 변화에 맞추어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하고 공동체의 구성원들과 함께하려는 패밀리하트가 지닌 고유성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무례한 손님들, 불리한 계약 조항, 본사 SV의 갑질.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일을 포기하지 않고 30년째 계속할 수 있는 힘은 저자의 직업에 대한 사랑에서 나온 것이 아닐까 합니다.

 

30년째 편의점과 사랑에 빠진 니시나 요시노의 이 책은 꺾여도 그냥 하는 마음이 필요한 독자들에게, 에버랜드 판다 월드의 송영광 사육사가 푸바오에게 전하는 "8월의 댓잎"처럼 따듯한 위로와 용기를 줄 것입니다.

 

편의점을 경영하면서 진심으로 '좋았다'고 여겨지는 점. 오래도록 고민하다 마지막에 도달한 결론은 바로 이 책의 출간이다. 지금까지 30년 동안 겪은 수많은 고난이 이 책을 만들며 다 날아갔다.”(p.284)


<북하우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직접 읽고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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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너 자매 (리커버) 을유세계문학전집 여성과 문학 리커버 에디션
이디스 워튼 지음, 홍정아 외 옮김 / 을유문화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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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너 자매≫는 1905년 <환락의 집>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작가로서의 명성과 대중적 인기를 누리게 된 근현대 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이디스 워튼이 쓴 작품입니다.

이 책은 중단편 소설집으로, <버너 자매>와 징구, <로마열(熱)>의 세 작품이 들어있습니다. 이 가운데 중편 소설 <버너 자매>를 소개합니다.


"뉴욕시가 활기 없는 마차처럼 느릿느릿 움직이고, 사람들이 음악 아카데미에서 소프라노 가수 크리스티나 닐슨에게 박수 갈채를 보내며, 국립 디자인 아카데미 벽에 걸린 허드슨 리버 화파의 풍경화 속 노을빛을 따사로이 쪼이던 시절."(p.9)

미국 뉴욕의 오래되고 인적이 드문 뒷골목에 위치한 누추한 지하에 아주 작은 가게가 있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 앤 엘리자와 애블리나 자매의 생계 터전이자 생활 공간인데요.

가난한 살림살이지만 두 자매는 서로를 의지하고 살펴 가며 나름의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두 자매의 인생을 흔들어 놓은 허먼 래미라는 남자를 알게 되기 전까지는 말이죠.

"버너 자매는 이제 가게 안에서의 다람쥐 쳇바퀴 같은 일상이 참을 수 없을 만큼 단조롭게 느껴졌다. 램프 앞에서 보내는 저녁 시간을 길고 무덤덤했으며, 따분한 바느질과 핑킹 작업을 하며 습관적으로 주고받는 대화는 무의미했다."(p.37)

어느 날 불쑥 그녀들의 인생으로 들어온 이름 밖에는 아는 것이 하나도 없는 남자로 인해, 두 자매의 일상은 그와 함께 있는 시간과 그가 없는 시간의 온도 차이가 확연하게 다르게 나타나게 됩니다.

이디스 워튼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자신이 속한 척박한 환경에서 벗어나려고 애쓰지만, 결국은 더 깊은 나락으로 빠져들게 되는데요. <버너 자매>는 19세기 시대상과 사회 변화를 담은 작품으로, 이 책에 나오는 두 주인공이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라고 평가되고 있습니다.

"아주 조용한 밤이었다. 애블리나는 다시는 말을 하거나 눈을 뜨지 않았다. 하지만 새벽이 오기 전 그 고요한 시간, 앤 엘리자는 이불 밖에서 쉬지 않고 떨리던 애블리나의 손이 움직임을 멈추는 것을 봤다. 그녀는 동생 몸 위로 허리를 굽혀 동생의 입에서 숨결이 느껴지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p.140)


≪버너 자매≫는 을유서포터즈4기 미션 도서로 받게 된 작품인데요 . 설레는 마음으로 포장을 뜯는 순간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초반에는 솔직히 실망했는데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에밀리 브론테, 샬럿 브론테, 에밀리 디킨슨, 시몬 드 보부아르. 잘 알려진 4인과 달리 이디스 워튼은 작가도 작품도 너무 생경했고, 두 번째는 작품에서 그려진 주인공들의 모습에서 느껴지는 암담함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랜덤으로 받은 책 덕분에 낯선 작가와 작품을 알게 되었고 작품 속에 그려진 동생을 생각하는 앤 엘리자의 헌신적인 사랑과 시련 앞에서도 멈추지 않고 삶을 향해 나아가는 숭고한 정신을 통해, 삶의 본질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맑은 봄 하늘 아래 이 거대한 도시가 무수히 많은 일을 시작하려고 움직이며 고동치는 것 같았다. 그녀는 구인 광고가 붙은 가게 창문을 찾으며 계속 걸어갔다."(p.143)


<본 게시물을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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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 라이브즈 각본
셀린 송 지음, 황석희.조은정.임지윤 옮김 / 을유문화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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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이자 극작가로서 활동하는 셀린 송 감독의 <패스트 라이브즈 각본>이 을유문화사에서 출간되었습니다.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보다 더 반가운 소식이 없을 것 같은데요. 저 또한 을유서포터즈로 활동하는 덕분에 누구보다 빠르게 각본집을 손에 넣을 수 있어서 서포터즈로서 보람이 느껴졌습니다.

각본집은 처음 접해 보는 것이라, 궁금증이 발동해서 받자마자 살펴봤습니다. 한국어판 공식 각본집은 모두 150쪽에 감독의 메시지와 각본, 스틸 이미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예고편으로 본 영화가 주는 잔잔하고 절제된 분위기처럼, 지문과 대사가 간결하면서도 함축적으로 표현되어 있는데요. 감독의 면모를 보여주는 듯합니다.


첫 장은 셀린 송 감독이 한국의 독자들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들어있는데요. 셀린 송 감독 또한 자신이 12살까지 자란 한국에서 시나리오가 출간되어 영광이라는 말과 함께 자신의 영화를 통해 많은 관객들이 "인연"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느끼는 모습에 행복하다는 인사를 전합니다.

12년 만에 화상 통화로 만난 노라와 해성이 처음으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순간을 담은 지문과 대사 또한 상당히 간결하고 절제된 문체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서로를 보는 둘. 계속 통화를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끊어야 한다.

해성, 뭔가 말하고 싶어 하는 눈치다."(p.44)


해성과 노라가 스카이프를 통해 대화를 나누는 장면들 가운데, 해성이 노라에게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 듯한 장면인데요. 다섯 마디 짧은 대화로 서로의 마음을 드러내야 하는 장면이라, 배우들이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 무척 궁금하고 기대가 되었습니다.

주저하면서 "보고 싶었어"라는 짧은 한 마디로 속내를 고백하는 해성과 잠시 시간을 둔 후에 "나도, 말도 안 돼."라며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는 노라. 몸짓과 표정으로 말보다 더 큰 의미를 관객들에게 전달하는 노라 역의 그레타 리와 해성 역의 유태오의 연기는 상상 이상의 감동이었습니다.


뒷장에는 흑백으로 뽑은 공식 스틸 이미지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흑백의 스틸 이미지는 영화 속 장면에 온전히 몰입함으로써, 영화를 보며 느낀 감동을 더욱 생생하게 떠오르게 하는데요.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갈 때까지 극장을 떠나기 싫었던 그 마음을 오래도록 간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패스트 라이브즈 각본>은 시나리오 형식이지만, 탄탄한 구성과 재미와 감동을 주는 내용으로 인해 단편 소설로 재구성해서 펴내더라도 손색이 없을 듯합니다. 더불어 감독의 친필 사인과 스틸 이미지가 수록되어 있어, 소장본으로 가치도 충분합니다.


<을유서포터즈4기 활동으로,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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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을 꿈꾸다 - 우리의 삶에서 상상력이 사라졌을 때
배리 로페즈 지음, 신해경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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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본 길들지 않은 새들의 헌신적인 삶과, 순식간에 코콜릭강을 건너 북서쪽으로 향하던 작은 카리부 무리의 자유분방함을 기억한다.”(p.13)

배리 로페즈가 그의 저서 북극을 꿈꾸다에서 묘사한 북극 풍경입니다. 전미도서상 수상과 Writer in the World상을 수상한 이 책은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이자, 영국의 <가디언>등 다양한 유수 매체에서 격찬을 아끼지 않는 작품입니다.

배리 로페즈는 인간과 자연의 잃어버린 유대를 복원하는 우리 시대 가장 중요한 작가이다. 북극의 진면모가 담긴 이 책은 위대한 유산으로 역사에 남을 것이다.”(가디언)

 

55년이 넘는 시간 동안 북극과 사막 등 80여 개 나라를 탐사하며 20권이 넘는 책을 펴낸 배리 로페즈는 우리 시대의 헨리 데이비드 소로라 불리는 우리 시대 가장 중요한 자연주의자입니다.

어느 여름날 야영에서 그곳 풍경과 1881년 북극 탐사를 나섰다 지금은 미시간주 칼라마주 묘지에 잠들어 있는 젊은이 이스라엘. 이 두 장면은 저자에게 대지가 지닌 본연의 아름다움과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한 인간의 오랜 투쟁을 상기시켰는데요. 이로써 척박하게만 보이던 땅을 황홀한 상상력으로 펼쳐낸 대작”,

북극을 꿈꾸다가 탄생합니다. 앞서 언급한 두 장면과 5년 동안 여행을 통해 인간의 욕망, 목표 또한 대지의 일부분이며 대지는 스스로 존재한다고 믿는 저자의 북극에 대한 애정을 기반으로 저술한 이 책은, 자연과 인간의 유대에 관한 결단과 희망의 이야기를 담은 생태학 인문 에세이입니다.

“1. 큰 곰의 땅 아르크티코스를 포함 모두 9장으로 이루어진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4,000년 전부터 시작된 북극의 지난한 역사와 진면모를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그럼으로써, “언젠가 그 땅의 가치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귀중하다고 밝혀지는 날이 오리라”(p.45)는 저자의 믿음에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입니다.


1893년 프레드릭 잭슨 터너는 한 나라의 역사가 취하는 서사의 방향이 보정될 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대지는 실재이지만, 동시에 실재가 아닌, 다만 인간 의식의 투사물이자 피조물일 뿐이라는 사실”(p.405)이라는 내용의 논문을 전미역사학회에서 발표합니다. 이것은 북극에 대한 오래된 인식과도 깊은 연관이 있는데요.

클리블랜드시 만한 빙산들 사이로 비행기가 지나가고, 별에서 북극곰이 날아와 내리는 곳. 사막처럼 상징과 어렴풋한 전조들이 널린 곳.”(p.25) 


존재의 고유성을 외면당한 채 저마다 지닌 욕망의 가치와 시대가 원하는 모습으로만 규정되어 온 북극의 특성과 그곳에서 살아가는 생명체의 이야기를 통해, 저자는 우리가 발 딛고 있는 대지처럼 북극 또한 고유성을 지닌 살아 숨 쉬는 실재라는 사실을 전합니다.

새로운 땅에 가면 무엇을 하냐는 질문에 듣소.”라고 대답한 어느 에스키모인, 땅을 신의 얼굴이라고 한 19세기 미국 화가들(p.408). 얼어붙은 생각을 깨고 이들처럼 대지에 깃든 모든 것을 존중하고 진심으로 땅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다면, 이 책이 독자들에게 던지는 메시지 "과거의 지혜가 압박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의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쩌면 오늘 밤, 별에서 내려오는 북극곰을 만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잠자코 툰드라를 걸어보자고, 키 작은 자작나무와 버드나무 잎새를 흔드는 바람을 지켜보자고, 이동하는 카리부 떼의 발굽이 땅을 구르는 소리를 들어보자고,

보퍼트해에 뜬 카약의 노 자루에 귀를 대고 턱수염물범이 내는 깊고 떨리는 트레몰로 소리를 들어보자고, 수술용 메스처럼 날카로운 에스키모의 흑요석 연장을 손가락으로 툭 건드린다고 상상해보자고.”(p.46)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재미있게 읽고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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